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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와 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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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52호 발행인 법공 발간일 2004-02-02 신문면수 1면 카테고리 총지캠페인 서브카테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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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미디어커넷 입력일시 18-05-11 07:19 조회 4,31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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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와 복

옛날 중국 변방에 한 늙은이가 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그가 기르던 말이 오랑캐들이 사는 국경 너머로 도망쳐 버렸다. 마을사람들이 위로하자 노인은 “이것이 또 무슨 복이 될는지” 하고 낙심하지 않았다. 얼마 후 도망갔던 말이 오랑캐의 좋은 말을 한 필 끌고 돌아오자 마을사람 들이 이것을 죽하하였다. 그러자 그는 “그것이 또 무슨 화가 될는지” 하고 조금도 기뻐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 늙은이의 아들이 그 말을 타고 달리다가 말에서 떨어져 다리가 부러졌다. 마을 사람들이 아들이 다친데 대하여 위로하자 늙은 이는 “그것이 혹시 복이 될는지” 하고 태연한 표정이었다. 얼마 후 북방의 오랑캐들이 쳐들어 와 많은 젊은이들이 전쟁터에 나가 모두 전사하였는데 다리를 다친 늙은이의 아들은 전쟁에 나갈 수가 없어 목숨을 보전했다. 모두들 잘 알고 있는세상만사 새옹지마라는 고사성어 이야기다. 우리가 사는 삶은 이 이야기처럼 화와 복이 연속하고 있다. 화와 복은 동전의 앞뒷면 같아서 어느 한쪽 면만 가지려면 동전은 가질 수 없는 것처럼 화는 버리고 복만 가질 수 없는 것이 또한 우리가 사는 인생인 것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어리석게 도 화는 멀리하고 복만 가까이 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어떤 집에 한 아리따운 여인이 찾아오자 주인 이 물었다. “그대는 누구시오?” “나는 공덕천이 라 하며 이르는 곳마다 머무는 집에서는 복을 주고 있습니다.” 이 말을 들은 주인은 기뻐하며 향과 꽃으로 공양했다. 그런데 흉측하고 누더기 를 입은 여자가 문 앞에 서있었다. 주인은 물었 다. “너는 누구냐?” “나는 흑암천이라 하오. 이르는 곳마다 그 집에 화가 생기게 합니다.” 이 말을 들은 주인은 그녀를 쫓아 내려했다. 그러 자 그 여자는 말했다. “어리석은 사람이여. 조금 전에 당신의 집에 들어온 여자는 나의 언니요. 나는 항상 언니와 같이 다니기 때문에 나를 쫓 아내면 내 언니도 함께 쫓아내야 합니다.” 그래서 주인은 달려가 이 일을 공덕천에게 물었다. 이때 공덕천은 “그렇습니다. 나를 사랑하려면 내 동생도 사랑해야 합니다.”하고 했다. 불교 경 전 열반경 성행품에 나오는 화와 복에 대한 비유다.

화와 복은 신분이나 지위를 막론하고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닥치는 일이 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복만 있는 것처럼 보이고 어떤 사람은 화만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유는 뭘까? 물론 보는 관점마다 다르게 평가 될 수도 있지만 나름대로의 이유는 있다. 그것은 화와 복이 연속적으로 존재하는 이 세상을 바라 보는 시각과 그것을 받아 드리는 마음가짐의 문 제이다. 어느 날 자신에게 어떤 복이 찾아와 현 재 행복하다면 그것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그리고 그 행복을 주위 사람과 나누고자 하고, 화가 찾아올 때는 그 화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화의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으려고 하는 사람을 보면 항상 행복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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