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비우고 법문을 들어라
페이지 정보
호수 59호 발행인 우승 발간일 2004-09-01 신문면수 6면 카테고리 이달의 명상 서브카테고리 -페이지 정보
필자명 -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 리라이터 -페이지 정보
입력자 미디어커넷 입력일시 18-05-15 16:32 조회 2,130회본문
법문을 들을 때는 모름지기 모든 생각을 비우고 들어야 합니다.
“속효심도 내지 말고, 나태심도 내지 말고, 슬금 슬금 가다 보면, 해돋을 때 아니올까”
이 옛 노래는 인생살이에 대한 큰 교훈을 담고 있습니다. 부지런히 간다고 하여 해가 빨리 뜨는가? 아닙니다. 느릿느릿 간다고 하여 해가 늦게 뜨는가? 아닙니다. 해는 뜰 때가 되면 저절로 뜹 니다. 그러므로 어떠한 일을 함에 있어 조급증도 품지 말고 게으름도 부리지 말라는 것입니다. 이 원리는 법문을 들음에 있어서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깨달음은 조급함이나 게으름과 함께 하지 않습 니다. 그렇다면 무엇과 함께 하는가? 텅빈 마음과 함께 합니다. 마음이 완전히 비어 있을 때 법문은 온전히 나의 것이 됩니다. 번뇌의 구정물이 꽉 찬 곳에 맑은 물을 부어 보삽시오. 물의 탁한 기운이 묽어지기는 하겠지만 역시 구정물이 될 수밖에 없듯이, 잡된 생각으로 가득 찬 마음에 법문을 담으 려고 하면 제대로 담기지 않는 법입니다. 그러므로 먼저 마음을, 곧 모든 번뇌망상을 비우라고 한 것 입니다.
실로 법문을 들음에 있어서 나에게 맞는다는 생각이나 맞지 않는다는 생각, 법문을 잘한다는 생 , 못한다는 생각까지도 비워야 합니다. 법문을 잘한다 못한다, 재미있다 재미없다는 생각도 모두 번뇌망상이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은 번뇌망상들을 완전히 비울 때 감로수, 곧 감로의 법문이 고스란히 담기게 되는 것입니다.
진정한 법문은 말로 설명하고 귀로 듣는 것이 아닙니다. 빈 마음으로 설하고 빈 마음으로 듣는 것입니다.
똑 같은 법문을 듣고 어떤 사람은 도를 깨치는데 어떤 사람은 도를 깨치지 못합니다. 어떤 사람 은 태양과 같은 광명을 뿜어내고 어떤 사람은 더욱 암담해지기도 합니다.
그 열쇠는 각자가 쥐고 있습니다. 마음 가득 번뇌망상을 담고 말만 배우고자 하거나 지식 충족의 수단으로 법문을 듣는다면 생사 이외에는 이루어 낼 수 있는 것이 없지만, 스스로가 온전히 마음을 비우고 법문을 들으면 틀림없이 깨달음을 이룰 수 있습니다. 부처님과 모든 선지식이 한결같이 말씀 하셨듯이, 모름지기 마음을 비우고 법문을 듣도록 합시다. 머지 않은 날 , 틀림없이 깨달음이 찾아들 것입니다.
〈편집자주〉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