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욕 · 애착이 삶을 망친다
페이지 정보
호수 62호 발행인 우승 발간일 2004-12-01 신문면수 3면 카테고리 이달의 설법문안 서브카테고리 -페이지 정보
필자명 -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 리라이터 -페이지 정보
입력자 미디어커넷 입력일시 18-05-16 07:52 조회 2,143회본문
“재물과 색을 대하거든 정념으로 임하라.”라고 <자경문>에서는 말하고.있습니다. 재물과 색, 이것은 인간의 오욕중에서 대표격인 재욕과 색욕을 가리킵니다. 따라서 재색 이라하면 식욕 · 명예욕 · 수면욕을 포함한 오욕 전체를 지칭하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사람들은 흔히들 묻고 답합니다. “이 세상에서 제일 좋은 것이 무엇인가?” “그야 물론 돈이고 색 이지.” 그렇습니다. 돈과 이성이야말로 인간을 즐겁게 만듭니다. 돈을 모으고 돈을 쓰는 재미는 참으로 좋은 것입니다. 호주머니에 돈이 두둑하면 신바람이 절로 나고 얼굴도 번쩍번쩍 윤택해집니다. 그리고 모든 거래가 돈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돈 으로 살 수 없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까지 합니다. 실로 세속법은 돈이 중심이 되어 굴러가는 것이기 때문에 돈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것은 거의 없습니다.
돈만 있으면 국회의원도 될 수 있고 사람을 마 음대로 부릴 수도 있습니다. 이토록 재물은 좋은 것입니다.
그러나 좋은 것이 크면 클수록 나쁜 것도 크게 다가오는 것이 세속법의 원리입니다. 돈이 많은 사람의 패가망신은 대부분 돈 때문에 발생합니다. 칼을 생명처럼 여기는 무사가 칼에 맞아 최후를 맞이하듯이 돈을 무기로 삼아 휘두르는 사람은 돈에 의해 비참한 꼴을 당하게 됩니다. 그래서 옛날 부자들은 아침마다 돈 금고를 향해 절하면서 기원 했다고 합니다.
“돈님, 돈님! 나갈 때는 사람 상하게 하지말고 나가시오. 사람 상하지 않게 살며시 나가시오.” 마땅히 도로써 해결될 수 있는 것을 돈으로 해결하려 하거나 꼭 서야 할 것에 돈을 쓰지않으면 오히려 돈이 사람을 상하게'만든 다음 떠나는 것 입니다.
또 이성은 돈 이상으로 사람을 즐겁고 흐뭇하게 만듭니다. 마음에 드는 이성과 교제하고 이성과 사랑을 나누는 일은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습니 다. 원하던 이성을 얻으면 마치 천하를 모두 얻은 듯이 기뻐합니다. 진정 마음 맞는 사람과 따뜻한 정을 나누며 백년해로하게 되면 그처럼 행복한 삶도 드물 것입니다.
그러나 시집 한번 잘못 가고, 장가 한번 잘못 가면 그토록 힘든 삶도 찾아보기 어렵게 됩니다. 서로 의심하고 욕하고 미워하고 근심걱정하다가 한평생을 허비하는 백년원수가 되고 맙니다.
재물과 색! 잘 쓰고 좋은 인연으로 만나면 다시 없이 좋은 것이 재색이지만, 잘못쓰고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는 재색처럼 사람을 힘들게 만드는 것도 없습니다. 재색의 먹구름이 ‘나’를 감싸면 세상은 일순간에 암흑천지로 바뀌어 버립니다. 이 몸은 그대로 근심걱정 보따리가 되어버리는 것입니다.
사람 아니면 물질 때문에 괴로워하는 인생, 만일 돈 걱정과 이성에 대한 고민이 없다면 이 세상을 살아가기가 훨씬 수월할 것입니다.
그럼 인생의 기쁨인 돈과 이성이 무엇 때문에 사람들의 근심걱정거리로 바뀌어 버리는 것일까? 바로 ‘내 것’이라는 애착이 기쁨을 괴로움으로 탈바꿈시켜 버립니다.
옛날에 국회의원인 박씨는 제1공화국 시절 경무 대 비서실에서 근무했습니다. 일본 대학에서 영문 학을 전공한 그는 프란체스카 여사와도 말이 잘통하여 친숙하게 지냈습니다. 그런데 경무대로 찾아오는 사람을 몇 차례 대통령께 바로 데려간 것을 안 프란체스카 여사가 야단을 쳤습니다. “박비서는 어째서 내 허락도 없이 대통령께 사람들을 데려가는 것이오?” 한번 시작된 영부인의 잔소리는 그칠 줄 몰랐습니다. 마침내 화가 치밀어 오른 박씨는 대들었습니다. “여사님! 나는 대통령의 비서이지 여사님의 비서가 아닙니다. ” “그래요? 두고봅시다.” 프란체스카 여사는 찬바람을 일으키며 돌아갔고, 이튿날 아침 일찍 대통령의 호출이 있었습니다. 이 대통령은 박씨를 한참 동안 쳐다보다가 불쑥 내뱉었습니다.
“자네, 장가 갔는가?”, “아직 안갔습니다.” “자네도 장가를 가보면 아네” “무슨 말씀이신지요?” "밤새 꼬집어 뜯으면서 자네를 쫓아버리라고 하니 난들 이길 재간이 없네. 자네를 내보내지 않으면 자기는 못산다나..… 그러니 어떡하겠나. 당장 보따리를 싸가지고 외무부로 가보게나” 이렇게 하여 박씨는 경무대에서 쫓겨났다고 합니다.
이와 같은 일이 어찌 대통령 부부 사이에서만 있는 일이겠습니까? 결혼한 분들은 지난날을 한번 되돌아 보십시오. 처음 교제를 시작할 때는 상대를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온갖 정성을 다 쏟다가, 막상 시집가고 장가를 가면 서로를 자기 소유 물처럼 여깁니다.
“내 아내는 나의 것이다.” “내 남편은 나만의 것이다.” 너는 나의 것! 이렇게 서로를 ‘나의 것’으로 고집하기 때문에 상대가 내 마음대로 움직여주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조금이라도 내 마음에 맞지 않게 말하 거나 행동하면 화를 내고 토라지고, 신경질 · 고함 · 눈물, 심지어는 주먹다짐까지 오고가는 것입 니다. 그러다가 정이 떨어지면 바람을 피우기도 하고, “사랑없는 결혼, 이대로는 못하겠다.”고 하면서 이혼서류에 도장을 찍고 갈라서기까지 합니다.
어찌 아내가 ‘나의 것’이며 남편이 ‘나의 것’입니까? 원래 내 것이 아닌데 내 것으로 삼아 내 마음대로 히고자 하기 때문에 비극으로 끝맺음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재물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재 물을 ‘내 것’이라 생각하고 쓸 줄 모르기 때문에 불행이 다가오는 것입니다.
<법구경>에 “애욕과 애착 때문에 근심이 생기고, 애욕과 애착 때문에 두려움이 생긴다. 애욕과 애착을 모두 다 버리면 근심할 것도 두려워할 것 도 없다.”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애착과 애욕이 무엇입니까? ‘나의 것’이라는 뜻입니다. 만일 지금의 "내"가 재물과 이성 때문에 근심하고 있다면 자기를 다시금 돌아보십시오. 그것이 지나친 애착과 애욕에서 비롯된 것은 아닌지 ….
사랑은 인연의 모임이요, 재물은 주인을 찾아 흘러가는 것입니다. 인연이 다하면 사랑은 흩어지고 재물도 다른 주인을 찾아 흘러갑니다. 영원한 ‘나의 것’은 없습니다. 인연따라 왔다가 인연이 다하면 떠나가는 것에 지나친 애착을 가지면 괴로 움만 커질 뿐입니다. 오히려 돈이 나에게 찾아왔을 때 좋은 일을 많이 하고, 사랑의 인연이 맺어 졌을 때 ‘너의 것’ 이 되어 서로를 살리고 더 좋은 인연을 맺어야 합니다.
이렇게 바른 생각을 가져 애착의 굴레를 벗어던 지고 ‘나의 것’으로 삼고자 하는 생각을 놓아버리면 근심과 두려움은 저절로 사라집니다. 근심과 걱정이 없으면 편안해지고, 마음이 편안하면 재물 과 이성과 내가 모두 온전하게 살아날 수 있는 것 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이성에 대한 애욕과 재물에 대한 애착이 도를 망치므로 티끌만한 애착심을 두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무심해져야 하고, 무심해지기 위해서는 안과 밖을 한결같이 해야 합니다.
무릇 수행자는 자기 그림자에게도 부끄럽지 않아야 합니다. 자기 양심을 자기가 지키고 양심에 부끄러움이 없도록해야 합니다.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러움이 없도록 살고자 해야 합니다. 물론 한없이 어려운 일이지만 안과 밖이 다르지 않게 살아야 합니다. 안으로 먹은 마음이나 밖으로 행하는 것이 한결같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야 합니다. 〈편집자 주〉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