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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기이야기 | 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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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총지종 작성일19-01-07 17:11 조회77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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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

 

십이월은 늦겨울이라 소한 대한 절기로다.

눈 덮힌 산봉우리 해 저문 빛이로다.

새해 전에 남은 날이 얼마나 남았는고.

집안의 여인들은 새옷을 장만하고,

무명 명주 끊어 내어 온갖 색깔 들여 내니,

빨강 보라 연노랑에 파랑 초록 옥색이라.

한편으로 다듬으며 한편으로 지어 내니,

상자에도 가득하고 횃대에도 걸었도다.

입을 것 그만하고 음식장만 하오리라.

-농가월령가 12월령 중에서-

 

대한은 24절기의 마지막 절기로 양력 120일경이다. 음력으로는 12월 중기이며, 양력으로는 소한 15일 후부터 입춘 전까지의 절기이다 태양의 황경은 300도가 된다. 겨울철 추위는 입동에서 시작하여 소한에 이를수록 추워지며 115일 경 대한에 가까워지면서 최고조에 달한다. 대한은 큰 추위라는 뜻을 의미하지만 이는 대한이 지나면 곧 봄이 온다는 것을 의미한다. 절기는 그렇듯 돌고 돈다. 유달리 빨리 찾아온 겨울 추위이지만 봄의 기운이 조금씩 조금씩 싹틔우고 있다.

대한은 음력 섣달로 매듭을 짓는 절후이다. 원래 겨울철 추위는 입동에서 시작하여 소한으로 갈수록 추워지며 대한에 이르러서 최고에 이른다고 하지만, 이는 중국의 경험에 입각한 것이고 우리나라에서는 1년 중 가장 추운 시기가 115일께이므로 다소 사정이 다르다.

그래서 '춥지 않은 소한 없고 포근하지 않은 대한 없다', ‘대한이 소한의 집에 가서 얼어죽었다', '소한의 얼음 대한에 녹는다'라는 속담도 있다. 즉 소한 무렵이 대한 때보다 훨씬 춥다는 뜻이다.

옛날에는 대한 5일 후부터 입춘 3일 전까지 약 일주일의 기간을 신구간이라고 불렀다. 이 시기는 묵은해의 마지막 절기인 대한과 새해의 첫 절기인 입춘 사이, 즉 묵은해와 새해 사이라는 상징적인 시기라고 한다. , 신구간 시기에는 가신(집을 지키며 집안의 운수를 좌우하는 신)들이 전부 자리를 비우기 때문에 이사를 하거나 집안 손질, 집수리 등을 하는데 이때만큼은 집안을 고치더라도 티가 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 비롯된 풍습이라고 한다.

또한 한국을 비롯한 동양에서는 대한을 겨울을 매듭짓는 절기로 믿어왔다. 12월 섣달에 드는 대한은 매듭을 짓는 절기라고 생각하고 대한의 마지막 날을 절분이라고해 계절적 연말일이라고 여긴 것이다. 옛 풍속에서는 이 날 밤을 해넘이라고 해서 방이나 마루에 콩을 뿌려 악귀를 쫓고 새해를 맞이하는 풍습이 있었다.

대한이 다가오면 하루 한 끼, 꼭 죽을 먹었다고 한다. 대부분 겨울이 오면 추운 겨울나무 한두 짐 해오는 일 외엔 일이 없어 놀고먹느라 삼시 세끼 밥 먹기 죄스러워서 죽을 먹는 것이라고 한다. 옛사람들은 대한 즈음이 되면 지난해에 농사지은 곡식으로 찰밥을 지었으며 김장 후에 말려둔 시래기나 무청으로 따뜻한 시래깃국을 끓여 먹거나 나물을 무쳐 먹기도 했다. 이는 따뜻한 음식을 통해 추운 마지막 절기를 마무리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대한은 긴 겨울이 서서히 끝나가며 푸릇푸릇 따스한 봄을 기다리는 시간이다. 오늘 저녁은 날씨는 춥지만 마음만은 따뜻할 수 있게 가족과 함께 오손도손 모여 따뜻한 음식을 나눠먹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