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총지종

밀교의불보살

불교총지종은 ‘불교의 생활화, 생활의 불교화’를 표방하고 자리이타의 대승불교 정신을 일상에서 실천하는 생활불교 종단입니다.

심층밀교는 법경 정사(밀교연구소 소장/법천사 주교)가 글을 연재합니다.

(문의 khbbud@chongji.or.kr ☎010-5419-0378)

지장보살(地藏菩薩)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4-02-24 13:25 조회18,601회

본문

육도 중생들을 구제하는
대자비(大慈悲)의 보살
불자들에게 가장 많이 알려져 있는 보살이 관세음보살과 지장보살이다. 널리 유포되어 있는 신앙 또한 관음신앙과 지장신앙이다. 그래서 매월 음력 18일이면 지장재일이라 하여 사찰에 기도를 드리고, 음력 24일이면 사찰에서 관음재일 기도를 올린다. 그만큼 중생과 가깝게 다가 서 있는 신앙들이다.
이 가운데 지장보살은 육도 중생들을 하나도 남기지 않고 모두 건져내기 전에는 성불하지 않겠다는 대원력을 세우신 보살이다. 대자비로써 중생들을 구제하시고 계시는 지장보살은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멸하신 후로부터 미래세에 미륵보살이 나타나실 때까지의 무불시대(無佛時代)에 계시며 중생제도를 부촉받은 보살이다. 사바세계 일체중생들에게는 고맙기 그지없는 보살이다. 마지막 한 명의 중생을 구제하기 위하여 영원히 보살로 남겠다는 지장보살은 가히 대원본존(大願本尊)의 보살이라 할만하다. 뿐만 아니라 지옥 중생을 제도코자 지옥 문전에서 대비(大悲)의 눈물로써 중생을 교화하고 있는 보살이다.
이러한 지장보살은 대개 극락전(極樂殿)이나 미타전(彌陀殿)의 아미타삼존불로 모셔지거나 지장전(地藏殿)이나 명부전(冥府殿)에 주존(主尊)으로 모셔지는 경우가 많고 때에 따라서 석가모니불의 협시보살로도 모셔지는 경우도 있다. 석가모니불의 협시보살일 경우는 대웅전에 모셔지는데 일반적으로 석가모니삼존불은 보현보살과 문수보살이 좌우협시보살이 되지만 관세음보살과 지장보살인 경우도 더러 있다.
밀교에서는 지장보살이 태장계만다라의 12대원(大院) 가운데 가장 바깥쪽에 위치한 ‘지장원(地藏院)’의 주존(主尊)으로 모셔진다. 굳이 순서를 매기자면 12대원 가운데 열 번째의 그룹[院]에 속한다. 지장원(地藏院)은 관음보살의 자비심(慈悲心)에 근거하여 현실적인 실천이 더욱 철저하게 이루어지고 보다 구체적으로 중생제도의 활동이 활발하게 행해지는 곳이다. 바로 지장보살이 계신 곳이기 때문이다.
 
▲ 포항 수인사의 득락전(得樂殿)에 모셔진 지장보살상

 

지장신앙은 중국의 도교신앙과
접목되어 시왕(十王)이 모셔졌다
지장보살은 대개 지장전이나 명부전에 주존(主尊)으로 모셔지는데, 두 전각은 사후세계를 나타내어 돌아가신 분을 육도윤회에서 건져내고자 기도하는 공간이란 점에서 기능은 동일하나 명부전의 원래 의미는 조금 달랐다. 지금은 명부전이 지장보살로 중심이 되었지만 원래 주인공은 지장보살이 아니라 도교(道敎)의 신들이었다. 이 신들이 열 분으로 시왕(十王)이라고 하는데, 불교의 사후세계와 윤회사상에 혼합되어 지장신앙으로 유행하게 되었다. 즉 중국의 도교신앙과 불교신앙이 접목된 것이다.
확실하지 않으나 전각에 모셔진 지장보살의 주존(主尊) 형태를 살펴보면 대개 조선 중기까지는 명부전에 시왕이 모셔졌고, 지장보살은 지장전에 모셔졌는데, 임진왜란을 거치면서 지장보살과 시왕이 함께 모셔졌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대개 나라가 어지럽고 민심이 흉흉하거나 고난에 빠졌을 때 일수록 미륵신앙이나 지장신앙 등이 유행했던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는 것과 같이 조선시대에는 정유재란이나 임진왜란, 병자호란 등 유난히 혹독한 전쟁을 겪으면서 백성들의 현실도피 심리와 다음 생에 대한 동경이 크게 작용되어 지장신앙과 시왕이 숭앙되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조선 후기에 세워진 명부전은 대부분 지장보살과 시왕이 함께 모셔진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사후세계를 나타내는 곳이어서 그런 것일까. 지장전이나 명부전은 사찰 경내의 한쪽 구석이나 대웅전의 뒤쪽 한적한 곳에 세워진 경우가 많다. 그리고  전각 내부는 항상 어둡고 그늘져서 음산하기까지 하다. 마치 저승에 들어온 듯한 느낌이랄까. 섬뜩함을 종종 느낀다.
 
▲ 선운사 지장보살상. 보주(寶珠) 대신 법륜(法輪)을 들고 있다.     

 
▲ 속초 보광사의 지장보살상. 지물(持物)없이 수인(手印)만 취한 경우도 있다.


지장(地藏)은
'대지(大地)를 포함하는 자’를 뜻함
지장보살은 산스크리트로 Ksitigarbha라 하는데, 음역(音譯)하여 지장이라 하며, ‘대지(大地)를 포함하는 자’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래서 지장(地藏)은 땅[地]과 무관하지 않다. 흔히 지옥세계라 하면 땅속의 지하세계를 떠올리는 경우가 많은데, 천상세계는 하늘에 있고, 지옥세계는 땅속에 있다고 믿고 있는 것이 일반이다. 그래서 지장을 달리 지지(持地)라고도 부른다. 땅을 지탱하고 있다는 뜻이다. 지장보살은 현재 도리천에서 석가여래의 부촉에 따라 매일 아침 선정에 들어 중생의 근기를 살피고 계신다.
이러한 지장보살의 형상은 왼손에 여의보당(如意寶幢)이 있는 연꽃을 들고 있고, 오른손에는 둥근 구슬 보석(月輪)을 쥐고 있는 모습을 하고 있었는데, 이것이 당나라 이후부터 머리를 깎은 민머리의 비구형(比丘形)으로서 왼손에 구슬보석, 오른손에는 석장(錫杖)을 들고 있는 모습으로 바뀌었다. 이것이 일반적인 지장보살상이 되었다. 이 가운데 구슬 보석은 월륜(月輪) 또는 일륜(日輪)이라고 하는 설도 있으나『대일경소』에서 지장보살의 무한한 공덕을 산출하는 것을 여의보주(如意寶珠)에 비유한 것으로 보아 구슬보석은 보배구슬, 즉 여의보주(如意寶珠)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실제로 대부분의 지장보살상은 보주(寶珠)를 취하고 있다. 혹은 동자를 안은 지장보살도 더러 있다. 이는 일본불교에서도 보이는데, 일본불교의 ‘수자(水子)’,  즉 ‘미즈코’ 의식은 동자와 지장보살이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밀교에서는 지장보살을
비원금강 (悲願金剛) 이라 부른다
밀교에서는 지장보살을 비원금강(悲願金剛)이라 부른다. 중생구제를 위한 대자대비(大慈大悲)하신 원(願)을 세운 보살이라 하여 비원금강(悲願金剛)이라 한 것이다. 또는 비민금강(悲愍金剛)?여원금강(與願金剛)이라고도 부른다. 이는 다른 이름일뿐 중생을 어여삐 여기는 마음은 모두가 동일하다.
지장보살을 설하고 있는 대표적인 경전이『지장경』인데,갖추어서『지장보살본원경』이라 부른다. 이 경은 지장보살이 백천 방편으로 일체 중생을 교화하는 내용으로, 죄를 짓고 고통받는 중생들을 모두 해탈코자 큰 서원을 세운 것을 13품으로 나누어 설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지장십익(地藏十益)은 지장보살을 대표하는 내용이다. 지장십익(地藏十益)이란 지장보살의 형상을 그리거나 금?은?동?철 등으로 조성하여 모시고 향을 사루어 공양하며 우러러 예배하고 찬탄하면 그 사람이 사는 곳에서 열 가지의 이익을 얻는다는 내용이다. 첫째는 토지에 풍년들고, 둘째는 집안이 언제나 평안하며, 셋째는 먼저 죽은 권속들이 천상에 나고, 넷째는 살아있는 가족들은 수명이 더하며, 다섯째는 구하는 것이 뜻대로 되고, 여섯째는 화재나 수재가 없으며, 일곱째는 헛되이 소모되는 것이 없고, 여덟째는 사나운 꿈이 끊어지며, 아홉째는 출입할 때 신장이 보호하고, 열째는 거룩한 인연을 많이 만나게 된다는 것이다. 재불공을 올릴때는 지장경을 많이 읽어주는 것이 망자나 불공자에게 좋다. 십익(十益) 이외도 이십팔익(二十八益)이 있다고 경전에서 설하고 있다.
『지장경』에는 중생의 업연(業緣)과 무간지옥의 죄업, 죄업의 과보, 지옥의 모습, 지장보살의 발원, 지옥의 죄보, 지옥의 이름, 공덕의 과보 등이 설해져 있으며, 특히 중생이 오무간 지옥에 떨어지게 되는 죄업을 설하고 있는데, 부모에게 불효하고 살해하거나, 부처님 몸에 피를 내고, 삼보를 비방하고, 경전을 존중치 않거나, 절 재산에 손해를 끼치거나, 비구 비구니를 더럽히거나, 절 안에서 살생하거나, 절 재산을 함부로 쓰거나, 계율을 어겨 온갖 나쁜 짓을 하면 무간지옥에 떨어진다고 한다. 법회시간에『지장경』을 독송하고 나면 신도들이 종종 “너무 무시무시하고 겁난다”고 말한다. 죄를 짓고는 절대 마음 편히 살 수 없는 노릇이다. 죄를 짓지 말아야 한다. 지은 죄는 좀처럼 없어지지 않으므로 짓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이미 지은 죄는 어쩔 수 없으니 달게 받는 수 밖에 없다. 그렇지만 죄업 과보를 받더라도 적게 받거나 또는 어느 정도 비켜 갈 수는 있다. 그것은 바로 ‘참회’로써 두터운 죄업장을 깨끗이 걷어내고, 진언염송과 불공기도, 선행으로 현세(現世)의 업(業) 뿐만 아니라 숙세(宿世)의 업(業)까지 씻어낼 수 있다.
업장이 소멸되어야 재난은 소멸되고 일체 서원이 성취되는 것이다. 구름이 걷히고 비가 그쳐야 비로소 맑고 밝은 하늘이 열리는 이치와 같다.

<이번호를 끝으로‘법경정사가 전하는 밀교의 불보살이야기’의 연재를 모두 마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