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안과 자비 실천의 세상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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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306호 발행인 록경(황보상민) 발간일 2025-05-01 신문면수 5면 카테고리 종단 봉축사 서브카테고리 -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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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25-05-12 15:23 조회 6회본문
불기 2569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이하여, 무명의 어둠 속에 자비의 등불로 오신 부처님께 깊은 합장과 예경을 올립니다. 이 거룩한 날, 법신 비로자나불의 무량한 광명이 온 누리에 가득 차고, 모든 중생의 삶을 평안과 자비로 이끌어 주시길 발원합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날로 복잡하고, 마음은 분주함 속에서 점점 더 갈피를 잃어갑니다. 갈등과 고통, 불신과 불안이 만연한 현실 속에서, 우리는 근본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바로 본래 청정한 법신 비로자나 부처님을 향해 마음을 모으고, 수행자의 삶을 다시 세우는 일입니다.
부처님께서 이 땅에 오신 뜻은 단순한 역사적 사건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각자의 마음 속에서 다시 태어나야 하는 자비의 탄생입니다.
“세상에 평안을, 마음에 자비를”이라는 말은 그 자체로 봉축의 진언이며, 부처님 오신 날을 살아내는 가장 소중한 가르침입니다. “평안”과 “자비”는 내 안의 분별심과 탐진치를 돌아보고, 그것을 녹여내는 작은 실천에서부터 출발합니다. 우리 불자들은 진언행자로서, 일상 속에서 부처님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총지종의 삼밀행은 몸과 말과 뜻을 본존 부처님과 일치시키는 밀교의 핵심 수행입니다. 몸(身)은 이웃을 돕는 실천으로, 말(語)은 진언의 염송으로, 뜻(意)은 자비와 깨달음을 향한 발원으로 모아집니다. 삼밀이 조화될 때, 우리의 삶은 만다라가 되어, 그 자체가 법계로 전환됩니다.
그 가운데 육자진언 “옴마니반메훔”은 관세음보살의 자비를 가장 순수하게 담은 진언입니다. 이 짧은 여섯 글자 안에는 고통받는 중생을 향한 연민과, 그들을 해탈로 인도하려는 대원력이 깃들어 있습니다. 염송을 통해 우리 마음의 탁한 기운은 서서히 맑아지고, 언어는 따뜻해지며, 행동은 부드러워집니다.
부처님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지금 내가 마주한 이웃, 내가 내뱉는 말, 내가 바라보는 마음속에 언제나 함께 계십니다. 법신 비로자나불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늘 우리와 함께하십니다. 우리가 진언을 염하고, 자비를 실천할 때, 그 자리 자체가 곧 도량이 되고, 그 순간이 곧 봉축이 됩니다. 부처님 오신날 진언의 울림이 우리 삶을 적시고, 자비의 실천이 이웃에게 번져 모든 생명이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세상이 되기를... 성도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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