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총지종

총지소식

불교총지종은 ‘불교의 생활화, 생활의 불교화’를 표방하고 자리이타의 대승불교 정신을 일상에서 실천하는 생활불교 종단입니다.

욕망과 집착의 과보

페이지 정보

호수 269호 발행인 우인(최명현) 발간일 2022-04-01 신문면수 10면 카테고리 종합 서브카테고리 -

페이지 정보

필자명 한주영 필자법명 - 필자소속 불교환경연대 필자호칭 사무처장 필자정보 - 리라이터 -

페이지 정보

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22-04-07 14:30 조회 2,098회

본문

연재글: 생명살림 경전이야기 (10회)

욕망과 집착의 과보

 이 전생 이야기는 부처님이 기원정사에 계실 때, 너무 과식(過食)함으로 소화가 되지 않아 그 때문에 죽은 어떤 비구에 대해 말씀하신 것이다.
 “비구들이여 그가 과식해 죽은 것은 지금만이 아니라 전생에도 그러했다”
 
 옛날 범여왕이 바라나시에서 나라를 다스리고 있을 때, 보살은 설산지방에서 앵무새로 태어났다. 그는 바다에 이어진 설산 중턱에 사는 수천 마리 앵무새의 왕이 되었다. 그에게 아들 한 마리가 있었다. 그 아들이 힘이 세게 되었을 때에는 보살은 어느새 눈이 나빠졌다. 아들은 그 부모를 둥우리에 넣어 두고 먹이를 구해 와 봉양하였다. 어느 날 아들은 먹이가 있는 장소에 가서 산꼭대기에서서 바다를 바라보다가 섬 하나를 발견하였다. 그리고 거기에는 금빛 맛나는 열매가 열리는 암라 숲이 있었다.   이튿날 아들은 먹이를 찾아갈 때가 되어 그 숲으로 날아가, 거기서 그 열매즙을 먹고는 그 열매를 가지고 돌아가 부모들에게 드렸다.
 “이것은 저 아무 섬에 있는 암라 열매가 아니냐?”
 “그렇습니다. 아버지”
 “그 섬에 가는 앵무새는 반드시 오래 살지 못한다. 그리므로 너는 두 번 다시 그 섬에 가서는 안 된다.”
 그러나 아들은 그 말을 듣지 않고 다녔다. 어느 날 섬으로 가 암라즙을 한껏 마시고는 암라 열매를 따 물고 바다를 건너왔다. 길은 멀고 또 열매가 무거웠기 때문에 몸이 피로하여 졸면서 오다가 모처럼 가지고 오는 열매를 부리에서 떨어트렸다. 그는 오던 길에서 차츰 멀어져 내려 앉아 마침내 물속에 떨어졌다. 그 때 물고기 한마리가 와서 그를 잡아먹고 말았다. 돌아올 때가 되었는데 돌아오지 않으므로 보살은 그가 바다에 떨어져 죽은 줄을 알았다. 그리하여 그 부모는 먹이를 먹지 못하고 굶어 죽고 말았다.

 부처님은 이 이야기를 마치고 부처님으로서 다음 게송을 읊으셨다.

 새가 음식에 있어서 그 분량을 잘 알았다면 그는 오래 살고 또 부모도 기를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과분하게 그 음식을 먹었기 때문에 바다에 빠져 죽었다. 그는 절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음식을 탐하지 않고 분량을 아는 것은 좋은 일이다. 절제하지 않으면 기운이 약해지고 절제하면 그 기운 약해지지 않는다.

부처님은 이 이야기를 마치고 다시 네 가지 진리를 연설하셨다. 그 때에 사람들은 예류과, 일래과, 불관과 또는 아라한과를 얻었다. 그리고 부처님은 다시 전생과 금생을 결부시켜 “그 때의 앵무새 새끼는 지금의 저 절제하지 못한 비구요, 그 앵무새의 왕은 바로 나였다고 말씀하셨다.” <본생경 제255>

 우리는 흔히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인데요.”라는 말을 한다. 실제로 우리는 먹지 않고는 살 수 없다. 그러니 사람에게 먹는 문제는 가장 근본적인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부처님께서는 먹는 일을 탁발을 통해 해결했다. 탁발이라는 과정을 통해 시주자는 복을 짓고 수행자는 시주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수행을 하고 수행을 통해 얻은 지혜와 자비로써 시주자에게 축원을 해 준다. 이렇게 상호 주고받는 과정을 통해 일방적으로 주고, 받는 관계가 아니라 상호의존적인 관계로 이루어진다. 이러한 상호의존성은 사실 모든 존재의 실상이기도 하다. 부처님께서는 연기(緣起)라는 교리로 삼라만상과 일체현상이 서로 상호의존적으로 관계 맺고 있고 이러한 상호작용으로 일어나고 사라짐을 말씀하셨다.
 
 자연과 인간의 관계도 그렇다. 인간은 자연이라고 하는 생태계에 의존하고 있으며 생태계의 일원으로 상호작용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산업자본주의가 주류가 되면서 인간과 자연의 상호의존성은 그 균형을 잃어버렸다. 인간은 생태계의 일원이 아니라 자연 밖에서 자연을 지배하는 존재가 되었고, 자연은 끊임없이 인간의 이익을 위해 수탈되는 대상으로 전락했다. 그 결과 생태계가 파괴되고 무수한 생물종들이 멸종되어 가고 있으며, 지구의 순환시스템은 붕괴되고 급속하게 가열되고 있다. (100년에 1도가 상승한 지구온난화가 인간에게는 급속하지 않게 느껴지겠지만 45억년 지구의 역사에서는 급속한 것이 사실이다.)

 인간과 동물의 관계도 그렇다. 사람들이 동물을 잡아먹고 사육하고 이용한 것은 오래 되었지만 지금처럼 동물을 대량으로 학살하는 경우는 없었다. ‘공장식 축산’이라는 말은 동물을 생명이 아니라 공장에서 생산하는 고깃덩어리 상품으로 전락했음을 말한다. 그러다가 전염병이 돌면 예방적 살처분으로 병에 걸린 가축뿐만 아니라 멀쩡한 가축들까지 대량학살 한다.
 우리나라는 최근 3~40년 사이에 육류소비가 10배 이상 늘었다. 비만인구가 늘어감에 따라 당뇨, 고혈압과 같은 성인병도 증가하였다. 과식은 건강에 해롭다는 것은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식탐이 과식을 부르고 결국 질병과 죽음을 불러 온다. 더구나 지구 한편에서는 굶어 죽어가는 사람들이 무수히 많이 있다는 사실은 우리의 식생활을 깊이 성찰하게 한다. 

 부처님께서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고통을 겪는 원인이 욕망과 집착에 있다고 가르치셨다. 식탐으로 인한 과식과 그로 인한 질병과 죽음은 이러한 인과관계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단지 먹는 것뿐만 아니라 우리는 모든 일에 있어서 연기(緣起)하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서 어떤 원인과 조건에서 지금이 일이 벌어졌고, 또 지금 하는 행위는 앞으로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잘 살피면서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해야 한다. 이것이 신구의(身口意) 삼업(三業)을 청정히 하는 일이다.


五觀偈(오관게, 공양게송)
計功多少量彼來處(계공다소량피래처) 이 음식은 어디서 왔는가
村己德行全缺應供(촌기덕행전결응공) 내 덕행으로 받기가 부끄럽네
防心離過貪等爲宗(방심이과탐등위종) 마음의 온갖 욕심 버리고
正思良藥爲療形枯(정사량약위료형고) 몸을 지탱하는 약으로 알아
爲成道業應受此食(위성도업응수차식) 도업을 이루고자 이 공양을 받습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