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총지종

총지소식

불교총지종은 ‘불교의 생활화, 생활의 불교화’를 표방하고 자리이타의 대승불교 정신을 일상에서 실천하는 생활불교 종단입니다.

유럽의 발전과 동아시아 문명

페이지 정보

호수 269호 발행인 우인(최명현) 발간일 2022-04-01 신문면수 3면 카테고리 종합 서브카테고리 지혜의 눈

페이지 정보

필자명 김태원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칼럼리스트 필자정보 - 리라이터 -

페이지 정보

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22-04-07 13:59 조회 198회

본문

유럽의 발전과 동아시아 문명

유교경전의 전래, 서양 계몽사상 형성에 영향

문화는 타 문화와 상호작용 과정을 통해 발전


근대사회가 언제 시작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서양은 대체로 르네상스를 언급합니다. 그러나 15세기 르네상스 이후 19세기까지의 기간은 매우 많은 변화가 있었던 시기로, 전체를 동질적인 시기로 보기는 어려워 다시 몇 개의 시기로 나누기도 합니다. 그 중 하나의 구분법이 미술사인데 르네상스이후 미술 사조의 흐름은 매너리즘 시기를 거쳐 바로크와 로코코로 이어지고 그 이후는 낭만주의와 신고전주의를 거쳐 인상파로 이어집니다.

바로크 미술의 유행의 배경에는 신교와 구교의 종교전쟁이 놓여 있습니다. 1519년 루터에 의해 촉발된 종교개혁은 카톨릭과 개신교사이의 피비린내 나는 종교전쟁을 불러왔고 이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바로크 미술이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가톨릭은 내부의 개혁으로 전열을 정비한 다음 천국을 경험할 듯한 화려한 성당 건축을 통해 신도들을 결집하려고 하였다면, 개신교측은 온갖 장식을 우상으로 간주하여 없애버리고 아주 단순한 교회 장식을 선호하였습니다. 오늘날 바티칸의 성 베드로 성당의 외관과 루이 14세에 의한 베르사유 궁전의 공통점은 대칭적 구도에 의한 위압감이라고 할 수 있는데 모두 바로크 양식을 대표합니다.

루이 14세 이후 바로크는 로코코 양식으로 이어지는데, 귀족들의 실내장식을 중심으로 발달하였습니다. 소수의 귀족들의 사치스런 문화인 로코코는 당시 귀족들이 가장 선호하는 양식은 중국풍이었습니다. 바로크의 직선과 대칭적인 모습은 로코코에 오면 곡선과 비대칭적 특징으로 변모하는데 이는 온전히 중국에서 건너온 장식품의 영향이었습니다. 동아시아 문명에서 정원은 기하학적 대칭 대신에 비대칭과 곡선이 강조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혁명 이후 이러한 귀족 문화는 신흥 권력층인 부유한 자본가 계층에게도 이어지게 됩니다. 이런 중국문화의 유행을 시누아즈리(Chinoiserie)라고 합니다. 동시에 중국 선교에 나섰던 선교사들에 의해 라틴어로 번역된 유교 경전이 전래되면서 계몽사상의 성립에 영향을 주었다고 봅니다.

이러한 로코코 양식은 프랑스 혁명에 의해 귀족계급이 사라지면서 같이 막을 내립니다. 혁명에 뒤이어 나폴레옹의 집권과 몰락이 이어지는데 이 시기 신고전주의와 낭만주의가 유행합니다. 신고전주의는 그리스 로마의 예술 양식의 충실한 계승위에 프랑스 혁명과 나폴레옹 시대를 충실히 표현했다면 낭만주의는 신고전주의의 형식을 강조하는 흐름에 반발하여 개성을 중시하는 사조였습니다. 낭만주의는 민족적 개성을 강조하는 민족주의에 영향을 주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등장한 인상파는 르네상스 이후 미술의 불문율과도 같은 원근법을 벗어나기 시작합니다. 미술은 다른 장르나 사상에 비해 새로운 시대를 알리는 선도적 역할을 하였는데 그 인상파에 영향을 준 것이 바로 자포니즘(Japonism)입니다.
르네상스는 화약, 나침반, 인쇄술, 종이라는 중국의 발명품이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고 합니다. 18세기 말에서 19세기에 걸친 유럽의 미술사에 영향을 준 것이 시누아즈리와 자포니즘이었고 한편으로 유교 경전의 전래는 계몽사상의 형성에 영향을 주었다고 합니다. 사실 18세기 이후 나타난 근대적 정치체제나 관료제는 서구 전통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동아시아 문화권에서는 일찍부터 시행되던 제도였습니다. 이제는 예전과 달리 서양의 근대를 자체의 내적 요인만을 강조하는 주장은 더 이상 설득력을 잃어버렸고, 외부의 영향 또한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고 봅니다.

아마도 코로나가 물러나고 해외여행이 자유로워지면서 유럽의 박물관과 미술관으로 가는 발걸음도 많아지리라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여행은 시각의 만족을 우선시하기에 눈에 보이는 화려한 건축과 조각과 회화에 매몰되기 싶지만 모든 문화는 타 문화와의 상호작용의 과정을 통해 발전한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습니다. 20세기 중반이후 특히 1968년에 일어난 68혁명 이후 본격적으로 전개되는 유럽의 새로운 사상은 불교를 도외시하고는 설명할 수 없다고도 합니다. 이제 낡은 것으로 치부하였던 동아시아 문명을 다시 새롭게 볼 필요가 있습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