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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물질 시대 신불교의 여명 금타 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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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303호 발행인 록경(황보상민) 발간일 2025-02-01 신문면수 8면 카테고리 밀교 서브카테고리 밀교법장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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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명 정성준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박사 필자정보 - 리라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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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25-02-10 12:28 조회 6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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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물질 시대 신불교의 여명 금타 화상

근현대 밀교 행화의 뚜렷한 자취를 남긴 분 가운데 금타(金陀) 화상을 빼놓을 수 없다. 용성 선사는 육자대명왕진언을 선양했고, 성철 선사의 아비라기도는 대일여래진언의 참법으로 선가에 널리 알려졌지만, 두 분 선사의 가르침이 선주밀종(禪主密從)의 선밀쌍수를 가르친 것에 반해, 금타 화상은 인도불교의 교학과 유가를 섭렵한 선밀쌍수에 정통하였다. 청화(淸華) 스님의 회고에 따르면 금타 화상은 20세 이전 장성 백양사의 송만암(宋曼庵) 스님을 은사로 출가하였고, 강원을 마친 후 불교전문대학을 졸업한 뒤 26세경 신학문을 공부하기 위해 잠시 환속하였다가 30세 재입산하였다. 화상은 18년간 조주의 무자화두를 참구하고, 주로 내장사 벽련선원(碧蓮禪院)과 백양사 운문선원(雲門禪院)에서 정진했다. 

화상은 1937년 11월 17일 39세 내장산 벽련암에서 오도하였는데, 화상의 오도송을 소개하면, 


연잎 둥글고 뾰족한 모서리가 바로 진실이며 

바람 불고 비가 뿌리는 일이 허망한 경계 아니로다 

버들꽃 날리는 곳에 연꽃이 피고 

송곳 끝과 거울 바닥에서 금빛이 빛나도다.


라고 하였다. 

평생 칼날 같은 반야지의 관조로 현실 있는 그대로 밀교의 등류법신(等流法身)의 경계로 살다간 도 높은 경지를 요약한 듯하다. 화상은 만해 스님에게 심우장 건립 비용을 보냈는데, 화상은 출가 후에도 조선의 독립에 깊은 관심이 있었다. 화상은 백양사 운문암으로 옮겨 학인 양성에 힘쓰다 이후 50세에 입적하였다. 화상의 입적 후 후손들은 청화 스님을 중심으로 벽산문도회를 결성해 화상의 가르침을 계승하였다. 2018년 3월에는 화상의 열반 70주년을 맞이해 백양사 부도전에 벽산당 금타 화상의 부도탑과 비를 세웠다.

『금강심론』은 금타 화상이 1942년부터 5년에 걸쳐 집필한 다수의 역작을 제자인 청화 스님이 유고를 모아 편찬한 것으로, 배광식 서울대 명예교수는 화상의 저서인 『금강심론』에 대해 전 3권의 주해서를 완간하였다.『금강심론』에서 눈여겨 볼 대목은 「해탈십육지료간(觧脫十六地料簡)」에서 16지의 수행위차를 제시한 것인데, 화상 재세 시 인도불교의 『수습차제』나 쫑카빠의 『보리도차제론』이 알려지지 않은 때였기 때문에 화상은 인도의 삼장과 삼학, 현

밀을 한 몸에 짊어진 채 한국불교의 독자적 지견을 드러낸 것이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금타 화상은 해탈십육지(解脫十六地)에 대해 보살십지를 근간으로 삼아 밀교십지, 오상성신위(五相成身位)를 지엽으로 현밀(顯密)을 회통한다고 하였고, 한 『금강정경』의 십육생성불설에 합한다 하였으니, 화상의 수행위차는 밀교를 구경의 도로 삼는 것이다. 해탈십육지 가운데 화상은 오자엄신관을 오륜관五輪觀)이라 일컫고, 이에 대해 선무외 삼장의 『대일경소』를 인용해 설명했다. 또한 오륜관은 총관(總觀)과 별관(別觀)으로 구분하여 전자에 대해 일륜(一輪)·일승을 총관하고 별관으로서 오지(五智)를 체험한다고 하였으니, 화상의 수행론은 테라바다에서 출발해 선과 유가를 거쳐 밀교를 구경의 도로 삼는 것이라 판단된다.

오상성신관의 경우 「보리방편문」 제10절 금강삼매송(金剛三昧頌)에 “적멸허공에서 망망한 검은 구름만 일다가 약간의 광명을 얻은 것을 명득정(明得定)이라 하고, 약간의 난법상(煖法相)을 얻은 뒤에 심월(心月)이 현전하는 것을 애월삼매(愛月三昧)라 하는데 이것은 오상성신관에 있어 통달보리심의 경지이다”라고 하였으니, 화상은 오상성신관을 오행사상과 대비해 밝힐 뿐만 아니라 동양의학의 이론으로서 동(動)ㆍ양(痒) 등의 팔촉과 공(空)ㆍ명(明) 등의 십공덕이 있다고 하였다. 화상이 밀교를 실참한 무궁한 경지와 동양의학을 회통한 독특한 사상을 엿볼 수 있다.

신라시대 불가사의 아사리는 말법시대에는 유상의 방편문으로부터 무상의 오도에 이른다고 하였다. 금타 화상의 문도들은 화상의 방편문 대로 오자엄신관과 오상성신관을 연구해 제대로 된 수행문을 대중에게 제시할 필요가 있다. 금타 화상의 방편문에 보이듯 동아시아 끝 한반도에서 미래 불교의 독자적인 체계를 세우려 했던 자비가 진흙의 진주처럼 다시 빛나길 바라 마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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