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성지순례기 - ② 전도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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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303호 발행인 록경(황보상민) 발간일 2025-02-01 신문면수 10면 카테고리 신행 서브카테고리 남혜 정사의 위드다르마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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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25-02-10 13:51 조회 66회본문
둘째 날, 바라나시 공항에 도착하여 사르나트녹야원로 향했다. 사르나트는 부처님께서 콘단냐Kondanna: 倧蓮如, 아사지Assaji: 阿說示, 마하나마Mahanama: 摩訶男, 밧디야Bhaddhiya: 婆提, 바파Vappa: 婆頗에게 처음으로 설법하셨던 곳이다. 부처님께서는 보드가야에서 깨달음을 얻으시고 깨달으신 연기의 이론이 너무 추상적인 내용이라 사람들이 이해하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하셨다.
이러한 이유로 부처님께서는 깨달으신 연기의 이치를 세상 사람들에게 설하는 것을 주저하셨다. 이에 범천이 그 마음을 알고 급히 부처님 앞에 나타나 설법을 권하였다. 이에 부처님께서 다시 한번 세상 사람들의 모습을 관찰하셨다. ‘못 속에는 온갖 빛깔의 연꽃이 핀다. 아직 흙탕물 속에 잠겨 있는 것도 있다. 그러나 어떤 것은 수면 위에 고개를 들고 아름답게 피어 있다. 진흙 속에서 나왔으면서도 그것에 조금도 물들지 않은 채 아주 맑은 꽃을 피운다.’ 그것과 같이 세상 사람들도 가지각색임을 관찰하신 부처님께서는 마침내 설법을 결심하셨다.
첫 설법의 대상으로 생각한 스승인 알라라 깔라마와 웃다가 라마뿟다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아시고 함께 고행했던 다섯 비구에게 설법하기 위해 그들이 있는 사르나트로 향하셨다. 깨달음을 얻으신 보드가야에서 사르나트까지는 250km의 거리이다. 공항에서 사르나트로 가는 버스 안에서 ‘부처님께서는 그 먼 길을 맨발로 걸으시며 무슨 생각을 하셨을까? 나는 설법을 위해 250km를 맨발로 걸어갈 수 있을까? 전도의 길이란 쉽지 않다.’라는 생각을 했다.
초전법륜지인 사르나트에 도착하여 차우칸디 스투파영불탑로 향하였다. 차우칸디 스투파는 부처님이 다섯 비구를 재회한 것을 기념하여 굽타왕조 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당시에는 높이가 300여 척에 달하는 웅장한 규모였다고 한다. 팔각기둥 형태로 올려진 현재 건물은 1588년 무굴 제국의 악바르Akbar 황제가 세운 것으로, 부왕 후마윤Humayun의 방문을 기리기 위해 세운 것이라 한다.
다섯 비구를 만난 부처님께서는 두 사람이 탁발하면 세 사람에게 설법하시고, 세 사람이 탁발하면 두 사람에게 설법하셨다. 부처님과 다섯 비구는 탁발로 가져온 공양을 함께 나눠 드셨다. 이렇게 설법하여 처음으로 깨달은 사람이 콘단냐였다. 경전에는 부처님께서 콘단냐가 깨달았다는 사실을 아시고 “콘단냐는 깨달았다. 콘단냐는 깨달았다.”하시며 기뻐하셨다고 한다. 그 이후 콘단냐는 ‘깨달은 콘단냐’로 불리게 되었다.
차우칸디 스투파 참배와 탑돌이를 마치고 드디어 사르나트로 향하였다. 사르나트는 전생에 사슴이었던 부처님이 무리 중 새끼를 밴 암사슴을 대신해 죽으려 한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려 왕이 사슴들이 자유롭게 노는 보호구역으로 지정하여 ‘녹야원’으로 불리게 되었다. 현장 스님이 640년경에 사르나트에 방문했을 때 이곳에 1500명의 스님이 있었을 정도로 규모가 컸다고 한다.
사르나트에는 다르마라지카 스투파와 다메크 스투파가 있다. 다르마라지카 스투파는 아소카왕이 부처님께서 처음 설법하신 것을 기념하기 위해 건립하였다. 하지만 1794년 힌두교도였던 바라나시의 왕이 탑을 파괴하여 지금은 원형 기단만 남아있다. 다메크 스투파는 ‘진리를 보는 탑’이라는 뜻으로 부처님께서 두 번째 설법을 한 장소에 세운 높이 43m, 기단 직경 28m에 이르는 거대하고 웅장한 탑이다.
사르나트는 부처님께서 처음으로 안거하셨던 곳이다. 부처님께서 안거하셨던 곳에 예배했다. 향을 사르고 함께 『반야심경』을 독송한 후 아소카 석주가 있던 곳으로 갔다. 아소카 석주는 대부분 파괴되어 하단만 남아 있었으며 석주의 사자상은 사르나트 고고학 박물관에 보관되어 있었다. 하지만 방문했던 날이 마침 휴관일이라 사자상은 아쉽게도 볼 수 없었다. 마지막으로 다메크 스투파에 참배하고 탑돌이를 했다. 탑돌이를 마친 뒤 호텔에서 저녁 공양을 하고 갠지스강으로 향하였다. <다음 호에 계속>
<사진> 다메크 스투파. 사진=남혜 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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