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불교의 의궤’ 제정·공포와 불공법 전수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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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96호 발행인 우인(최명현) 발간일 2024-07-01 신문면수 6면 카테고리 기획연재 서브카테고리 -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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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24-07-08 13:35 조회 553회본문
‘비밀불교의 의궤’ 제정·공포와 불공법 전수의 시작
미움도 원망도 없는 대성사의 태도에서 스승들은 그 수행법이 거짓되지 않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어려움이 닥쳤을 때 마음을 굽혀 타협할 수 있었으나 대성사는 올곧은 마음으로 세상의 고난을 받아들였다. 그러니 시비는 자연히 가라앉고 사태의 실상을 목격한 이들은 무엇이 옳고 그른 것인지를 알고 있었다.
스승들과 교도들의 요청을 외면할 수 없었지만 대성사는 고요히 때가 되기를 기다릴 뿐이었다. 시절 인연이 닿아야 새로운 길을 열 수 있다는 심중의 뜻을 다지며 어떤 법을 펼까를 고민하고 있었다. 이미 방향은 정해졌고 대중들에게 필요한 것은 보다 명확한 신앙의 지표와 종교의 체계였다.
상봉동 대성사의 거처가 알려지자 고통을 짊어진 이들이 밀려왔다. 목마른 이가 샘을 찾아오듯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누구나 자신의 문제를 들고 와 대성사에게 길을 물었다. 오직 부처님의 가르침 안에서, 밀교수행법 안에서 그 고난을 여읠 방법을 가르치고 불공법을 전하였다.
사업에 실패하고 가정이 불화하고 원한이 가득한 이들이 찾아와 안에 갇힌 고통을 쏟아냈다. 대성사는 그저 듣고 그들에게 필요한 바를 가르쳤다. 진언이 필요한 이에게는 진언수행을 가르치고 희사할 수 있는 마음을 내어 욕심의 속박에서 벗어나도록 이끌었다. 특히 어려운 이들에게 육자진언과 함께 준제진언을 염하도록 했다. 단박 마음과 주변에 변화가 나타나는 체험이 이어져 대성사가 신통자재하다는 소문이 이어졌으나, 늘 엄격히 경계하여 누구나 삼밀을 성취할 수 있는 밀법의 좋은 수행의 길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성사는 밀교수행법을 전수하는 틈틈이 교리체계를 정립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완전한 밀교의 교리와 의식을 갖추지 못하면 정진해도 공덕이 없고 도리어 마장이 있음을 우려하여 삼밀가지三密加持의 올바른 수행법을 확립하기 위한 경전 탐구와 밀교의궤의 정립에 몰두했다. 여러 경전을 불철주야 탐독하여 발견한 밀교의궤의 역사성과 정당성, 그리고 정진 끝에 몸소 성취한 엄격한 밀교수행법을 체계화했다.
1972년 9월 9일 모여든 스승들을 위해 밀교수행법의 방법과 공덕을 담은 현밀원통성불심요집(顯密圓通成佛心要集)을 근거로 ‘비밀불교의 의궤’를 제정·공포하고 전수를 시작했다. 참회, 오대서원, 옴남, 옴치림, 옴마니반메훔, 준제진언, 서원사항, 실지정진, 훔자오인, 회향의 순서로 불사법요를 정립했다. 성불로 가는 진정한 방법은 다라니 수행에 있고, 그것을 어떤 방식으로 닦아야 하는가를 경전에 근거해서 설명한 것이다.
세간 수행법으로서 식재(息災, 재난을 소멸하는 법), 증익(增益, 소원을 성취하는 법), 경애(敬愛, 존경과 사랑을 받고 화합하는 법), 항복(降伏, 일체의 삿된 마장을 조복시키는 법)의 사종법(四種修法)을 제시했다. 나라를 구하고 도탄에 빠진 중생을 구하고자 하는 대비원력으로 새로운 종단의 창종을 준비하면서 대성사는 재난을 없애고 소원을 성취하는 데 부합하는 기도법이 사종수법이라고 확신했다. 진각종에서는 행하지 않았던 바라 스승들은 사종수법에 깊이 전념했다. 재난을 없애기를 서원할 때는 ‘제재난 사바하’, 구하고자 하는 바가 있어 서원할 때는 ‘소구여의 사바하’, 화합과 원만을 서원할 때는 ‘영일체인경애 사바하’의 준제진언을 지송하도록 했다. 원래 밀교의 사종수법은 각각의 작법과 의궤가 다르지만 원정 대성사는 준제진언으로 통일하여 사종수법을 시행하도록 했다. 이러한 세 가지 준제진언은 공식불공, 대중법회, 동참법회뿐 아니라 개인 염송 때에도 행했다. 이로써 ‘옴마니반메훔’ 육자대명왕진언과 ‘나무 삿다남 삼먁삼못다 구치남 단야타 옴 자례 주례 준제 사바하 부림’ 준제진언을 겸할 것을 새로운 종단의 핵심 수행법으로 확립했다.
진정한 밀교를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수행의 요체를 직접 설명하였는데, 이런 경전의 전수는 종단이 발전한 후에 정기적인 강공으로 진행되었다. 지금도 여법하게 진행되는 강공은 창종 이전부터 대성사가 세운 총지종의 전통이다. 9월 29일에는 종단의 상징에 대한 가르침을 내렸다.
“총지종 교의의 상징이자 종지를 표시하는 동시에 교기와 건물, 그리고 각종 마크와 의복의 배지로 사용될 종단의 상징물은 육합상이다. 육합상은 중앙에 둥근 원을 하고 원으로부터 여섯 개의 가시광선이 있다. 그 바깥으로 여섯 개의 연꽃잎을 한 모양을 이룬다.
중앙의 원은 불교의 진리인 동시에 무시무종의 뜻이다. 또 이 우주의 운행도 모두 원으로 운행되므로 법신비로자나가 곧 원이라는 뜻이요. 만다라를 윤원 구족으로 표현하며 대일여래는 곧 태양을 의미하므로 원에서 광명을 발하는 뜻으로 표시한 것이다. 바깥의 여섯 연꽃잎은 불교의 교화를 표시하는 동시에 육자진언, 육바라밀, 육합, 육도, 육근, 육경, 육식, 육관음 등을 의미한다.
또 육자진언 중 ‘마니’는 원이요, ‘반메’는 연화이며, 원은 남성, 연화는 여성에 비유된다. 즉 남녀상교, 음양원융의 뜻이며, 원은 물질과 과학이다. 연화는 심성과 종교이다. 그러므로 물질과 마음이 다르지 않은 물심 불이의 뜻을 드러낸다. 원은 현실이며 연화는 진리를 나타내고 있다. 당상즉도 즉사이진 색심불이 번뇌가 즉 보리인 뜻이다.”
대성사가 내보인 육합상에는 새 종단의 교리가 그대로 담겨 있다. 비로자나불을 교주로 하고 관세음보살 본심진언을 본존으로 모신다는 뜻을 형상으로 보인 것이다. 그 자체로 만다라이며 법문이니 종지를 한눈에 드러내 보이고 있다.
육합상에서 유래한 또 하나의 상징물이 원상이다. 원상은 태양과 우주, 곧 비로자나불을 나타냄과 동시에 윤원구족한 만다라를 상징한다. 둥글고 평등한 마음의 본성이자 분별과 대립이 없는 원융무애한 진리의 세계를 표현한다. 또한 비로자나불의 법계정인, 아미타불의 선정인 등 밀교의 수인에도 그대로 나타나는 대표적인 상징이다. 대일여래 비로자나 부처님의 원만한 본성 및 지혜와 자비의 광명을 두루 비춘다는 의미의 원상은 후에 종단 사원마다 세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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