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능변식(能變識) 준비하는 나의 마지막 - 제8식의 명칭 ‘아뢰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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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47호 발행인 인선(강재훈) 발간일 2020-06-01 신문면수 4면 카테고리 지혜 서브카테고리 -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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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20-06-03 12:34 조회 5,491회본문
심뽀 이야기 7
카메라의 필름과 같은 역할을 하는 무의식
종자를 저장하는 의미가 가장 강하게 부각
제8식은 여러 가지 이름을 가지고 있다. 먼저 제1능변식이라는 용어를 생각할 수 있으며 제1이라고 하는 것은 제일 먼저라는 뜻이다. 그래서 발생순서에서 제8식은 제일 먼저이며, 나머지 심식들을 발생하게 한다는 점에서 능히 변화를 주도하고 일으키는 심식이라는 뜻이다. 이런 점에서 제8식은 모든 식의 근본이 되는 식이라는 뜻으로 근본식이라고 칭한다.
아뢰야(Alaya)는 ‘저장하다’
산스크리트어 아뢰야(Alaya)는 ‘저장하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그러면 무엇을 저장한다는 말인가? 종자(種子, 산스크리트어 bija)를 저장하는 것이다. 우리가 일상을 통해서 하는 생각과 행동은 하나도 빠짐없이 종자로 변해 아뢰야식에 저장된다. 종자를 업이 남긴 흔적, 남겨진 습관적 기운이라는 의미에서 습기(習氣)라고도 한다. 이 종자 또는 습기는 의식이나 의지보다 더 깊은 곳에 남겨진다. 이 업이 남긴 종자가 저장되어 있는 곳이 바로 아뢰야식이다.
업장(業藏) 혹은 장식(藏識)
아뢰야식은 모든 일어난 일이나 생각들을 전부 받아들여서 기록하고 저장하는 카메라의 필름과 같은 역할을 하는 무의식이 아뢰야식이다. 여러 행위가 필름에 찍히듯이 업이 돼 아뢰야식에 전부 저장되게 된다. 그래서 아뢰야식을 업장(業藏=업의 창고) 혹은 장식(藏識)이라고도 한다. 장식이라는 말은 결국 무엇을 저장하는 심식인데 무엇을 저장하는지 알아보자.
유식학에서 인간의 행위는 심식으로 인해서 이루어지게 되고, 이 심식으로 이루어진 인간의 행위들은 단순히 사라지는 것이 아니고, 특정한 형태로 심식 속에 저장된다고 한다. 그 저장되는 과정을 유식에서는 훈습(熏習)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훈(熏)이란 향을 싼 종이에 향기가 나듯이 사물에 깊고 은근히 배여 들어가서 그 속에 무엇인가 흔적을 남긴다는 뜻을 갖춘 단어이다. 습(習)이란 이러한 것이 습관적으로 지속되게 되면 꾸준하게 그것이 배여 들어가서 일정한 효능을 지닌 가치로 전환되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게 아뢰야식 속에 전환된 가치들을 유식에서는 종자(種子)라는 단어로 설명하고 있으며, 종자란 씨앗을 말하고, 미래의 가치로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 것이라는 점에서 붙인 이름이다.
우리들이 하고 있는 모든 행위들을 유식에서는 현행(現行)이라는 용어로 쓰인다. 현행된 모든 행위들은 없어지는 것이 아니고, 일정한 훈습이라는 과정을 거쳐서 다시 우리들의 심식 속에 종자라는 가능성으로 저장되고, 다음의 현행을 일으키는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된다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우리들의 활동, 즉 현행들이 훈습되어서 종자가 되어가는 과정들을 요약해서 현행훈종자(現行熏種子)라 칭한다.
종자생종자와 종자생현행
이것은 모든 행위는 훈습되어서 종자로 저장된다는 의미로 해석되며, 한번 훈습된 종자는 있는 그대로 유지될 수 없다. 왜냐하면 우리들은 끊임없이 행위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저장된 종자는 멈추지 않고 끝없는 현행들의 연속에 의해서 지속적으로 훈습되어지기 때문에 저장된 종자는 다시 새로운 종자로 변모되면서 끊임없는 변화의 과정을 지속하게 된다.
그런 과정을 종자가 새로운 종자로 거듭 태어난다고 해서 종자생종자(種子生種子)라고 한다. 그렇다면 현행으로 저장된 종자의 지속적인 훈습에 의해서 새로운 종자가 생겨가는 과정을 거쳐서 결국은 현재의 종자가 현재의 상황에 대하여 현행이라는 현실적인 행동으로 다시금 드러나게 되는 과정을 맞게 된다. 이렇게 현실적 행위로 종자가 나타나게 되는 것을 종자생현행(種子生現行)이라 한다.
제8식은 종자를 저장하는 의미
이렇게 되면 우리들의 과거 행위들이 사라지지 아니하고, 아뢰야식 속에 종자로 저장되고, 이런 저장의 과정을 지속적으로 거쳐 가는 동안 종자의 가능성에 의해서 어떤 여건과 상황을 만나게 되면, 저장된 종자의 가능성에 적합한 행위를 유도하는 종자를 아뢰야식 속에 지닌다는 의미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제8식의 역할은 어떤 심식보다도 종자를 저장하는 의미가 가장 강하게 부각되며 이 심식을 일반적으로 아뢰야식 또는 장식이라고 말한다. 또한 아뢰야식 속에 저장된 종자는 잘 보존되어야 하며, 쉽게 잃어버리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만 종자를 저장하는 아뢰야식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다. 이 점에서 종자를 잃어버리지 않는다는 의미로 무몰식(無沒識)이라고 하기도 한다. 여기서 몰(沒)은 사라지고 없어진다는 뜻이다. 한번 저장된 종자들은 변화는 있겠지만 결코 사라지지 말아야만 과거의 행위가 현재의 결과로써 나타나게 될 수 있다.
현행의 결과는 새로운 원인
과거 현행의 결과로서의 종자가 새로운 원인이 되고, 여기에 의해서 현재 현행의 결과를 유발할 수 있는 가능성으로서의 아뢰야식을 설명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일정한 과거의 원인이 현재의 결과를 발생하기 위해서는 이 과정 속에 인과관계가 성립되어야 하므로 반드시 종자를 잃어버리지 않는 그런 능력과 작용을 아뢰야식이 갖추고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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