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총지종

총지소식

불교총지종은 ‘불교의 생활화, 생활의 불교화’를 표방하고 자리이타의 대승불교 정신을 일상에서 실천하는 생활불교 종단입니다.

밀교란 무엇인가?_밀교의 특징<4>

페이지 정보

호수 257호 발행인 인선(강재훈) 발간일 2021-04-01 신문면수 8면 카테고리 밀교 서브카테고리 -

페이지 정보

필자명 법장원 김재동 연구원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 리라이터 -

페이지 정보

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21-04-02 14:30 조회 2,810회

본문

연재글: 밀교연재 (회)

밀교란 무엇인가?_밀교의 특징<4>
밀교의례, 인도 종교의 시대적 변천과 맞닿아

의례의 활성화①


인도의 종교 의례라는 말에서 사람들은 무엇을 떠올릴까. 

갠지스 강에서 탁한 물에 허리까지 몸을 담그고 뭔가를 외우면서 물을 뒤집어쓴다거나, 혹은 사두라고 불리는 요가 행자가 전라에 가까운 모습으로 머리는 마음껏 자르고 이마에는 자신이 소속된 종파를 나타내는 세 가닥의 선과 U자를 안료로 그려 온몸에 재를 바르는 모습 등을 떠올릴 수 있다. 


이는 인도 다수파를 차지하는 힌두교도들의 실천의 한 전형일 뿐, 인도의 종교 의례를 대표하는 예라고 할 수 없다. 한 손이나 한 발을 드는 등의 고행을 몇 년씩 스스로에게 부과하는 일도 떠올릴 수 있다.

의례란 무엇인가를 한마디로 설명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종교적인 상황에서 행해지는 유형화된 행동양식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행위는 정형화되었기 때문에 반복이 가능하며 시대를 초월하여 계승된다. 의례적인 장면에서는 종종 그 사회나 집단의 세계관이나 가치관이 명료하게, 혹은 심볼릭(symbolic)하게 나타난다. 인류학자가 특정한 사회나 문화를 다룰 때 의례에 주목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M. 엘리아데는 ‘모든 의례는 시원(始源) 당시 신들의 행위의 반복이다’고 하였는데, 사회가 계승하는 신화적 내용이 의례에서 재현되는 것은 보편적으로 볼 수 있다. 의례(ritual)나 의식(cerenony)은 같은 뜻으로 쓰지만, 인도의 경우 특히 구시대의 종교의례를 가리켜 ‘제식(祭式)’이라는 말도 많이 쓰이며, 여러 사람이 행하는 집단적 의례라는 뉘앙스가 강하다. 

요가와 같은 개인적인 종교실천은 이러한 의례의 정의에는 반드시 합치하지 않지만, 의례의 한 과정으로서 행해지는 경우도 있고, 그 경우는 정형화된 반복 가능한 행위임에는 변함이 없다.

인도의 종교 의례를 구체적으로 소개하기 전에 그 일반적 특징으로 다음 세 가지를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


신들과의 교류를 

목적으로 하다


인도의 모든 종교는, 무엇보다도 신들과의 교류를 목표로 했다. 고대 베다 제식부터 현대 힌두교 사원에서 행해지는 의례에 이르기까지 인도인들은 의례의 장에서 신들과 소통하는 것으로 일관하고 있다. 

다만, 그 방법은 시대나 종교에 따라 크게 다르며, 교류 대상의 신들이 누구인지, 어떤 모습을 하고 어떤 명칭을 가졌는지는 같지 않다. 

그러나 어떠한 초월적 존재나 성스러운 것(이것을 사람은 카미(kami)나 불(佛)이라고 부른다.)에 대해 절대적인 신뢰를 두어, 관계하려고 한 것에는 공통점이 있다. 


말은 중요한 역할


두 번째, 말의 중요성은 의례 속의 말에 대한 절대적 신뢰에서 나타난다. 베다의 보조학에서는 제식에 관한 학문 중에서도 말에 관한 분야는 문법, 운율, 음성, 어원 등 다방면에 걸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의례가 효력을 발휘하고 의례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말이 중요했음을 보여준다.


만약 의식(儀式)에서 만트라에 포함되는 말 뿐만 아니라 각 음절의 높낮이나 모음의 장단 등의 어느 것 하나라도 잘못 발성되면, 그것은 즉시 의례의 실패로 연결된다. 그래서 베다 제식에는 만트라가 제대로 이루어지는지 감시하는 제관들이 종종 포함되어 있다. 

인도의 의례에서 말은 의식(儀式)이라는 복잡한 기계 전체를 올바르게 작동시키기 위한 이른바 스위치이며, 나아가 그것을 계속 움직이게 하는 연료이기도 하다.


유닛(unit) 구조로 형성


세 번째, 유닛으로 구성된다는 특징은 의례의 구조에 관한 것이다. 인도의 의례나 제식은 여러 개의 유닛으로 분해할 수 있다. 

이들 유닛은 특정 의례에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의례의 종류와 관계없이 또 시대를 초월해 등장한다. 하나의 의례 안에서 동일한 유닛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고, 복수의 유닛이 또 하나의 틀이 되어 다른 의례 안에서 그대로 사용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의례의 유닛을 아는 것은 의례의 구조를 알 수 있는 매우 중요한 포인트이다.


그뿐만 아니라, 의례의 형성이나 변천을 탐구하는 데도 유효한 단서가 된다. 하나의 의례는 여러 유닛의 집합체이지만, 어느 유닛을 선택하고,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 의례의 특색이 나타난다. 단 유닛 구성의 의미는 반드시 명료하게 읽히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인도에서 불교는 의례에 대해 매우 냉담했다. 부처는 성도(成道) 전에 고행을 포기한 이야기는 유명하다. 브라만들의 제식주의에 늘 비판적이었음은 초기 불교 경전에 여러 번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시대와 함께 불교 승려들이 신자들을 위해 주술적인 치병행위를 하는 것을 불교 교단이 묵인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런 행위도 교단 내에서는 공식적으로 용납되지 않았다. 물론 경전 독송이나 불탑, 불상 예배가 대승불교 시대에는 왕성했지만, 대다수 승려들은 명상과 사색이라는 개인적인 종교 실천으로 하루하루를 보냈을 것이다.

그러나 밀교의 시대에 이르러서는 의례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가 변한다. 그리고 위에 나타낸 세 가지 특징을 모두 갖춘 밀교의례가 등장한다. 이러한 밀교의 의례는 인도 종교의례의 시대적 변천에서 과정 속에서 파악할 필요가 있다.


<다음호에 이어>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