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총지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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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밀교는 법경 정사(밀교연구소 소장/법천사 주교)가 글을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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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제관음보살 (准提觀音菩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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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3-12-16 09:56 조회23,662회

본문

준제보살
모든 부처님의 어머니 청정성을 상징하는 관음보살

준제관음보살은 중국이나 일본에서 많이 모셔져 있으나 우리 나라에서는 그다지 크게 주목받고 있지 않는 편입니다. 그러나 총지종에서는 아주 중시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관세음보살의 본심진언인 옴마니반메훔과 함께 준제진언을 교상(敎相)과 사상(事相)의 핵심으로 삼고 있기 때문입니다.
준제보살은 산스크리트어로는 춘디(cundi)라고 하며 한자로는 준제(准提), 혹은 준니(准尼)로 음역됩니다. 춘디는 청정의 뜻으로 모든 부처님의 어머니라고 부릅니다.
어찌하여 준제관음보살을 불모(佛母)라고 한 것일까요? 그 까닭은 준제보살이 우리의 청정한 근본 마음자리이기 때문입니다. 경전에 의하면 준제보살의 모공(毛孔)에서 모든 부처님이 생겨났다고 하였습니다. 준제보살의 모공은 바로 아이가 태어나는 어머니의 몸과 같은 존재로서 일체 제불보살을 출생시키는 곳입니다. 불모(佛母)는 부처를 낳고 양육하는 부처의 어머니로서, 불교에서는 이를 다양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반야경(般若經)』에서는 반야지(般若智)가 불모(佛母)로 표현되고,『열반경』에서는 불성(佛性)이, 선종(禪宗)에서는 무심(無心)을 불모로 보고 있으며, 『준제경』에서는 청정(淸淨)을 불모(佛母)로 삼고 있습니다. 준제보살의 모공(毛孔)은 무슨 의미를 지니고 있는가 하면, 바로 청정(淸淨)을 뜻합니다. 춘디라는 말이 곧 청정의 뜻입니다. 그러므로 춘디, 준제보살의 모공(毛孔)은 바로 청정을 의미합니다. 그런 이유로 준제보살의 모공(毛孔)에서 모든 부처님이 생겨났다고 하는 것은 바로 일체 불보살은 청정(淸淨)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뜻합니다. 청정은 불보살 뿐만 아니라 수행자 또한 예외일 수가 없습니다. 청정에서 일체서원을 이루고 일체지(一切智)를 증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준제보살을 일러서 준제불모(准提佛母), 칠구지불모(七俱?佛母)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칠구지는 칠억이라는 뜻이며 칠구지불모는 칠억 부처님의 어머니를 의미합니다. 즉 모든 부처님의 어머니라는 뜻입니다. 준제보살이 모성(母性)과 자비(慈悲)를 상징하는 보살이기 때문에 불모(佛母)라 하는 것입니다. 칠구지라는 말에서 준제관음보살의 덕성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칠억이라는 숫자는 모든 부처님의 어머니라는 뜻과 함께 준제보살의 모성적 자비와 공덕이 참으로 광대무변(廣大無邊)하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관세음보살이 가지고 있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마치 어머니가 어린 아이를 어여삐 여기고 보살펴 주듯이 일체중생들을 두루 보살피고 구제해주시는 모습입니다. 역시 거기에는 자비가 빠질 수 없지요. 모성(母性)은 바로 자비(慈悲)의 다른 이름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준제보살의 삼목(三目) 팔비(八臂)는
미혹(迷惑)과 죄업(罪業), 고(苦)를 여의고 청정한 마음을 갖는다는 의미

그래서 자비의 화신인 준제보살의 형상도 천수관음보살이나 다른 관음보살과 다를바 없이 여러 개의 팔을 지니고 있습니다. 수많은 팔과 손을 지니고 있는 점은 준제보살도 마찬가지 입니다. 관세음보살의 본신(本身)을 제외하고 변화관음의 모든 보살이 여러 개의 팔을 지니고 있습니다. 수많은 중생들을 구제하기 위해서는 다수의 팔은 불가피한 것이지요. 준제보살 또한 여러 개의 팔을 지니고 있는데, 전형적인 형상은 세 개의 눈(三目)에 열 여덟 개의 팔(八臂)을 가지고 있습니다. 세 개의 눈은 중생의 세 가지 장애인 미혹(迷惑)과 죄업(罪業)과 괴로움[고(苦)]를 바르게 보라는 의미에서 존재하는 것이고, 열 여덟 개의 팔은 세 가지 장애를 남김없이 제거하여 청정한 마음을 갖도록 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세 개의 눈에 두 팔이나 4, 6, 8, 10, 32, 82개의 팔을 지니기도 합니다. 상황과 근기, 목적에 따라 여러 가지로 변화한 모습이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준제보살의 손에는 여러 가지 물건들이 들려져 있는데, 이것은 모두 중생들을 인도하기 위한 도구들입니다. 열 여덟 개의 손 가운데 가슴 앞의 두 손은 설법인(說法印)을 맺고 있고, 오른 쪽의 8개의 손은 시무외인(施無畏印)?검(劍)?수주(數珠)?과실(果實)?부(斧-도끼)?구(鉤-갈고리)?오고저(五?杵)?보만(寶蔓-보배덩굴)을 취하고 있고, 왼쪽의 8개의 손은 여의보당(如意寶幢-보배깃발)?연화(蓮華)?조관(?灌-씻는 물 그릇)?색(索-밧줄)?륜(輪)?라(螺-소라)?현병(賢甁-지혜 항아리)?경전(經典)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 도구들을 통하여 준제보살은 중생의 재앙을 없애주고 일체소원을 성취시켜주며, 때에 따라 수명을 연장시켜주며, 지식을 구하는 이의 원을 성취시키고 깨달음을 이루게 한다고 합니다.
준제보살은 어떤 공덕을 지니고 있을까요. 그 공덕을 가장 잘 표현한 게송이 있습니다. 천수경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준제공덕취(准提功德聚) 적정심상송(寂靜心常誦) 일체제대란(一切諸大難) 무능침시인(無能侵是人) 천상급인간(天上及人間) 수복여불등(受福如佛等) 우차여의주(遇此如意珠) 정획무등등(定獲無等等)」이란내용입니다. 「 준제보살의 공덕을 모아 놓은 것을 고요한 마음으로 외우면 일체 모든 큰 어려움이 이 사람을 침해하지 않으리라. 천상인과 지상의 인간들이 복을 받기를 부처님과 같으리니 이 여의주를 만나서 얻은 바 공덕이 한량이 없으리라.」
▶ 종조님께서 조성하신 준제관음도 밑그림 ▶ 종조님께서 채색하신 준제관음도

준제진언과 준제인은 모든 죄업을
소멸하고 일체 공덕을 성취케 한다

이 준제보살은 다른 변화관음보살과 구분되는 점이 한 가지 있는데, 바로 결인에 있습니다. 가운데 손의 모양으로 구분하는데, 이것을 준제인(准提印)이라고 합니다. 양 손의 중지를 서로 맞대어 세우고 거기에 양손의 두지(頭指)를 갖다 댄 모양입니다. 이 준제보살의 인(印)은 십악(十惡) 사중(四重) 오역(五逆) 등의 중죄(重罪)를 모두 멸하여 제거하고 일체 공덕의 선업(善業)을 성취케 한다고 합니다. 특히 경전에 의하면, 준제인을 결하여 준제진언을 80만편을 외우면 무량겁 동안 지어온 오무간(五無間)의 사중(四重) 십악(十惡) 등의 일체죄업을 모두다 소멸(消滅)한다고합니다.『현밀원통성불심요집』에서는 바쁜 일과로 제대로 염송할 수 없는 자는 오로지 준제진언만을 외워도 일체공덕이 일어난다고 하였습니다. 총지종을 창종하신 종조 원정 대성사께서 관세음보살의 육자진언과 함께 준제진언을 수행과 방편의 중심으로 삼았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준제보살은 원래 힌두교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춘디는 힌두교의 여신이자 시바신의 명비(明妃)를 말하는데 이것이 불교 속으로 들어와 준제보살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준제보살(准提菩薩)이라는 명호는 불자들에게 익숙하지는 않지만 한국 불자들이 널리 독송하고 있는『천수경』에도 나오는 보살입니다. 그 연원은 밀교계통의 경전인『칠구지불모소설준제다라니경(七俱?佛母所說准提陀羅尼經)』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줄여서『준제경(准提經)』이라고도 합니다. 총지종은 이 경과 함께『대승장엄보왕경』,『현밀원통성불심요집』에 근거하여 교의(敎儀)를 갖추고 있습니다.
준제진언(准提眞言) ‘나무 사다남 삼먁삼못다 구치남 다냐타 옴 자례주례준제 사바하 부림’을 항상 외우면 자비로운 마음이 길러지고 지혜와 복덕이 자라게 됩니다. 우리는 준제진언을 외울때 어떻게 외웁니까? 일체 모든 중생이 고통에서 벗어나 언제나 행복하고 편안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발원하면서 외워야 한다고 합니다. 그 발원을 천수경에서는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아금지송대준제(我今持誦大准提) 즉발보리광대원(卽發菩提廣大願) 원아정혜속원명(願我定慧速圓明) 원아공덕개성취(願我功德皆成就) 원아승복변장엄(願我勝福遍莊嚴) 원공중생성불도(願共衆生成佛道)」
「제가 이제 대준제보살의 공덕취를 외웠사오니 이제 보리심과 광대원을 발원하겠습니다. 원컨대 정과 혜가 속히 원만히 밝아지이다. 원컨대 공덕을 다 성취하여지이다. 원컨대 뛰어난 복으로 아름답게 가꾸오리다. 원컨대 모든 중생과 함께 성불하리다.」
준제보살의 진언은 공덕의 무더기라고 합니다.『불설칠구지불모준제대명다라니경(佛說七俱?佛母准提大明陀羅尼經)』에 이르기를‘이 진언은 십악오역의 일체죄업을 능히 소멸시키고 일체 공덕을 성취할 수 있다. 진언을 지니는 자는 재가자든, 출가자든, 음주를 하든, 육식을 하든, 처자가 있든 불문하고 청정하든 죄가 있든 가리지 않고 다만 지극한 성심으로 지송하면 능히 단명의 중생도 무량한 수명을 누리게 되며, 가마라병(迦摩羅病)도 낫는데 하물며 다른 병이야 말해 무엇하리! 만약 소멸이 되지 않는다면 그런 일은 절대 없다. 만약 지혜를 구하고자 하는 자에게는 큰 지혜가 얻어질 것이요, 자녀를 낳고자 하는 자 반드시 자녀를 낳을 것이며, 무릇 구하는 바가 이루어지지 않음이 없어서 여의주와 같은 것이라. 또한 이 진언을 지송하면 국왕대신과 모든 중생들이 환희심을 일으켜서 볼 때마다 사랑하고 공경하며 이 진언을 지송하는 사람은 물에 빠짐이 없고 불에 상함이 없으며 독약과 원수와 전란과 강적과 악룡과 짐승과 모든 귀매 등이 모두 침해하지 못하고 법대로 지송하면 관세음보살과 금강수보살을 친견하게 된다.」고 하였습니다.
이 준제보살을 모시고 준제진언을 아침저녁으로 외우면, 삼재팔난이 없어진다고 합니다. 수행하는 사람들에게 권하오니 아침저녁으로 육자진언 준제진언 천수경 신묘장구대다라니를 외우시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습니다.
총지종에서는 초창기에 준제관음을 조성하였으나 지금은 봉안하지 않고 준제진언을 외우고 있습니다. 특히 준제진언을 통한 사종법(四種法)을 중요한 화도방편으로 삼고 증익(增益)과 식재(息災), 경애법(敬愛法)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준제관음을 모시고 있는 대표적인 사찰로는 전남 땅끝마을 해남 대흥사와 강원도 설악산의 신흥사가 있습니다. 해남 대흥사의 준제관음보살도는 서산대사 유물관 좌우벽에 걸려 있는데 초의선사가 그렸다고 전해집니다.
신흥사의 준제관음보살은 남북 평화통일과 경기 침체 속에 고통받는 국민의 평안을 기원하기 위하여 2012년 11월에 통일대불 내원법당에 봉안되었습니다.
다음호에서 여의륜관음보살, 마두관음보살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 해남 대흥사의 준제관음보살도 (사진출처 : 한국학중앙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