AI 시대 불교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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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98호 발행인 우인(최명현) 발간일 2024-09-01 신문면수 10면 카테고리 신행 서브카테고리 남혜정사의 위드다르마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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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24-09-12 14:40 조회 192회본문
인간과 AI로봇의 공존을 다룬 “크리에이터”라는 영화를 보면 AI로봇이 깨달음을 얻은 스님으로 나온다. 이 영화를 보면서 미래 불교는 어떤 모습이고 우리는 어떻게 준비해야하는지 고민이 깊어지게 되었다.
클라우스 슈밥(Klaus Schwab)은 자신이 주도한 2016년 세계경제포럼(WEF)에서 4차 산업혁명(4IR; Fourth Industrial Revolution)이라는 말을 처음 사용하였다. 클라우스 슈밥은 자신의 저서 「4차 산업혁명」에서 인공지능(AI), 로봇, 사물인터넷, 3D프린팅, 자율주행 자동차, 양자컴퓨팅, 나노테크 등과 같은 영역에서 이뤄질 기술 혁신(breakthroughs)을 4차 산업혁명의 특징으로 보았다.
제4차 산업 혁명은 단순히 기기와 시스템을 연결하고 스마트화하는데 그치지 않고 훨씬 넓은 범주까지 아우른다. 유전자 염기서열분석, 나노기술, 양자 컴퓨팅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거대한 약진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이 모든 기술이 융합하여 물리적 영역과 디지털 영역 그리고 생물학적 영역이 상호교류하는 제4차 산업혁명은 종전의 그 어떤 혁명과도 근본적으로 다른 인간존재의 이해와 공존에 대한 거대한 변화의 시작이다. 이러한 4차 산업혁명은 AI로봇의 작업 대체로 인한 일자리 감소, 인간의 삶의 환경변화, 인간과 AI로봇의 공존, 인간과 복제, 인간의 공존, 유전자 조작에 따른 생명윤리 등 여러 과제를 지니고 있다. 특히 종교의 교화 방법론에 있어서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여진다.
우리는 수많은 윤회를 거듭하는 역사 속에서 인격을 완성시켜 왔으며, 높은 수준의 수행 단계를 통해 지혜의 통찰을 완성해 왔다. 생물학적인 진화의 관점에서 지식과 지혜의 습득과 기계적인 인공지능의 관점에서 지식 정보의 습득이 동일한 결과와 동일한 자의식이 나올 수 있을까? 나는 아니라고 본다.
인간은 대상에 대해 상상적 이해와 실체적 이해를 동시에 할 수 있으며,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말라야식과 아뢰야식, 무아의식 등 진정한 내면적 이해를 할 수 있는 불성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AI로봇은 기계의식과 언어의식 단계를 통해 인간의 지식적 체계와 같거나, 더 높은 수준까지 발전하겠지만 과연 인간이라는 말을 붙일 수 있을 만큼의 자아의식을 가질 수 있을까? 인간의 모든 행복은 마음에서 나오고, 모든 불행 또한 마음에서 나온다. AI로봇의 행복과 불행은 어디에서 나올까?
불교에서 승직자의 중요한 역할은 깨달음에 이를 수 있는 수행적 가르침의 제공과 중생들이 인생의 어려움을 헤쳐나갈 수 있도록 가르침과 조언, 상담을 제공하는 것이다. 미래에 AI가 발전함에 따라 이와 유사한 역할을 AI 챗봇과 가상 AI스님이 대신하여 인간 승직자의 필요성이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직접 수행을 하여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인간일 것이다. AI로봇은 깨달음에 이를 수 있는 지식을 제공하는 것이지 AI로봇이 직접 수행하여 깨달음에 이르지는 못할 것이라 생각한다.
AI 시대 불교를 준비하는 불자들은 AI가 바른 불교의 지식을 습득하여 바른 가르침을 전달할 수 있도록 불교경전, 부처님의 가르침, 수행법 등을 AI 기반 플랫폼으로 잘 정리해야 할 것이다. 또한 AI 챗봇과 가상 AI스님이 바른 명상과 바른 수행을 지도할 수 있도록 수행체계와 수행단계, 그리고 수행 시 일어나는 마음의 변화를 언어적으로 잘 정리해야 하며, 미래에도 불교의 전통과 의식, 그리고 불교 문화유산이 잘 보존, 전승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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