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밀교의 전개와 형성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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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73호 발행인 우인(최명현) 발간일 2022-08-01 신문면수 8면 카테고리 밀교 서브카테고리 -페이지 정보
필자명 김재동 필자법명 - 필자소속 법장원 필자호칭 연구원 필자정보 - 리라이터 -페이지 정보
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22-08-03 13:14 조회 2,013회본문
초기밀교의 전개와 형성③
초기밀교의 전개와 형성③
제2기 시대에는 근본주·심주·수심주와 같은 다라니의 삼종 형태, 삼존형식의 화상과 만다라, 화상의 다면다비화(多面多臂化) 및 소박한 관정의례, 조직적인 공양법의궤, 식재·증익·항복의 삼종호마법(三種護摩法), 보살행 사상에 근거한 힌두교 주법(呪法)의 승화 등이 밀교사상의 세계를 수놓았다.
그리고 실천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인계(印契)와 진언(眞言, 印明)의 결송(結誦)이 등장한 점이다. 이로써 제존을 화상과 만다라에 소환하여 각인하는 소청(召請)의궤가 이루어지게 된다. 화상과 만다라 등 회화적 공간은 존이 거주하는 장이 되며, 이 인명(印明)의 결송작법이 후에 제3기에 있어서 밀교 의궤의 모델이 된다.
한편 사상적으로 중요한 점에서는 제1기 중반 무렵부터 나타난 힌두교적 주법이 대승사상에 의해 사상적으로 승화가 이루어졌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즉 대승보살사상을 도입함으로써 종래의 주법을 대승보살의 수도론(修道論)으로 끌어들인 점이다. 이로써 1기부터 지속적으로 나타난 힌두교적 주법조차 보살의 자리이타의 일환으로 자리잡게 된다.
이 실천과 사상의 양면이야말로 초기 밀교의 전개에 있어서 제2기의 초기 밀교의 전개를 평가할 수 있고 『모리만다라주경(牟梨曼陀羅呪經)』이 초기 밀교의 중요한 전환점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 점에서 보면 ‘제2기 밀교’는 인계를 이용해 새로운 의궤를 조직하고 기존의 주법을 대승보살사상에 의거해 전개시킨 밀교로 표현할 수 있다.
제3기 시대 초기 밀교의 확립
3기 새롭게 나온 초기 밀교 경전(6세기 후반~7세기 전반)
(1) 흐리다야계(hṛdaya系)
① 『제불심다라니경(諸佛心陀羅尼經)』
② 『지세다라니경(持世陀羅尼經)』
③ 『칠구지불모심대준제다라니경(七俱胝佛母心大准提陀羅尼經)』
④ 『무구정광대다라니경(無垢淨光大陀羅尼經)』
(2) 신호주계(新護呪系)
⑤ 『수구즉득대자재다라니신주경(隨求卽得大自在陀羅尼神呪經)』
⑥ 『대방광보살장경중문수사리근본일자다라니경(大方廣菩薩藏經中文殊師利根本一字陀羅尼經)』
(3)관음계(觀音系)
⑦ 『천안천비관세음보살다라니신주경(千眼千臂觀世音菩薩陀羅尼神呪經)
⑧ 『관자재보살수심주경(觀自在菩薩隨心呪經)』
⑨ 『관세음보살비밀장여의륜다라니신주경(觀世音菩薩秘密藏如意輪陀羅尼神呪經)』
⑩ 『불공견삭신변진언경(不空羂索紳變眞言經)
(4)불정계(佛頂系)
⑪ 『불정존승다라니경(佛頂尊勝陀羅尼經)』
⑫ 『오불정삼매다라니경(五佛頂三昧陀羅尼經)』
(5) 금계계(禁戒系)
⑬ 『소바호동자청문경(蘇婆呼童子請問經)』
⑭ 『소실지갈라경(蘇悉地羯囉經)』
(6)관정계(灌頂系)
⑮ 『유희야경(蕤呬耶經)』
티벳역 『성금강수관정대(聖金剛手灌頂大)딴뜨라』
위에서 열거한 <신출경전>에 대해 각 경전에서 설파하는 것을 주제별로 정리해 보면, 그 내실은 실로 다종다양하게 전개되고 있다. 대략적인 테마는 위와 같이 (1)흐리다야계·(2)신호주계·(3)관음계·(4)불정계·(5)금계계·(6)관정계의 패턴으로 분류할 수 있다. 여기에, 제1기부터 계속해 전개해 온 〈다라니〉와 〈호주〉 양 계통의 여러 경전을 더하면, 제3기의 초기 밀교는 종래의 다라니나 주문을 중심으로 한 밀교 형태를 답습하면서도, 한층 더 3부로 구성된 화상이나 만다라를 본존으로 하여 수호(守護)·실지(悉地)·속질성불(速疾成佛)을 목적으로 다양히 전개된다. 그 개요는 다음과 같다.
(1) 흐리다야계는 ①에서 볼 수 있듯이 밀교계 다라니에서 특화된 것으로 불보살의 심수(心髄)를 의미하는 흐리다야(hṛdaya, 心呪)를 설하는 경전군이다. 이 흐리다야에 관해 흥미로운 것이 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②나 ③과 같이 유본(類本) 전개의 과정에서 흐리다야가 존격화(尊格化)되어 간다는 점이다. 둘째, ④에서 흐리다야가 불탑 안에 안치되어 법신사리로 간주된다는 점이다. 모두 흐리다야가 형태를 취해 구상화된다. 셋째, ②~④의 세 경전과 같이 기존 염송법 가운데 만다라 작단(作壇)이 도입된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흐리다야에서 존격화된 새로운 불보살이 만다라라는 세계관으로 위치가 부여되고, 염송법의 본존으로 만다라의 주존을 구성하는 동향을 볼 수 있다.
(2) 신호주계에서는 『공작경(孔雀經)』을 비롯한 〈밀교계 호주경전〉의 정착과 함께 ⑤와 ⑥이 새롭게 등장했다. 두 경은 모두 ‘주선(呪線)’에 의한 수호를 목적으로 한 경전이다. 특히 ⑤의 유본은 나중에 『공작경』과 같은 판차락샤(Pañcarakṣā) 문헌으로 집성되어 가는데, 이를 통해 호주계 경전이 새로운 체재의 모습으로 제작되었음을 양경의 등장을 통해 알 수 있다. 또한 ⑤에는 팔엽연화상에 삼차극(三叉戟)․금강저(金剛杵)․부(斧)․도(刀)․라(螺)․검(劍)․견삭(羂索)․화염주(火焔珠)라는 제존을 상징하는 ‘삼마야형’을 배치한 만다라도 등장하고, 이 다라니도 존격화되어 수구보살(随求菩薩)들에게 전개된다.
(3) 관음계는 관음을 본존으로 한 것이다. 유본의 수를 포함해 수량적으로 두드러지는 것이 이 관음계 경전이다. 제1기의 『청관음다라니경(請觀音陀羅尼經)』이라는 밀교계의 관음경전이 제작되면서부터, 『십일면관세음신주경(十一面觀世音神呪經)』이나 『불공견삭주경(不空羂索呪經)』을 거쳐 제3기의 신출경전으로 이르게 되는데, 이 시대에 천수관음·여의륜관음이라는 새로운 변화관음이 등장하여 관음 그 자체가 다양해진다. 이와 동시에 관음계 경전의 밀교 형태도 두드러지게 전개된다.
가령 ⑨를 예로 들면 소본계(小本系)의 유본 중 가장 단편의 의정(義淨) 역에서는 당초 흐리다야를 외는 염송법을 설할 뿐이던 것이 다음 보사유(寶思惟) 역에는 웅황법(雄黃法)을 비롯한 각종 성취법이 증광된다. 그리고 유본 최후의 대본계(大本系)인 보리유지(菩提流支) 역이 되면, 흐리다야에서 존격화된 여의륜관음을 중존(中尊)으로 한 이중만다라가 만들어지고, 더불어 삼십인명(三十印明)을 조직한 공양법 의궤가 등장한다. 또 만다라에는 관음그룹 여존들이 나와 함께 정형화된다.
이렇게 단순한 흐리다야를 주창하는 염송법으로 시작해서 마지막에는 변화관음을 만다라의 중존으로 한 공양법의궤가 조직되기도 하고, 존격도 관음만이 아니라 그룹화된 제존들을 배치하는 전개가 인정받게 된다.
이러한 전개는 신출경전이나 ⑦과 ⑧도 공통되므로 『십일면관세음신주경(十一面觀世音神呪經)』이나 『불공견삭주경(不空羂索呪經)』 이래 전개되어 온 관음계 경전에서 나타나는 하나의 패턴이었다.
특히 ⑩은 관음계 경전 가운데 가장 방대한 경전으로 제2기 『불공견삭주경(不空羂索呪經)』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총 주문 514수와 60종이 넘는 성취법과 염송법이 잡집(雜集)적으로 담겨 있다. 주문과 관련해서는 흐리다야계, 만트라계, 비드야(vidyā)계, 다라니계의 네 가지 유형이 나타난다. 이로 인해, 제3기에 다라니와 주문 자체가 다양화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의궤에 관해서는 60종이 넘는 성취법이나 염송법 중 ‘세간성취법’과 ‘출세간의궤’의 두 가지 예를 들어보면, 세간성취법에서는 아란야·승원·경행처 등 비구의 수행 장소에 십일면삼십이비(十一面三十二臂)의 불공견삭서상(不空羂索畵像)을 세우고, 그 앞에서 주문을 외우면서 희망하는 일의 11종의 주적성취법(呪的成就法)을 행하면, 힌두교 신의 모습을 취한 불공견삭존이 나타나 소원을 성취시킨다는 구성을 취한다.
또한 출세간의궤에서는 화상이 불공견삭존의 본거지인 보타락산을 표현하면서 만다라가 불공견삭존의 화현(化現)장소로 설정되어 있다. 그래서 관정의례를 통해 밀교자 및 입단(入壇)의 수자(受者)들이 과거의 죄장을 정제(淨除)하고 극락왕생이나 무상보리를 기한다는 구성을 취하고 있다. 여하튼 ⑩에 있어서는, 『모리만다라주경(牟梨曼陀羅呪經)』의 영향이라고 볼 수밖에 없는 인명(印明)의 결송(結誦)에 따른 염송법의궤나 별행(別行)의 각종 성취법이 다양화되는 한편, 관음의 부족화가 두드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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