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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괴로움은 나의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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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62호 발행인 인선(강재훈) 발간일 2021-09-01 신문면수 10면 카테고리 종합 서브카테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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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명 박희승 교수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 리라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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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21-09-02 14:37 조회 2,36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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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글: 박희승 교수의 불교로 여는 삶 (5회)

스트레스, 괴로움은 나의 지혜
스트레스 느낄 때, 스트레스를 알아차려야 ... 나를 비우고 남을 돕는 수행이 불자의 지혜

괴로움은 인간의 근본 문제입니다. 현대인들에게 괴로움은 스트레스라 할 수 있습니다. 마음이 불편하거나 일이 뜻대로 안 될 때, 다른 사람들과 갈등할 때 우리는 스트레스를 느낍니다. 현대 의학에서는 스트레스가 만병의 근원이라 하고 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스트레스가 없었을까요?

경전으로 보건대 여래가 괴로움을 느낀 기록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부처님도 병고에 시달린 기록은 있습니다. 등에 종기가 나거나 말년에 상한 음식을 드시고 복통을 앓았습니다. 하지만 부처님께서는 병이 나도 그것을 괴로움으로 받아들이지 않으셨습니다. 병은 인연에 의해 오고 가는 것이니 집착하거나 괴로워하지 않고 그냥 그대로 받아들일 뿐이셨습니다.

또 어느 때 부처님께서 한 마을에 갔을 때, 브라만이 부처님께 얼굴에 침을 뱉고 모욕을 준 일이 있습니다. 그래도 부처님께서는 태연하게 평상심으로 지나가셨습니다. 「금강경」에는 부처님께서 전생의 수행자 시절에 극악무도한 가리왕에게 사지를 절단하는 악행을 당하고도 원망하거나 미워하지 않으셨다는 말씀이 있으니 과연 부처님이시죠. 그렇다면 어째서 부처님은 스트레스와 괴로움을 받지 않으셨을까요? 

부처님께서는 인간의 근본 문제인 생로병사의 괴로움을 해탈하여 영원한 대자유를 누리신 분입니다. 사실 이것이 불교의 존재 이유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인간이 태어나서 늙고 병들어 죽는 괴로움을 영원히 해탈하는 길을 발견하고 그 길을 우리에게 알려주셨으며, 이것이 불교입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팔만대장경이라 하여 너무나 방대하니 불교 안에도 참으로 다양한 지혜가 있습니다.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지혜만 하더라도 「아함경(팔리어 니까야)」과 같은 초기경전에서는 고집멸도(苦集滅道)의 사성제를 말씀하십니다. 괴로움과 괴로움의 원인인 집착, 괴로움을 없앰과 괴로움을 없애는 길, 이 네 가지 진리로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남방불교의 위빠사나는 내 마음에서 괴로움이 일어나면 그것을 무아의 지혜로 알아차려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수련을 안내합니다. 스트레스를 느낄 때 스트레스를 알아차려 “이것도 무상, 무아다” 이렇게 보고 집착하지 말고 지나가라고 가르칩니다.

대승불교에서는 괴로움을 다르게 봅니다. 즉 일체 만물이 연기, 무아, 공이니 나라고 할 독립된 실체가 없는 것이죠. 내가 무아, 공인데 스트레스 괴로움이 어디에 있을까요? 단지 본래 무아인데, ‘내가 있다’는 착각에 빠져 중생으로 살고 있으니 나도 있고, 괴로움도 있다고 보아 생사윤회를 멈추지 못합니다. 그래서 대승에서는 나도 괴로움도 있다는 착각에서 벗어나기 위해 나를 비우는 수행을 열심히 하면서 남을 돕는 보살로 살아가라고 합니다. 나를 비우고 남을 돕는 수행이 대승불교의 지혜입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면 선(禪)의 지혜가 있습니다. 선은 괴로움이 그대로 지혜라고 봅니다. 선도 중생이 본래 부처라는 입장이니 나-너, 선-악, 중생-부처 등 대립하는 양극단은 모두 망상이고, 본래는 다 완전하다고 봅니다. 즉 나를 괴롭히고 힘들게 하는 스트레스 괴로움도 무아로 보는 정견(正見)을 세우면 지혜로 바뀌어 일체를 밝게 보게 됩니다. 이게 말이 쉽지 가능하겠느냐? 말들이 많겠지요? 하지만 불교를 믿고 이렇게 스트레스 괴로움을 느낄 때마다 “스트레스도 괴로움도 나도 본래 없다!” 하면서 집착하지 말고 담담하게 생활하고 일하다 보면 어느 순간 스트레스 괴로움도 가벼워지고 짜증과 화가 줄어드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혹 스트레스로 괴로움을 느끼실 때마다 이것을 반복해서 훈련해 보시길 바랍니다. 처음에는 잘 안되지만, 계속 애쓰다 보면 어느 순간에 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러면 스트레스 괴로움이 오히려 나를 대자유로 나아가게 하는 동력이 될 것입니다. 이것이 불교의 지혜입니다!   


박희승 불교인재원 교수 

(사)한국명상지도자협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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