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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경에 나타난 생태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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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99호 발행인 우인(최명현) 발간일 2024-10-01 신문면수 10면 카테고리 종합 서브카테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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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명 한주영 필자법명 - 필자소속 불교환경연대 필자호칭 사무총장 필자정보 - 리라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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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24-10-15 12:08 조회 6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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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글: 생명살림경전이야기 (24회)

금강경에 나타난 생태사상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보살마하살은 마땅히 이렇게 그 마음을 항복시켜야 되나니, ‘이른바 세상에 있는 온갖 중생인 난생ㆍ태생ㆍ습생ㆍ화생과 유색ㆍ무색ㆍ유상ㆍ무상ㆍ비유상ㆍ비무상을 내가 모두 제도하여 무여열반에 들도록 하리라’ 하라.”

佛告須菩提:“諸菩薩摩訶薩應如是降伏其心,‘所有一切衆生之類,若卵生、若胎生、若濕生、若化生、若有色、若無色、若有想、若無想、若非有想非無想,我皆令入無餘涅槃而滅度之’

금강반야바라밀경 대승정종분(金剛般若波羅蜜經 大乘正宗分) 중에서


금강경의 초기대승경전인 반야부의 대표적인 경전이자, 대한불교조계종의 소의경전으로 한국불자들이 즐겨 독송하는 경전 중의 하나이다. 이 경에서는 보살이 구제해야 할 중생이 인간만이 아니라 동물을 포함하여 세상에 있는 온갖 중생을 말함을 알 수 있다. 

올 여름은 폭염일 수가 가장 긴 기록적인 여름으로 많은 사람들과 동물들을 죽음에 이르게 했다. 추석 때까지도 무더위는 꺾이지 않아 폭염주의보가 연일 계속되어 기후재난이 북극곰이나 미래세대의 문제가 아니라 이제 우리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현실로 다가온 것을 국민들이 알게 된 해이기도 하다. 그리고 며칠 후 가을폭우로 또 다시 사람들과 가축들이 죽었다.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 기후현상은 지구의 순환시스템을 붕괴되고 있다는 증거이며, 그 원인은 바로 인간의 행위에 의한 온실가스의 영향 때문이다. 이를 두고 인류세라 한다. 즉, 인간의 행위가 지구에 너무나도 광범위하고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지구의 지질학적 지층에 영구적인 흔적을 남길 것이라는 의미에서 쓰이게 되었다. 

가장 큰 영향 중 하나는 기후변화이다. 인간이 사용한 화석연료가 자연이 흡수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서 지속적으로 사용되었기 때문에 온실효과가 발생하여 지구가 계속해서 더워지고 있고, 이로 인한 기후시스템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생물 다양성의 감소이다. 200년 전 지구에는 96%의 야생동물과 4%의 인간과 인간이 기르는 가축이었다. 그러나 현재 이 둘의 관계는 완전히 뒤바꼈다. 인간과 인간이 기르는 가축, 그리고 인간이 필요로 하는 것들을 위해 점유되고 파괴된 생태계로 인해 빠른 속도로 생물다양성이 무너지고 있다. 

지구는 그동안 다섯 번의 대멸종이 있었고, 가장 가까운 대멸종 때 사라진 대표적인 종이 공룡이다. 그리고 이제 여섯 번째 대멸종이 시작되었는데, 그 옛날 최상위 포식자였던 공룡이 사라진 것처럼, 여섯 번째 대멸종에서 인간은 살아남기 어려울 것으로 과학자들은 예고하고 있다. 그리고 그 원인이 바로 인간에 의해 과도한 온실가스 배출과 무분별하고 수탈적인 토지이용, 급속한 인구와 가축의 증가, 대량생산 대량소비 대량폐기의 산업시스템, 지속 불가능한 성장자본주의 등이다.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우리의 인식, 인간종 우월주의는 인간을 지구상에 다른 존재들과는 완전히 다른 최상위 존재로 두고 인간 이외의 존재를 단지 이용의 대상으로 보는 이분법적 세계관이 있다. 

금강경에서는 인간이라는 말은 나오지 않는다. 인간은 아홉 가지로 분류된 여러 종 가운데 태로 태어나는 종, 즉 포유류 중의 한 종일 뿐이다. 보살은 인간만이 아니라 세상에 있는 온갖 종류의 모든 생명을 구제해야 한다. 이 점을 우리 불자들은 분명하고도 확고하게 마음 속 깊이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그런데 왜 그래야 할까? 금강경에서는 여기에 대한 언급은 없다. 하지만 그 까닭은 일찍이 붓다가 말씀하신 연기의 가르침을 통해 유추해 볼 수 있다. 연기란 하나의 존재나 현상은 홀로 생겨나지 않고 연하여 일어나며 서로 의존하고 있다는 존재의 실상을 이른다. 따라서 인간의 삶도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으며 인간은 물론이거니와 다른 생물종들과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서구 근대화, 산업화로 인해 오랫동안 유지되고 있던 자연과 인간의 공생관계가 깨지고 일방적으로 인간에 의해 지배되고 착취되는 관계로 변질된 것이다. 물론 인류가 농사를 짓게 되면서부터 그 균형은 깨졌다고 보는 측면도 있지만, 그 영향이 광범위하고 파괴적이라는 점에서 이전과는 달랐으며, 그 결과 우리는 기후위기와 생태위기라는 거대한 위기를 마주하고 말았다.

이제라도 사라져가는 생물종들의 생존에 관심을 가지고 그들의 서식지를 보호하고 보존하는데 최선을 다하는 것이 보살이 해야 할 일이라고 부처님께서는 간곡하게 말씀하고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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