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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월 한가위의 반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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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60호 발행인 우승 발간일 2004-10-01 신문면수 1면 카테고리 총지캠페인 서브카테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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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미디어커넷 입력일시 18-05-15 18:25 조회 1,30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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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월 한가위의 반보기

음력 8월은 농경민족인 우리민족에게는 일년 중 가장 풍요로운 달이다. 수확을 마친 사람들은 자연의 여러 신에게 수확에 대한 감사와 다음해의 풍년을 기원하기 위한 의식을 하 게 되고 이러한 의식의 과정에서 축제로 이어지고 그 축제가 오늘날 우리의 큰 명절인 추석의 기원이 되었을 것이라는 추정은 누구나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전통적으로 추석 세시풍속으로 벌초, 성묘, 차례가 있고 그밖에 소놀이, 강강수월래, 올게심니 등이 있는데 그중에서 지금은 거의 사라 지고 없는 반보기라는 눈물겨운 풍속이 있다. 지금이야 친정집 가기가 경우에 따라서는 이웃 집 가기보다도 더 쉬운 일일수 있지만 옛날에는 시집간 여자의 친정 나들이가 쉽지 않았다. 또한 요즘처럼 교통수단이나 전화와 같은 여러 가지 통신수단이 있어 안부가 궁금하면 서로 쉽게 연락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한번 시집을 가면 여간해서는 서로 소식을 주고받기 힘들었던 데에서 생긴 며느리들을 위한 풍속이 반보기다. 추석날 전에 이미 친정에서 편지를 사돈 댁에 띄워 추석날 이후 날을 잡아 딸을 상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친정집으로 직접 가는 것이 아니라 친정에서 시댁까지의 거 리를 어림잡아 중간지점에서 딸과 만나는 것이다. 지금말로 한다면 ‘추석맞이 며느리 특별휴가'인 셈이다.

평소엔 서슬이 퍼렇던 시어머니도 추석날이 가까워 오면 며느리가 반보기가며 입을 옷도 한 벌 지어 놓는 것이고, 그 해 농사에 따라 패물 한 가지도 준비하는 모습을 보인다. 반보기 에 나설라치면 부엌에서 음식 한 가지라도 더 들고 나와 짐 속에 찔러 넣으며 “가서 즐겁게 놀다오너라” 하는 말 한마디. 그 때문에 며느리는 더 눈물이 난다. 친정어머니 역시 딸에게 조금이라도 맛있는 음식을 많이 먹이고 사돈댁에 보내고자 보따리마다 음식을 가득 담고 이고 지고 집을 나선다.

요즘은 오가는 일이 자유로워서 그런지 딸들의 친정나들이가 오히려 예전 반보기보다 못하다. 저마다 차를 몰고 후다닥 왔다가 후다닥 떠나버린다. 아침나절에 왔다가 점심밥을 먹으 면 벌써 갈 걱정부터 한다. 길 막힌다는 핑계로 왔다가 가기 바쁘다. 외손자 얼굴 익힐겨를도 없다. 새로운 반보기 풍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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