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와 같은 재앙을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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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54호 발행인 인선(강재훈) 발간일 2021-01-01 신문면수 10면 카테고리 종합 서브카테고리 -페이지 정보
필자명 박희승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교수 필자정보 박희승 불교인재원 교수 리라이터 -페이지 정보
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21-01-12 15:47 조회 3,044회본문
코로나와 같은 재앙을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
예측 불가 전염병의 대유행
인류가 이 우주 지구에 출현하여 지금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생사문제가 있었습니다. 불기 2564(서기 2020)년에 맞이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에 따른 전염병의 위기 사태도 그런 생로병사 중에 하나입니다.
인간뿐 아니라 일체 중생은 늘 생사 문제에 직면하지요. 그런데,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100년 만에 맞이하는 아주 큰 문제입니다. 보도에 의하면, 2020년 12월 20일까지 전세계 확진환자 7천6백만여 명에 사망자 1백6십9만 명에 달하니 참으로 심각합니다. 100여 년 전인 1918년에 유행한 ‘스페인 독감’은 2천만 명의 사망자가 나왔다고 하지요.
다행히 지금 인류는 1년 만에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하여 이 사태를 수습해나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 말로는 백신 접종이 시작되는 올해 하반기에는 어느 정도 정상화를 예견하지만, 아직도 이 사태의 끝을 정확히 예측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맹목적 믿음의 어리석음
코로나19를 둘러싼 뉴스는 연일 우리에게 공포와 괴로움을 줍니다. 뉴스만 보면, 이 사바세계가 고통의 바다라는 부처님의 말씀을 절감합니다. 하지만 부처님께서는 세상이 고해라는 말씀과 더불어 해법을 주셨습니다. 바로 수행과 깨달음을 통해 생사고해를 벗어나는 길, 바로 불교, 부처님의 가르침이지요.
우리는 얼마 전까지도 무엇을 믿으면 코로나도 안 걸린다, 걸렸던 코로나도 다 달아 난다 운운하는 일부 종교인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교회당이 코로나 전파의 온상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제는 코로나19 바이러스 문제를 맹목적인 믿음을 통해서는 해결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더 확산시켜 고통을 가중시킨다는 것을 깨달았지요. 물론 코로나시대에 불안이나 공포심 때문에 종교에 관심을 가지는 분들도 많겠지만, 맹목적인 믿음이라는 어리석고 무지한 대처는 사태를 악화시킵니다. 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중세 유럽 가톨릭교회가 페스트에 잘못 대처하여 종교개혁과 르네상스가 일어났다는 진단과 평가를 주목해야 하겠습니다.
반야심경에서 배우는 지혜
그렇다면, 부처님의 가르침은 이 코로나시대에 어떤 해법을 제시할 수 있을까요? 이제 불교의 지혜를 살펴보겠습니다. 우리 불자들이 일상에서 가장 자주 많이 독송하는 경전인 「반야심경」에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照見五蘊皆空 조견오온개공
度一切苦厄 도일체고액
“오온이 공한 것을 비추어 보고
온갖 고통과 재앙에서 건너느니라.”
그렇습니다. 아무리 크고 작은 고통과 재앙을 만나더라도, 코로나사태와 같은 재앙을 겪더라도 ‘오온(五蘊, 다섯 가지 쌓임)’ 즉, ‘나’라는 것이 공하여 실체가 없는 연기, 무아라는 정견으로 보아야 합니다. 우리는 늘 내가 있다고 내가 영원하다고 착각하며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생로병사가 두렵고 고통스럽습니다. 고통 받는 두려운 나라는 실체가 본래는 없습니다. ‘내가 있다’고 착각하고 있을 뿐입니다. 부처님은 “오온이 무아(無我, 나라고 할 것이 없는 나)”라 하셨습니다. 우리도 부처님의 반야지혜로 고통과 재앙에서 벗어나 영원한 행복의 길로 가야 하겠습니다.
기도 수행하며 언행 닦아야
부처님의 가르침이 어떤가요? 가장 합리적이지 않나요? 저 하늘에 있는 신이나 그 어떤 것을 믿어서 코로나를 극복하는 것보다는 우리 인간이 스스로의 지혜를 밝히고 서로 도와서 고통과 재앙에서 벗어나는 것이 더 나은 길이 아닌가요?
이와 같이 부처님 가르침을 이해하고 믿고 행하여 코로나사태와 같은 생사고해에서 벗어나려면 매일 불교 경전을 열심히 공부하고 정기적으로 선지식의 법문을 들으며, 기도 수행하여 언행을 닦아야 합니다. 어떤 고통과 재앙도 인연법으로 오는 것이고 가는 것입니다. 코로나에 대하여 전문가의 방역지침을 잘 따르고 조심하되 지나친 공포심이나 두려운 마음은 버려야 합니다. 반야심경의 말씀처럼 바른 안목으로 살펴 평상심으로 이 사태를 지혜롭게 넘어가야 하겠습니다.
박희승 불교인재원 교수
(사)한국명상지도자협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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