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총지종

총지종과 밀교

불교총지종은 ‘불교의 생활화, 생활의 불교화’를 표방하고 자리이타의 대승불교 정신을 일상에서 실천하는 생활불교 종단입니다.

심층밀교는 법경 정사(밀교연구소 소장/법천사 주교)가 글을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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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종수법四種修法 (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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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담마 작성일14-04-30 18:33 조회9,81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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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종수법(四種修法) (上)


▶ 사종수법(四種修法) - 밀교의 호마법(護摩法)


  사종수법(四種修法)이란 밀교의 호마법(護摩法)인 사종법(四種法)을 말하는 것이다. 네 가지 또는 다섯 가지로 나누는데 이를 사종법(四種法), 오종법(五種法)이라고 한다.

호마(護摩)는 원래 인도의 바라문교에서부터 비롯되었는데, 바라문교의 화신(火神)인 아그니(Agni)를 공양하여 마(魔)를 제거하고 복(福)을 구하기 위해 행해진 화제(火祭)를 불교에서 도입한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나무를 태우는 것인데, 붉나무 등을 태우므로써 그 불로 일체의 악업을 소멸시킨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밀교에 와서는 중요한 수행의궤(修行儀軌)와 작법(作法)으로 정착되었고, 의식에 따라 다양한 작법들이 사용되었다.

호마를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하는데, 외호마(外護摩)와 내호마(內護摩)로 나뉜다. 호마단(護摩壇)에서 실제로 호마의식을 행하는 것을 외호마(外護摩)라 하고, 호마의 화단(火壇)에서 행하지 않고 관상(觀想)으로 행자 자신의 몸을 단장(壇場)으로 삼고 부처님의 지화(智火)로써 내심(內心)의 번뇌(煩惱)와 업(業)을 태우는 것을 내호마(內護摩)라고 한다.

호마의 네 가지 법은 식재법(息災法), 증익법(增益法), 경애법(敬愛法), 항복법(降伏法)을 말하고, 오종법은 사종법에 구소법(鉤召法)을 더한 것이다. 달리 구소법 대신에 출세간법(出世間法)을 넣어서 오종법이라고도 한다.

식재법(息災法)은 일체의 재난을 소멸시키기 위해 행하는 호마법이고, 증익법(增益法)은 일체의 복덕과 번영, 성취를 빌기 위해 행하는 호마법이며, 경애법(敬愛法)은 일체의 화합을 이루도록 하는 호마법이다. 항복법(降伏法)은 악귀(惡鬼) 외도(外道) 원적(怨賊)을 물리치기 위해 행하는 호마법이다. 조복법(調伏法)이라고도 한다. 항복법을 행할 때의 결인을 항복인, 앉는 자세를 항복좌, 진언을 항복진언이라 한다. 대표적인 항복진언으로『大悲空智經』의 ‘om hum svaha’와 ‘om ghuh svaha’가 있다.

호마를 행할 때는 보통 부동명왕(不動明王)이나 애염명왕(愛染明王)을 본존으로 모셔놓고, 그 앞에 호마로(護摩爐)와 호마단(護摩壇)을 마련하여 호마목(護摩木)을 태우면서 화로(火爐)의 중앙에 곡물 등의 공양물을 던진다. 호마와 함께 본존에 공양 올리는 의식이다. 이를 행하므로써 재난소멸과 소원성취를 이루게 된다. 화로(火爐)에 불을 피우고 공양물을 태워서 본존에 공양하므로써 네 가지 법의 소원을 성취하게 된다.
특히 호마목(護摩木)을 태우는 것은 ‘지혜의 불로써 미혹의 나무를 태워 없앤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러므로 재난소멸과 소원성취를 발원하는 중생들에게 호마법은 가장 현실적이면서 제일 중요한 의식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호마법(護摩法)이 밀교에서 아주 중요한 수행작법(修行作法)으로 자리잡고 있다.


총지종의 호마법


그러나 총지종에서는 호마법을 실제로 행하지 않는다. 다만 호마의 의궤작법(儀軌作法)을 행하지 않는 대신에 ‘준제진언에 의한 사종법’을 행하고 있다.
준제진언을 넣어서 사종법의 발원불공을 하고 있는 것이다. 총지종에서 행하는 사종법은『현밀원통성불심요집』에 근거한 것인데,『대일경』이나『금강정경』, 기타 밀교경전에 나오는 호마법의 사종진언(四種眞言)과는 다르다.『현밀원통설불심요집』의 준제진언에 의한 사종법이다.
총지종은 육자진언과 준제진언을 중심 진언으로 삼고 있으므로 준제진언의 사종법을 택함은 당연한 것이다. 이 준제진언의 사종법을 일러서 ‘준제단법(准提壇法)’이라 한다.『현밀원통성불심요집』의 내용이다.

「만약 어떤 중생이 온갖 마장을 소멸하고자 하거나 혹은
복과 지혜를 증장하고자 하거나 혹은 성과(聖果)를 증득
하고자 한다면 마땅히 의궤에 따라 행하여야 할 것이다.
의궤에 따라 지송(持誦)하면 구하고자 하는 바를 모두
성취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원한다면 다음 아래에
제시하는 법식(法式)을 따를 것이다. 그것은 다섯 가지
법단(法壇)이다.
식재법?증익법?경애법?항복법?출세간법이다.」

『현밀원통성불심요집』에서 오종법(五種法)을 설하고 있으나 총지종은 이 가운데 식재법(息災法)과 증익법(增益法), 경애법(敬愛法)만을 채택하고 있다. 그 이유는 처음부터 출세간법을 채택하지 않았고, 항복법은 시행 자체를 유보하였기 때문이다.
출세간법은 심산유곡이나 수려한 동굴에서 행하도록 하고 있으므로 종단의 지표와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다. 총지종은 도심포교(都心布敎), 시중포교(市中布敎)를 표방하였므로 출세간법이 종단의 입장과 일치하지 않으므로 채택하지 않은 것이다.
이 사종법도 한 차례 개정을 거쳤다. 처음에는『현밀원통성불심요집』의 단법(壇法)에 따라 여러 가지 색상의 법의(法衣)를 착용하였으나, 종조 원정 대종사께서 의식(儀式)이 번잡하여 현대생활과 맞지 않으므로 사색(四色) 법의(法衣)의 착용을 폐지하고 흑색(黑色) 법의(法衣)의 단일법으로 개정하였다.
총기7년(1978년) 10월17일(화) 추계강공회의 제12회 중앙종회 및 제10회 유지재단이사회 합동회의에서 ‘사종수법을 현대교화와 현대생활에 맞도록 혁신 시행할 것’을 천명하고 사종법을 개정하였다. 총기 7년의『총지종교사(總指宗敎史)』의 내용이다.

「원래 경궤(經軌)에 기록된 4종수법은 월(月)을 표준한 음력에 기준을 두고 4종수법의 기간이 정해진 것이며 공양물?단색(壇色)?행자의색(行者衣色) 등이 수법종류에 따라 다르고 행자의 좌향(坐向)도 동서남북이 그 기간에 따라 다르며 작단법도 7일 작단이라 하여 인도 등 열대지방에서 노천(露天)에서만 할 수 있는 개인 본위의 단법(壇法)이어서 이 가운데 한 가지라도 현대 양력생활하는 대중교화에 적합한 것이 없으므로 제12회 중앙종회에서 다음과 같이 개정 시행하기로 결의했다.

(1) 육자만다라(六字曼茶羅)는 사원이 넓은 서원당에 고정시켜 봉안하고 스승도 어떠한 서원이나 본존 앞에서 정진한다. 만다라를 고정하고 좌법(坐法)을 일정하게 하는 것은 교주가 대일여래이므로 태양은 부동(不動)이다. 따라서 좌법을 부동으로 고정한다.

(2) 모든 수법기간을 음력은 폐지하고 양력으로 시행한다. 대일여래는 양이요, 또 세계만방이 양력으로 생활하기 때문에 우리 교가 세계적으로 포교할 때 더욱 필요하다. 그리하여 매월 제1주는 식재법(息災法), 제2주는 증익법(增益法), 제3주는 경애법(敬愛法), 제4주는 항복법(降伏法)에 속한다. 그러나 우리 교는 항복법을 쓰지 않기 때문에 자유정진하는 기간으로 정하는 것이다.

(3) 단법(壇法)과 좌법(坐法)이 개선됨에 따라 자연히 법의의 색조는 불필요하게 되므로 모두 폐지하고 흑색의 법의(法衣) 하나로 통일하는 것이다.

(4) 과거 경궤 제정 당시 만약 양력이 있었더라면 필시 4종수법도 양력으로 정해졌을 것이라는 것과, 달도 태양의 광명을 받아서 밝으므로 그 근본은 태양에 있다는 원리와 교도들이 음력을 모르기 때문에 정진하기 어려운 점으로써 획기적으로 개정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