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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와 문학 | ‘조신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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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총지종 작성일19-09-05 16:36 조회10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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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신의 꿈

 

조신은 일연의 삼국유사에 나오는 젊은 승려이다. 세속의 미련을 끊지 못하고 기도하러 온 처녀를 사랑하여 그녀와 함께 살기를 원한다. 그래서 소원대로 되지만 그들을 덮친 건 세상의 가난과 고통이어서 울부짖다가 깨어보니 꿈이었다. 결국 삶의 부질없음을 깨닫고 다시 부처에 귀의하여 정토사를 지었다고 한다.

이 이야기는 문학적으로 매력 있는 주제이다. 김만중의 구운몽에도 나오고 이광수의 꿈에도 나온다. 그리고 김기덕 감독의 영화 ·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역시 이 이야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부처님 설법의 매력은 비유가 있는 이야기에서 나온다. 흔히 서양 문학의 원전이 성경이라고 말하는데 성경이 소설적이라면 부처님의 말씀은 시적이다. 문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은 먼저 불경부터 읽어야 한다. 그곳에 인간 세상의 모든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도대체 인간은 사랑의 허망함을 언제나 깨달을 수 있을까? 돌이켜보면 지나간 청춘의 절반은 이루어지지 않는 사랑으로 들끓었다. 물론 다른 절반은 채우지 못한 욕심이었을 것이다. 조신은 우리의 다른 모습이고 자아이다. 결국 절 한 채, 탑 한 기 세우지 못하고 스러지는 수많은 사람들은 꿈속에 살고 있는 것이다.

사실은 내 삶이 꿈이었으면 좋겠다. 깨고 나면 깨달음이 남는 결말이 있는 또 다른 이야기. 하지만 우리는 아무도 뒷 얘기를 확인할 수 없다. 그래서 어리석은 욕망에 사로잡힐 때 조신을 떠올리며 조신해야 하는 것이다.

잘 생기고 예쁘고 명성까지 얻은 연예인들이 파경을 맞았다는 소식이 유난히 눈에 띈다. 이웃 나라인 일본도 하루아침에 등을 돌리는 세상에서 그게 뭐 대단한 일인가 싶기도 하지만 세상의 모든 일이 나 하나만의 것이 아니라는 데 문제가 있다. 두 사람이 만나는 데 얼마나 많은 인연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공덕이 필요했겠는가.

세상에 미안한 마음도 가지고 자신을 반성하며 새로운 삶을 살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