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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연의 마음과 상징의 세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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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79호 발행인 우인(최명현) 발간일 2023-02-01 신문면수 8면 카테고리 밀교 서브카테고리 밀교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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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명 김재동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연구원 필자정보 - 리라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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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23-02-07 14:38 조회 57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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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연의 마음과 상징의 세계<2>


 현도 태장만다라는 중대팔엽원의 네 모퉁이에 보병이 있고, 금강계만다라에는 일인회(一印會)에 보병을 볼 수 있다. 보병은 우주 생명원리의 상징으로서 멀리 히란야가르바(Hiraiyiya-garbha 황금의 태)에서 발원하고 그것이 곧 여래장(tathāgata-garbha)과 관련되어 여러 보물을 소장한다고 하여 보병이라 불리게 된다.


 밀교에서 보병이라고 하면 오보(五寶), 오곡(五穀), 오락(五樂), 오향(五香)을 넣어 지수(智水)를 채우고 보화묘화(寶華妙華)를 병에 꽂은 것을 가리키지만, 역시 보병은 원래 대지의 보물을 가리켜 지천(地天)의 상징이 된다. 그리고 나아가 정보리심이라는 대지의 보물을 나타내어 완성된 인격의 제덕을 장엄하게 나타내게 된다. 이 정보리심이야말로 무한한 보장(寶藏)이자 우주의 생명체이며 우주 그 자체인 것이다.


 그런데 보주, 보병은 행자가 우주와 일체화하여 생명이 넘치는 것, 모든 것에 빛을 주고 생명의 숨결을 주는 것의 상징이었다. 그래서 보주에 화염이 발생하거나 금강저가 빙 둘러싸고, 보병에는 보화(寶華)가 생긴다. 또한 보주나 보장(寶藏)을 담은 보병이 정보리심을 나타내 중대팔엽 대연화의 생명과 네 귀퉁이 보병, 또 금강계일인회 지권인 대일의 지혜 발현과 보병과의 관계는 밀접하다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보주, 혹은 보병의 상징은 우주와 일체화된 행자의 본연의 마음, 뛰어난 보물의 마음을 나타냈다고 하나 유가행자와 함께 나타나듯이 행자의 마음에 역점이 놓여 있다. 우주만물은 지의 요소, 수의 요소, 화의 요소, 풍의 요소가 있고, 그리고 어느 것에도 속하지 않으면서 모든 것을 포함한 공의 요소가 있으며, 그것은 또한 객관세계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자기의 주관세계에도 있는 것이다. 이 양자의 일여융즉(一如融卽)의 상징은 다음과 같이 표현된다. 


 우선 세계는 대지(大地)를 기초로 하여 성립되어 있다. 대지는 일체를 지탱하고 모든 부를 낳는 근원의 세계이다. 이 대지의 덕에 비유하여 자기 인격을 지탱하는 대지는 정보리심의 마음의 땅이다. 그것은 견고하고 풍요로운 마음을 기르기 때문에 방형으로 하여 황색으로 나타난다. 그리고 청순무구한 마음은 생멸의 세계를 넘어 불생불멸의 근원의 세계를 시현하고, 영원한 생명을 살아가는 대지를 방형, 그리고 세계의 근원을 황색으로 보여준다. 


 수(水)는 일체를 정화하고 방원의 그릇으로 만물을 자육한다. 이 덕에 비유하여 정보리심을 원만 청정한 덕으로 증대시킨다. 그래서 원형으로 만들어 백색으로 표시된다. 또한 수의 변역 유동성은 고정관념을 깨고 언어의 한정된 개념세계를 깨고 사물의 진실세계를 열고 보려(觀開)고 한다.


 화(火)는 일체의 지저분하고 더러운 것을 소진하여 청정하게 함과 동시에 태양의 분신으로 위대한 에너지를 갖는다. 이 덕에 비유하여 정보리심의 큰 힘은 지혜가 되어 번뇌를 소진하고 일체를 정화해 나간다. 그래서 이 기능을 삼각형으로 하여 적색으로 나타난다. 지화(智火)는 항상 좁은 마음을 깨고 사로잡히지 않는 공의 마음으로 이끌어 간다. 대일여래의 작용을 지화로 보여주는 것은 이에 기인한다.


 풍(風)은 일체의 티끌과 허물을 털어내고 유동 변화로 모습을 나타내지 않는다. 이에 비유하여 정보리심은 항상 인생의 폭풍과 싸우면서 무상 변화 속에 자기를 확립해 나가니 반월(半月)에 흑색으로 나타난다. 이 작용은 일체의 인과의 사슬로부터 해방되어 공(空)의 세계로 이끌어 간다.


 이상의 네 세계의 기능은 ‘공(空)’의 여러 가지 모습에 지나지 않는다. 공은 일체의 한정을 초월한 영원한 생명 그 자체이다. 그리고 그 마음은 본래의 마음 그 자체이기 때문에 보주형으로 나타내게 된다. 색은 공의 색에 따라 청색이 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주는 자기 자신의 본래 마음이며, 게다가 우주의 영원한 생명 그 자체이며, 자타의 분별을 초월한 일체공(一切空)의 입장을 나타낸다. 


 이렇게 보면 지수화풍공(地·水·火·風·空)의 다섯 가지는 정보리심의 본연의 자세를 가령 다섯 가지로 나눈 것으로, 그것은 또한 우주의 영원한 생명과 일체화된 상징이기도 하다. 다섯 가지 요소는 서로 연관되어 우주를 채우기 때문에 오대(五大)라고 하며, 이 요소들은 대생명체가 되어 우주의 진리를 개현해 나가기 때문에 오륜(五輪)이라고 불리는 것이다.


 태장대일은 우주의 생명체 그 자체이기 때문에 오륜으로 표시되고, 이를 법계탑파(法界塔婆)라고 부른다. 『태장삼매야도(胎藏三昧耶圖)』의 대일여래는 오륜탑에 나타나 있다. 모양은 방형, 원, 삼각, 반달, 보주형으로 나타난다. 이 형태는 또한 『태장삼매야도』의 각 단 만다라에 나타나 있다. 예를 들어 대일별단(大日別壇)은 방형, 불부별단(佛部別壇)은 원형, 명왕별단(明王別壇)은 반월형, 마두별단(馬頭別壇)은 삼각형이라는 형태로 나타나 있다.


 그런데 이 오대오륜(五大五輪)은 곧 우주의 대생명이고, 그 체득은 여래의 생명이며 지혜에 다름 아니다. 더구나 여래는 대상이 아니라 ‘여(如)’라는 근원의 세계에서 온 것으로 우주의 진실이자 자기의 진실 그 자체이다. 그곳에서는 모든 것이 빛나고 생명으로 가득차 있다. 


 이 관점에서 보면 태장, 금강 만다라의 모든 제존은 모두 대일 그 자체에 지나지 않고, 대일은 제존에게 빛을 내어 생명을 부여해 나가는 것이다. 그것은 외원(外院)의 신들에게도 말할 수 있는 일이다. 외원에는 화천(火天)과 지신(地神), 성숙신(星淑神), 귀신의 종류가 많이 나타나 있다. 이들 신은 원래 자연신이나 이교신, 악령귀신이기도 하다. 인도 종교의 토양이 되는 신들이지만 만다라에 편입된 신들이다.


 만다라는 차별 없이 일체를 포함한다. 만다라의 입장에서 본 신들은 단순한 자연신도, 이교의 신들도, 악령귀신도 아니다. 모든 것은 빛나는 세계이며 우주의 만물은 빛 속에 싸여 있음을 보여주려는 것이다. 자연의 산, 새소리, 들꽃, 우주의 모든 것은 빛 속에 있다. 그것이 밀교 유가(yoga)의 세계요 비밀의 세계요 만다라의 세계인 것이다. 연재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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