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에 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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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63호 발행인 인선(강재훈) 발간일 2021-10-01 신문면수 2면 카테고리 종합 서브카테고리 내 눈높이로 읽는 소의경전<3>페이지 정보
필자명 - 필자법명 승원 정사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 리라이터 -페이지 정보
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21-10-05 11:36 조회 2,515회본문
경전에 길이 있다
3. 법문의 이해를 돕는 사전지식
6) 반야심경
‘관자재보살이 깊은 반야바라밀을 행할 때 오온이 공함을 비춰보아 일체 고통의 바다를 건넌다.’ 반야심경은 그야말로 존재의 실상에 대한 지혜인 반야에 대한 법문입니다. 반야심경을 많은 분들이 관념적으로 해석하는데 이것은 무리(無理)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눈 귀 코 혀 몸 마음에서 매 순간 일어나는 실재인 ‘법(法)’들을 무상과 무아적 견해로 관찰할 때 모든 법이 존재하는 모습, 공상(空相)은 불생불멸(不生不滅), 불구부정(不垢不淨), 부증불감(不增不減)하다는 것입니다. 모든 법이 이러한 공상(空相)으로 이해되기에 모든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입니다. 나고 죽는다든지, 더럽고 깨끗하다든지, 많고 적다든지 하는 것이 마음이 그려낸 것이며 실상은 오직 육문에서의 앎(법法)만이 찰나적으로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반야심경의 내용이 이러하기에 반야의 지혜가 없이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우리말로 외운다 한들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니 마음 와닿기가 어렵습니다.
7) 당체법문(當體法門)
우리가 경험하는 모든 일들을 법신불의 당체설법으로 보며 이러한 설법을 바르게 이해함으로써 모든 존재들의 실상을 깨달아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당체법문을 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당체법문도 지혜의 수준에 따라 2가지로 구분될 수 있을 것입니다.
첫째, 존재의 실상에 대한 반야의 지혜가 없는 관념의 세계만 이해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경험하는 일들을 통해 법문을 관념적으로 해석합니다. 예를 들면 지금 일어나는 일들을 법신 부처님의 예지(豫知)로 보고 자신의 당면한 문제를 이것으로 판단하고 결정하는 일이 있는데 그러나 우리가 여기서 경계해야 할 것은 이러한 일이 법신불의 설법이 아니라 우리의 마음이 해석하고 판단한 것이라는 점입니다. 이것이 법문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행자의 마음이 탐진치 삼독심이 아닌지를 점검해야 합니다. 탐진치 삼독심에서 판단한 것은 번뇌이기 때문입니다. 중생에게 번뇌는 중생의 지혜를 능가하기 때문에 마치 우리에게 유리한 결정인듯 하지만 결과적으로 불행을 초래하게 됩니다. 삼독심과 삼독심 없음, 번뇌와 번뇌 아닌 것을 구분할 수 있는 지혜가 없는 사람이 법문을 보는 것은 사실 이러한 차원에서 매우 위험한 일입니다. 최소한 이러한 관념적인 자신의 판단이 자신을 더 인욕하고 하심 (下心)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이끈다면 관념적이긴 하지만 행자 자신의 삶을 보다 긍정하고 활기차게 만들 수 있는 측면에서 당체법문이라고 보아도 좋을 것입니다.
둘째, 존재의 실상에 대한 이해가 있는 사람은 내게 경험되어지는 많은 일들이 실상은 여섯 감각기관에서의 앎일 뿐이라는 반야의 지혜로 이해됩니다. 경험되는 모든 것이 관념을 벗어난 실제, 즉 법(法)으로 이해하는 것입니다. 삶을 통해서 경험하는 모든 순간이 다 법신부처님의 당체법문이 되는 것입니다.
대일경 주심품에서는 자기의 마음을 여실하게 아는 것이 보리심이며 이 보리심이 일체지지의 원인이라고 했습니다. 지금 이순간 앎에서 실제하는 법을 여실하게 아는 자만이 반야의 당체법문을 열고 법신불의 당체설법을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擧手動足 皆成密印
손과 발의 움직임이 모두 밀인이고
開口發聲 悉是眞言
입을 열어 나는 소리 모두가 진언이라
起心動念 咸成妙觀
한 생각 이는 마음 일체가 묘관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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