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총지종

총지종과 밀교

불교총지종은 ‘불교의 생활화, 생활의 불교화’를 표방하고 자리이타의 대승불교 정신을 일상에서 실천하는 생활불교 종단입니다.

심층밀교는 법경 정사(밀교연구소 소장/법천사 주교)가 글을 연재합니다.

(문의 khbbud@chongji.or.kr ☎010-5419-0378)

천수경千手經_①

페이지 정보

작성자 담마 작성일14-02-10 15:10 조회10,416회

본문


천수경千手經_①
 
 
천수다라니는 대비주(大悲呪), ‘자비로운 대다라니’
  천수경(千手經)은 우리 불자들에게 가장 친숙하고 널리 독송되고 있는 경 가운데 하나입니다. 특히 모든 의식(儀式)에 있어서 빠지지 않는 경이지요.
  천수(千手)는 천수천안(千手千眼)을 줄인 말로서 바로 관세음보살을 가리킵니다. 관세음보살은 고통에 빠져 있는 일체중생을 건져주시는 구고구난(救苦救難)의 보살입니다. 그래서 구세자(救世者)라 합니다.
  천개의 손과 천 개의 눈으로 모든 중생을 보살피고 구제하므로 천수천안관세음보살(千手千眼觀世音菩薩)입니다. 그러나 여기서 천(千)은 단순히 천(千)이라는 일반적인 숫자만을 뜻하는 것이 아닙니다. 수없이 많은 손과 눈으로 일체 중생을 두루 살피시어 어루만져 주시고 거두어 주시므로, 이를 비유하여 천수천안(千手千眼)이라 한 것입니다. 관세음보살의 덕성(德性)을 가장 잘 표현한 말입니다. 바로 대자대비하신 보살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중생들에게 한없이 자비로운 보살입니다. 그래서 그 다라니를 대비주(大悲呪)라고 하는 것입니다.
  관세음보살은 32관음, 33관음으로 나누어지는데, 가장 대표적인 관세음보살 가운데 육관음(六觀音)이라는 보살이 있습니다. 육관음보살이란 여섯 분의 보살로 변화된 관세음보살을 말하는 것으로, 성관음보살(聖觀音菩薩), 십일면관음보살(十一面觀音菩薩), 천수관음보살(千手觀音菩薩), 준제관음보살(准提觀音菩薩), 마두관음보살(馬頭觀音菩薩), 여의륜관음보살(如意輪觀音菩薩)이 있습니다. 이를 변화관음(變化觀音)이라고 합니다. 여기에 불공견색보살을 포함하여 일곱 분을 대표적인 변화관음으로 분류하기도 합니다.
 
▶ 한국불교 제종단(諸宗團)의 천수경
  천수경은 관세음보살께서 과거 무량겁 전에 천광왕정주여래(千光王靜住如來)로부터 받으신 ‘대비신주(大悲神呪)’를 다시 중생들을 위하여 이 세상에 선설(宣說)하신 것입니다.
  천수경의 완전한 경명(經名)은『천수천안관세음보살광대원만무애대비심다라니경(千手千眼觀世音菩薩廣大圓滿無?大悲心陀羅尼經)』입니다. 천수경은 여러 사람이 번역하여 경명(經名)과 내용이 조금씩 다르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경으로, 중국 당나라 시대의 가범달마(伽梵達摩)가 한문으로 번역한『천수천안관세음보살광대원만무애대비심다라니경(千手千眼觀世音菩薩廣大圓滿無?大悲心陀羅尼經)』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 경은 오늘날 한국불교 제종(諸宗)에서 독송하고 있는 천수경과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한문본의 원문에는 현재와 같은 내용들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즉 계청(啓請)을 하기 전에 외우는 ‘정구업 진언’과 ‘오방내외안위제신진언’, ‘개경게’, ‘개법장진언’, 그리고 뒷부분의 ‘사방찬’ ‘도량찬’ ‘참회게’ ‘참제업장십이존불’ ‘십악참회’ ‘참회진언’ ‘준제찬’ ‘정법계진언’ ‘호신진언’ ‘육자진언’ ‘준제진언’ ‘여래십대발원문’ ‘발사홍서원’ ‘발원이 귀명례삼보’ 등이 한문본 경전 원문에는 나오지 않습니다. 모두가 후대(後代)에 가미된 내용들입니다. 이 내용들은 조선조에 간행된 각종『진언집』과『의식집』에 나오는데, 대표적인 것으로『석문의범』이 있습니다.
  그리고 경의 이름도 현교에서는『천수천안관세음보살광대원만무애대비심다라니경(千手千眼觀世音菩薩廣大圓滿無?大悲心陀羅尼經)』이라 하지 않고, 관세음보살 대신에 관자재보살을 넣어『천수천안관자재보살광대원만무애대비심다라니경(千手千眼觀自在菩薩廣大圓滿無?大悲心陀羅尼經)』이라 부르는 것도 다른 점입니다.
  또, 계청(啓請) 부분에도 차이가 있습니다. 계청(啓請)이란 ‘열기를 청한다’는 말로, 경(經)이나 다라니(陀羅尼)?주문(呪文) 등을 독송하기 전에 불보살을 청(請)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런데 이 계청이 가범달마가 번역한 한문본 원문에는 ‘나무대비관세음 원아속지일체법’부터 ‘아약향축생 자득대지혜’만 있고, 앞 부분에 해당하는 ‘계수관음대비주 원력홍심상호신’에서부터 ‘아금칭송서귀의 소원종심실원만’에 이르는 내용은 나오지 않습니다. 계청의 일부분만 있는 셈이지요. 오히려 계청의 전문(全文)은 다른 번역본에서 볼 수 있는데, 바로 총지종에서 독송하고 있는 천수경에 나옵니다.
 
▶ 밀교종단 총지종의 천수경
  총지종에서 독송하고 있는 천수경은 당나라 시대의 밀교승 불공(不空) 삼장(三藏)이 번역한 것으로, 완전한 경명(經名)은『천수천안관세음보살대비심다라니(千手千眼觀世音菩薩大悲心陀羅尼)』입니다. 앞서 말한바와 같이 이 경에는 ‘계수대비관음’부터 ‘소원종심실원만’까지의 모든 계청(啓請)이 나옵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지적하고 싶은 것은, 현교에서 독송하고 있는 천수경의 경명은 가범달마가 번역한『천수천안관세음보살광대원만무애대비심다라니경(千手千眼觀世音菩薩廣大圓滿無?大悲心陀羅尼經)』을 따르고 있지만, 실제 내용은 불공(不空) 삼장(三藏)이 번역한『천수천안관세음보살대비심다라니(千手千眼觀世音菩薩大悲心陀羅尼)』에 더 가깝다는 사실입니다.
  다시말해서 경의 제목은『천수천안관세음보살광대원만무애대비심다라니경(千手千眼觀世音菩薩廣大圓滿無?大悲心陀羅尼經)』이고, 계청 부분은『천수천안관세음보살대비심다라니(千手千眼觀世音菩薩大悲心陀羅尼)』의 내용이라는 것입니다. ‘계수대비관음’부터 ‘소원종심실원만’까지의 계청(啓請)은 불공 삼장의 천수경에 나오는데, 현교의 독송용 천수경이 바로 이것과 동일하다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총지종에서 독송하고 있는 천수경은 한문본 원문을 더욱 충실하게 따르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현교에서 독송하고 천수경도 사실은 총지종에서 독송하고 있는 경에 더욱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총지종이 밀교종단으로서 밀교승이 번역한 천수경을 독송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종단 일부에서는 한국불교 제종단에서 독송하고 있는 천수경으로 통일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그것은 본말을 모르는 이야기입니다. 총지종에서 독송하고 있는 천수경은 경전상 근거가 분명할 뿐만 아니라 특히 총지종의 교상(敎相)과 사상(事相的)에도 어긋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총지종은 불공 삼장의 천수경을 근거하였으므로 다른 현교의 천수경을 택할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마치 총지종의 천수경이 잘못되었거나 뭔가 부족하다고 여긴다면, 한문본을 자세히 살펴보고 비교해보기 바랍니다.
 
▶ 불공(不空) 삼장(三藏)
  불공(不空) 삼장(三藏)은 인도에서 태어나 AD 720년에 스승인 금강지(金剛智)를 따라 남중국해를 거쳐서 중국의 낙양에 왔으며, 이후 약 30년간 금강지에게서 밀교를 배우고 산스크리트어와 중국어에 능통하여 많은 경전을 번역하였습니다. 금강지가 입적한 뒤에는 그의 뜻을 받들어 다시 인도로 건너가서 밀교의 비법(秘法)을 배우고 인도 각지를 돌아다니며 산스크리트어 경전과 밀교의 수많은 경전을 구하여 다시 746년 중국 장안으로 돌아왔습니다. 그 후 당나라 현종(玄宗) · 숙종(肅宗) · 대종(代宗)의 3대에 걸쳐 후한 대접을 받으며 대흥선사(大興善寺)에서 역경에 전념하였습니다.『금강정경(金剛頂經)』을 비롯하여 110부 143권의 경전들을 번역하였는데, 후세에 4대 번역가 중의 한 사람으로 손꼽혔습니다. 그가 번역한 경전 가운데 하나가 바로『천수천안관세음보살대비심다라니(千手千眼觀世音菩薩大悲心陀羅尼)』입니다.
  총지종은 이 경을 소의로 하였기에 ‘천수천안관세음보살대비심다라니’라 부르고 있고, 현교에서는 ‘천수천안관자재보살광대원만무애대비심다라니’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바와 같이 총지종은 불공 삼장이 번역한 경전을 그대로 따른 때문이고, 현교는 가범달마가 번역한 천수경의 제목만을 따랐기 때문입니다.
  이외에 천수경의 다른 한역본으로『천수천안관세음보살모다라니신경』,『천수천비관세음보살다라니신주경』,『천수천안관세음보살대주본』등이 있고, 한역 다라니본(陀羅尼本)으로는『천수천안관자재보살광대원만무애대비심다라니본(千手千眼觀自在菩薩廣大圓滿無?大悲心陀羅尼本經)』이 있습니다. 이 한역 다라니본(陀羅尼本)은 당나라 때 금강지(金剛智)가 산스크리트본의 다라니를 한문으로 번역한 것입니다. 이 다라니본이 현재 우리가 독송하고 있는 ‘신묘장구대다라니’의 한문본입니다
 
종조님과 천수경, 그리고 대승장엄보왕경
  앞서 말씀드린바와 같이 총지종은 불공 삼장이 번역한 경을 독송하고 있다고 했는데, 실제 한문본 원문과는 조금 다르게 독송하고 있습니다. 바로 계청의 마지막 부분입니다. 종조 원정 대성사께서 ‘나무아미타여래 나무관세음보살마하살’ 다음에 ‘나무지대마니보보살마하살(南無持大摩尼寶菩薩摩訶薩)’을 가미한 것입니다.
  원래 불공 삼장이 번역한 천수경의 원문에는 ‘나무아미타여래 나무관세음보살마하살’만 있고, ‘나무지대마니보보살마하살’은 없습니다. 그런데 종조님께서는 ‘나무지대마니보보살마하살’을 하나 더 추가하였습니다.
  종조님께서는 왜 ‘나무지대마니보보살마하살’을 추가한 것일까요? 무슨 이유에서 그렇게 한 것일까요? 그리고 이것은 어디에 근거한 것일까요?
  그것은 바로 총지종의 소의경전인『대승장엄보왕경』에 근거하여 아미타삼존불(阿彌陀三尊佛)을 안립하고자 했기 때문입니다.
 『대승장엄보왕경』은 천수경과 마찬가지로 관세음보살을 설하고 있는 대표적인 밀교경전입니다. 이 경은 총지종의 교의(敎儀)를 담고 있는 경전으로 총지종에서 중심되는 소의경전입니다. 이 경은 4권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중에 제4권을 보면, 육자대명다라니의 건립(建立)에 대한 내용이 나오는데, ‘중앙에 무량수여래, 그 좌우에 육자대명다라니와 지대마니보 보살을 안립(安立)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바로 이 내용을 근거하여 종조님께서는 천수경의 계청의 마지막 부분을 ‘나무 아미타여래, 나무 관세음보살 마하살, 나무 지대마니보 보살마하살’이라 해놓은 것입니다.『대승장엄보왕경』의 내용을 자세히 살펴 보겠습니다.
 
        「만다라의 상(相)은 주위와 사방이 각각 5주량이고, 중심의
          만나라에 무량수여래를 안립하고, 분 바르고 칠하는 데는
          마땅히 인날라니라보말, 발눌마라아보말, 마라갈다보말,
          파지가보말, 소바라나로파보말을 써야 하며, 무량수여래의
          오른 편에 지대마니보보살을 안립하고, 부처님의 왼편에는
          육자대명다라니를 안립한다.」
 
  여기서 ‘무량수여래’는 ‘아미타불’을 말하고, ‘지대마니보보살’은 ‘지장보살’을 말하며, ‘육자대명다라니’는 ‘관세음보살’을 가리킵니다. 아미타삼존불(阿彌陀三尊佛)을 의미합니다. 이와같이 천수경의 계청 끝부분에 ‘나무지대마니보보살마하살’을 추가한 의도는 바로 삼존(三尊)을 완성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다시말해서 천수경에 아미타삼존불을 안립(安立)한 것입니다.
  대개 아미타삼존불은 협시보살로서 지장보살이나 대세지보살을 모시기도 하는데,『대승장엄보왕경』에서는 지장보살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경문(經文)에 ‘무량수여래의 오른 편에 지대마니보보살을 안립한다’라고 되어 있는데, ‘지대마니보보살(南無持大摩尼寶菩薩)’은 ‘커다란 보배구슬을 지닌 보살’로서 바로 지장보살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마니’는 ‘구슬’이며 ‘마니보’는 ‘보배구슬’을 의미합니다.
  지장보살은 머리에 천관(天冠)을 쓰고 가사(袈裟)를 입었으며, 왼손에는 연꽃을, 오른손에는 보주(寶珠)를 들고 있습니다. 반면에 대세지보살은 머리에 보관(寶冠)을 쓰고 그 보관에는 보배병이 새겨져 있고 손에는 연꽃을 들거나 합장을 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보배구슬을 들고 있는 보살은 지장보살을 말하는 것이며, 지장보살을 ‘지대마니보보살’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총지종은 천수경에도, 사원의 득락전(得樂殿)에도 지장보살을 아미타삼존불의 협시보살로 모시고 있습니다. 포항 수인사와 부산 성화사의 득락전(得樂殿)에 모셔진 아미타삼존불은 바로『대승장엄보왕경』과 총지종의 천수경에 근거하여 조성된 것입니다.
  그리고, 천수경의 일부 내용 중에는 문맥상 맞지 않은 부분이 있어서 이를 다시 고쳐서 독송하고 있습니다. 한문본 원문에 ‘아약향화탕 화탕자소멸 아약향지옥 지옥자고갈’로 되어 있는 것을 ‘아약향화탕 화탕자고갈 아약화지옥 지옥자소멸’로 고쳤습니다.
  ‘펄펄 끓는 물은 내가 가면 절로 말라지고, 모든 지옥은 내가 가면 지옥 절로 없어진다’라고 하는 것이 내용이 적합하기 때문입니다. 아마 한문본 원문은 번역 당시의 오류이거나 오기(誤記)였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와같이 총지종은 밀교승인 불공 삼장이 번역한 천수경을 독송하고 있고,『대승장엄보왕경』에 근거하여 아미타삼존불을 칭명하고 있습니다. 현교에서는 관세음보살을 위시하여 십이보살(十二菩薩)과 아미타불을 칭명하고 있습니다.
  총지종의 천수경은 밀교경전을 절묘하게 조합하여 만들어진 독창적인 경이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