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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기이야기 | 한로와 중앙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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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총지종 작성일18-10-04 16:15 조회5,35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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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로와 중앙절

 

한로는 찬 이슬이 맺히기 시작하는 시기라는 뜻으로 양력 108~9일이 입기일(入氣日)이다. 음력 9월의 절기로 공기가 차츰 선선해짐에 따라 이슬이 찬 공기를 만나 서리로 변하기 직전의 시기이다. 아침저녁으로 추위가 더해져 초목에 깃듯 이슬이 차갑게 느껴지는 계절로 이 한로 즈음 느끼는 추위를 이슬추위라 하고 이슬이 얼어 서리와 섞인 듯한 상태를 이슬서리라고 한다. 또한, 가을이 깊어감에 따라 저녁무렵엔 해가 빠르게 저버리고 순식간에 어두워지는 것을 보고 '가을 해는 두레박이 떨어지듯 빨리 진다'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동국세시기에 따르면 한로 입기일로 부터 상강 절기까지 15일을 5일씩 3()로 나누었다. 초 후에는 기러기가 초대를 받은 듯 모여들고, 중 후에는 참새가 줄고 조개가 나오며, 말 후에는 국화가 노랗게 핀다고 하였다. 들판에는 누렇게 익어 가는 벼에 서리가 내리기 전에 농부들은 추수를 서두른다. 농가에서는 이때가 되면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야 했다. 벼를 베고, 밭곡식을 거두어 타작 하느라 분주한 때다. 한편 이 절기는 풍년을 노래하는 절기이기도 하다. 요즘 온갖 과일들은 따사로운 햇살을 머금고 단맛을 더하며 탐스럽게 익어간다. · · 사과 · 오미자 · 머루포도 등 풍성한 각종 과실을 수확 할 때이다. 산 과실로는 머루 · 다래 · 으름 등, 신선한 과일로 여기고 깊은 산에 올라가 따기도 했다. 이래저래 농부들의 일손은 바쁘고 바쁘다.

 

동국세시기에 따르면 한로 절기는 중양절(重陽節)과 겹칠 때가 많다. 중양절은 신라 때부터 군신들의 연례 모임이 이날 행해졌으며, 특히 고려 때에는 국가적인 향연이 벌어지기도 했다. 조선 세종대왕 때에는 중양절을 명절로 공인하고, 노인과 대신들을 위한 잔치인 기로연을 추석에서 중양절로 옮기는 등, 이날을 매우 중요하게 여겼다. 나라에서는 특별히 과거시험을 실시하여 이날을 기리기도 했다. 중양절은 고려 이래로 설날, 단오, 추석과 더불어 임금이 참석하는 제사를 올렸다. 일반가정에서는 추석 때 햇곡식으로 제사를 올리지 못한 집은 이 날 조상에게 천신하며 추석 다례를 대행하기도 했다. 한로 절기에는 중양절과 같이 특별한 민속행사를 하지는 않았다. 대신 사람들과 어울려 국화술과 국화전을 장만하여 마시며 즐겼다. 또한, 높은 산에 올라가 붉은 수유열매를 따 머리에 꽂고 다니기도 했다.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붉은색이 마귀를 물리칠 힘이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총지종에서는 중양절날(음력 99, 양력 1017) 객지에서 떠돌다 객사 병사 사고 등으로 돌아가신 무주고혼, 일찍 세상을 떠나 제사를 모시는 않는 영가, 생사의 소식을 알수없거나 기일을 모르는 인연조상영가분들이나, 우리가 알게 모르게 지은 수많은 살생의 업을 지은 축생 미생의 영가 등을 위해 천도의 재불공을 올리고 있다. 중양절 불공을 원하시는 분은 가까운 총지종 사원을 찾아 중양절 불공을 접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