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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멋지고 가장 유쾌한 여자 주인공 <내 이름은 김삼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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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50호 발행인 인선(강재훈) 발간일 2020-09-01 신문면수 10면 카테고리 문화 서브카테고리 불교와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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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명 김은주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작가 필자정보 김은주 작가 리라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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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20-09-02 15:37 조회 3,69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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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멋지고 가장 유쾌한 여자 주인공 <내 이름은 김삼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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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이름은 김삼순>은 2005년도에 MBC에서 방영됐던 드라마입니다. 


 일반적으로 드라마에 나오는 여자 주인공은 하나같이 예쁘고 착했습니다. <꽃보다 남자>와 같은 드라마가 대표적일 것입니다. 예쁘고 착한 여자 주인공은 비현실적인 존재로 여겨졌습니다. 우리와는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들로 보였습니다. 


 그런 면에서 <내 이름은 김삼순>은 매우 특별한 드라마였습니다. 외모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음을 보여준 것입니다. 외모가 아름답지 않아도 재미있는 성격이나 자기 삶에 대한 확고한 신념 등으로 충분히 매력을 보여줄 수 있다고 드라마는 말했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사람들에게 공감을 일으켰습니다. 사람들은 이 드라마에 열광했습니다. 당시 시청률이 50%를 넘었고, 지금도 가장 인기 있는 드라마 중 하나로 회자하고 있습니다. 


 김삼순(김선아)은 예쁘지도 순종적이지도 않았습니다. 거기다 나이도 많았습니다. 지금으로 치면 30살은 그렇게 많은 나이가 아니지만 드라마가 방영되던 2005년도에는 노처녀 취급받았습니다. 그래서 오래 사귄 남자친구에게 차이기도 했습니다. 어리고 예쁜 여자에게 가겠다면서 삼순을 버린 것입니다. “이런 족발 같은 손을 가진 여자랑 누가 사귀고 싶겠어?”라는 뼈에 사무칠만한 말을 듣기도 했습니다. 김삼순은 외모 때문에 이래저래 모욕을 당하면서 살았습니다.


 그렇지만 김삼순은 결코 기가 죽지 않았습니다. 타인의 평가에 연연해 하는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남자 주인공인 현진헌과의 첫 만남에서 김삼순은 자신을 여실히 보여주었습니다. 5년이나 사귄 남자친구가 바람피운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미행했는데, 방귀 뀐 놈이 성질낸다고 오히려 남자친구가 이별을 통보했습니다. 그것도 크리스마스이브에. 섭섭함과 분노, 억울함 등의 감정으로 제정신이 아니었던 김삼순은 남자 화장실로 뛰어 들어가 울었습니다. 눈물 콧물 흘리다 보니 마스카라가 번져 얼굴에는 검은 강이 흐르고 머리는 산발이고, 바로 이런 모습으로 백마 탄 왕자 현진헌을 처음 만난 것입니다. 


 김삼순이 남자 주인공 현진헌을 이런 모습으로 만났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둘은 나중에 연인으로 발전하게 되는데 현진헌이 김삼순의 외모가 아니라 다른 것에 매력을 느꼈다는 의미입니다. 신데렐라가 왕자를 만날 수 있었던 것은 아름다운 외모와 마법사가 추천해준 멋진 드레스와 유리구두가 있었기에 가능했고, 백설 공주나 잠자는 숲속의 공주 등 다들 예쁜 외모 덕에 왕자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김삼순은 최악의 외모로 왕자와 같은 남자를 만난 것입니다. 


 그렇다면 왕자를 차지한 김삼순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언제나 진심을 다하는 것입니다. 사랑할 때도 마지막 사랑인 것처럼 최선을 다했으며, 고등학교만 졸업한 김삼순은 자신의 힘으로 프랑스로 건너가 요리학교 중 가장 유명하다는 르 꼬르동 블루를 졸업해서 뛰어난 파티시에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자기 삶을 꾸리는 데도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것보다도 더 큰 매력은 솔직담백하다는 것입니다. 타인을 의식해서 자신을 꾸미거나 하지 않았으며 언제나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내보였는데 그것이 다른 사람의 마음을 열게 하는 것 같았습니다. 


 이름과 관련한 에피소드에서도 삼순의 자기 존중감이 드러났습니다. 원래 김삼순은 자신의 이름을 부끄러워했습니다. ‘삼순’이라는 이름을 갖고 살아간다는 건 사실 뚱뚱한 외모만큼이나 삼순에게는 콤플렉스였습니다. 그래서 김희진이라는 가명을 쓰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김희진으로 개명을 하려는 절명의 순간이 오자 포기했습니다. 김삼순이라는 이름을 선택한 것입니다. 좀 더 세련돼 보이는 이름 대신 촌스럽게 여겨지는 김삼순을 선택했다는 말은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인다는 의미였습니다. 


 마지막 또한 다른 여타의 드라마들하고는 달랐습니다. 김삼순이 비록 다른 여자 주인공들처럼  백마 탄 왕자를 만나 연애를 하긴 했지만 차이점이 있었습니다. 못생기고 뚱뚱했던 여자 주인공이 마법이 풀리면서 날씬하거나 예뻐지거나 하는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으며, 또 현실 연애를 지향했던 만큼 결혼이라는 결승점을 끝으로 삼지도 않았습니다. 삼순은 여전히 뚱뚱하고 욕도 꽤 잘하는 노처녀고 이름도 촌스러운 김삼순입니다. 그렇지만 그녀는 지금 현재 왕자를 만나 평범한 연애를 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판타지를 제시한 드라마였습니다.


 작가 김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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