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 명상의 유행과 불교의 정견(正見)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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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56호 발행인 인선(강재훈) 발간일 2021-03-01 신문면수 10면 카테고리 종합 서브카테고리 -페이지 정보
필자명 박희승 교수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 리라이터 -페이지 정보
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21-03-05 14:26 조회 2,959회본문
현대 사회 명상의 유행과 불교의 정견(正見)에 대하여
전 세계적인 대형 비즈니스로 성장
21세기 들어 미국을 중심으로 명상 붐(boom)이 크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지금 미국의 구글(google), 페이스북(facebook), 포드(ford) 등 세계 최고 기업들이 임직원의 스트레스 감소와 생산력 향상을 위해 ‘마음챙김(Mindfulness) 명상’을 하고, 또 미국 유명 종합병원에서도 암과 같은 중병환자들에게도 치유를 돕기 위해 명상을 하며, 나아가서 학교와 스포츠 계, 그리고 군대까지도 마음챙김 명상이 보급되고 있답니다. 이제 미국 엘리트사회에는 명상이 주류 문화가 되었다고 합니다.
서양에서 명상은 자본주의사회에서 산업화되어 엄청난 비즈니스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명상앱 헤드스페이스(headspace)는 세계 190여 나라에 3,600만 명의 회원이 있고, 조 단위의 기업 가치를 지닌 사업체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동안 명상은 동양인의 전유물로 알려져 있었는데, 근래에는 미국 등 서양에서 명상의 과학적 효과를 내세우며 오히려 한국에도 그런 명상이 역수입되고 있습니다. 사실 명상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류의 보편적인 정신문화입니다. 그런데 현대에 유행하는 명상은 대체로 부처님의 깨달음에서 유래한 불교 명상에서 나왔다고 보는 것에는 별 이견이 없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서양에 명상 붐은 불교의 입장에서도 크게 환영할 일이고, 좋은 일로 보여집니다.
하지만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주립대학 로널드 퍼서 교수가 자신을 불자라 하면서, 「마음챙김의 배신」(필로소픽)이란 저서를 통해 미국의 ‘마음챙김’ 명상에 대하여 날카로운 비판을 하여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서양의 마음챙김 명상에 대한 비판
퍼서 교수는 미국의 마음챙김 명상 지도자들이 불교에서 명상법을 배우고 이것을 과학과 결합하여 가르치고 있음에도 불교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한답니다. 실제 마음챙김이란 불교의 팔정도 중 정념(正念)을 말합니다. 팔정도 중에서 정념의 마음챙김을 명상 프로그램화하여 경쟁 위주의 자본주의 사회에서 지친 현대인들에게 심신 치유에 효과가 있다고 홍보하여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그러나 퍼서 교수는 마음챙김 명상가들이 개인의 스트레스 해소와 내면의 평안만 강조하지 대량 실업이나 가난, 기후 변동과 같은 사회적인 고통은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합니다. 더구나 그들이 말하는 마음챙김 명상의 스트레스 감소의 효능 같은 것은 불교의 일반적인 기도, 주력, 참선을 하면 다 나오는 것인데, 마치 자신들의 전유물인양 홍보하는 것도 문제라는 것입니다. 또한 마음챙김 명상이 군대에도 보급되면서 적을 살상해야 하는 군인들의 심신 안정에 이용되는 것도 비판합니다. 불교의 입장에서는 불살생의 계율을 지키고 자비행을 해야 하는데, 살생의 용기를 내고 그 고통을 치유하는데 명상이 이용되는 것이 과연 바른 일인가에 의문을 제기합니다.
서양의 명상 붐은 좋은 일이고 장려할 일이죠. 하지만, 마음챙김 명상은 불교에서 가져갔지만 불교가 아닙니다. 불교 명상은 중도, 팔정도에 기반해야 합니다. 즉, 나와 세상을 보는 바른 안목인 정견을 갖추고 명상해야 합니다.
명상은 중도, 팔정도에 기반해야
팔정도의 정견을 배제하고 마음챙김만 한다면 비록 일시적인 효과는 있겠지만, 궁극적인 생로병사의 괴로움의 해결로 가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더구나 정견 없는 마음챙김 명상이 ‘내가 있다’는 입장에서 남과 경쟁하고 상대를 헤치는 능력을 높이는데 이용된다면 그것은 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는 명상, 기도, 참선을 하더라도 불교의 팔정도에 기반한 수행을 하면서 이타행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이것이 불교의 지혜와 자비 정신입니다. 서양의 마음챙김 명상붐을 정견하는 지혜가 필요한 때입니다.
박희승 불교인재원 교수
(사)한국명상지도자협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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