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지로써 세상 밝히고 중생지도” 종명에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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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99호 발행인 우인(최명현) 발간일 2024-10-01 신문면수 8면 카테고리 밀교 서브카테고리 -페이지 정보
필자명 정성준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박사 필자정보 - 리라이터 -페이지 정보
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24-10-15 11:41 조회 70회본문
“총지로써 세상 밝히고 중생지도” 종명에 담아
2. 창종 배경과 이념
2) 창종과 역사관
(지난 호에 이어) 원정대성사의 사관은 경직된 특정 학파나 종파에 머무르지 않는다. 대성사는 밀교에 대해, “일즉일체(一卽一切)의 완전한 조화의 세계의 이론적 실천적 실현이다”라고 표현하였다. 밀교는 현교와 밀교를 통해 대장경 전체와 불교의 역사, 교리, 수행, 의궤 모두를 결합해 하나의 통일된 원리 위에 서야 한다는 것이며, 대성사의 짧은 어구에는 깨달음이 밀교 전체를 관통하고 회통해야 하는 역사적 인식을 볼 수 있다.
대성사의 행장과 어록은 인도불교에서 시작된 밀교의 연원과 동아시아와 한반도 밀교문화의 특수성으로 이어졌고, 이에 대해 점차 깊은 관심을 가지고 연구가 이루어진 사실을 전한다. 대성사의 역사인식은 현교와 밀교의 문헌을 섭렵하고 그 결과 소의경전으로서 ????대일경????과 ????금강정경????, 육자대명왕진언의 소의경전으로서 ????대승장엄보왕경????의 정립으로 이어진다.
대성사가 지지하는 밀교의 깨달음과 수행은 미물로부터 지고의 존재인 붓다에 이르는 의식적 발전을 인식하고 있다. ‘비근한 본능적 무반성 동물적 생활’은 ????대일경???? 「주심품」의 160심에 근접한다. 최초 자신의 이익을 도모하는 공리적 생활로부터 소승, 대승의 단계를 언급한 것은 인도불교에서 발생한 수행차제, 도차제 실천사상을 요약한 것이다.
원정대성사의 역사관은 동아시아뿐만 아니라 밀교의 발생지로서 인도·티벳불교의 연원을 외면하지 않는다. 소승, 대승을 거쳐 밀교시대 전체를 관통하기 위해서는 다시 동아시아와 한국불교로 이어져야 한다. 이를 이해하려면 불교사에 존재했던 수많은 학파와 종파, 종학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분열과 통합을 통해 전체성으로 나아가고 하나로 묶는 것이 일체일즉(一卽一切)의 사상이다. 이것은 원정대성사의 교단사를 바라보는 역사관으로 그 시원은 의상(義湘)의 법계관과 원효의 회통불교(會通佛敎)에 이른다고 평가할 수 있다.
전체적인 불교교단사의 시각에서 볼 때 훗날 진각종이 전통 교단과 총지종으로 나뉘게 된 것은 매우 자연스런 현상이다. 양 종단이 분열되지 않고 그 원형만을 유지했으면 경직된 소수종단이 되었을지 모르고, 변화만 지지했으면 수많은 밀교 전적과 의궤의 홍수에 중심을 잃었을지 역시 모를 일이다. 분명한 사실은 양 종단의 행보를 살펴보면 양 종단 모두 대종사와 대성사의 가르침을 구심점으로 학교설립과 각종 사회복지자원 건립, 인재양성과 연구사업 등 불교종단의 현대화 사업에 매진해온 것으로 향후 공존의 협력과 각 종단이 지닌 특수성의 개발이라는 과제를 후손에게 전한다는 것이다.
3) 입교교의와 종지(宗旨)
원정대성사는 불교총지종(佛敎總指宗)을 창종하면서 조선초 신라시대 혜통(惠通)에 연원을 둔 총지종(摠持宗)과 음을 같이 했다. 총지종의 종명은 조선 초 종단을 통폐합되었을 때, 총지종은 계율 종파인 남산종과 합쳐져 총남종이 되었다는 기록에서 최초 종명이 보인다.
대성사가 표방한 불교총지종은 옛 총지종과 달리 다라니인 총지로써 세상을 밝히고 중생을 지도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창종의 취지는 ????종조법설집????에서 입교개종(立敎開宗)의 정신에 밝혀져 있다.
비로자나불을 교주로 하고 육자대명(六字大明)을 본존으로 하여 ????대승장엄보왕경(大乘莊嚴寶王經)????과 ????대승이취육바라밀다경(大乘理趣六波羅蜜多經)????을 소의경전으로 하고 금태양계(金胎兩界)의 모든 경궤를 보조경전으로 하여 삼밀(三密)과 육행(六行)을 수행의 덕목으로 하고 ‘당상즉도(當相卽道)’,‘색심불이(色心不二)’의 원리에 입각하여 복지쌍수(福智雙修)로 사리(事理)를 구현함으로써 현세정화와 즉신성불(卽身成佛)의 윤원대도(輪圓大道)를 얻게 하고, 단순했던 과거와 복잡한 현대에 재생의세(在生依世)하는 법이 다름으로 특히 이원진리(二元眞理)를 밝혀서 물심병진법(物心竝進法)을 가르치는 한편 시시불공(時時佛供)·처처불공(處處佛供)법으로 ‘생활시불법 불법시생활(生活是佛法 佛法是生活)’의 진리를 체득케 하는 동시에 활동하며 닦고 닦으면서 활동하는 것을 실천하게 하는 방편을 세움으로써 교상(敎相)이 확립되고 입교교의(入敎敎義)를 이에 두었다.
위 입교개종의 내용은 종지에서 표현되는 교주·교리·수행·제세(濟世)의 내용과 더불어 소의경전이 함께 표현되어 있다. 주목할 것은 현시대의 환경변화를 직시하고 이에 적절한 이원진리(二元眞理)의 진리관과 물심병진법(物心竝進法)을 제시하는 것이며, 전문 종단의 수행과 달리 생활불교를 효시로 삼는 점이다. 이원진리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발표들이 있어서 자세한 언급은 피하겠지만 종단으로서 서구의 선악관과 구세관을 지양하고, 불교 교판에서 현실세계가 진리세계이며 인간실존이 곧 법신이라는 궁극의 깨달음을 입교개종에서 밝힌 것이다.
무엇보다 총지종은 ‘불교의 생활화, 생활의 불교화’를 내세워 대승불교의 정신으로 일상에서 실천하는 생활불교임을 천명했다. 현실에 뿌리를 둔 물심병진법의 취지는 실제 여러 가지 종단사업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예가 종단의 재단법인화와 승직자들에 대한 노후대책, 투명하고 합리적인 종단 운영의 모범을 보였다. 대성사는 현대 한국밀교의 양대 종단의 산파 역할을 수행하고, 1980년 9월 8일 입적하실 때까지 한국 현대밀교사의 수립에 견인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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