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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우우환의 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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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74호 발행인 우인(최명현) 발간일 2022-09-01 신문면수 9면 카테고리 밀교 서브카테고리 역삼한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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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명 탁상달 필자법명 - 필자소속 동해중학교 필자호칭 전 교장 필자정보 - 리라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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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22-09-06 15:56 조회 1,70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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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우우환의 정신

 ‘생우우환 사우안락(生于憂患 死于安樂)’은 ‘어려운 상황은 사람을 분발하게 만들지만 안락한 환경은 결국 죽음에 이르게 한다.’는 뜻으로 맹자의 말씀입니다.
 맹자가 BC 371경에 태어났다고 하니 지금까지 생존해 있다고 가정하면 아마도 2,394세가 되지 않나 싶습니다. 그때 했던 가르침의 언어가 오늘날까지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을 보면 성인(聖人)의 예지가 얼마나 뛰어난지 절감할 수 있습니다. 일찍이 맹자의 가르침은 인간사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하등 동물의 세계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습니다.
 미국 수산업자의 경우, 동부에서 잡은 활어(活魚)를 서부로 옮기는 과정에서 산소를 충분히 공급하고, 수온을 잘 맞추어도 대부분의 활어가 죽는 것이었습니다. 이에 수산업자는 여러 가지 고민과 궁리 끝에 수조에 물고기의 천적인 메기를 같이 넣어 보기로 했던 것입니다. 그랬더니 놀랍게도 활어들은 죽지 않고 싱싱하게 살아서 활기차게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이는 메기가 물고기들을 긴장시켜 스스로 살기 위해 분발하도록 강하게 만들었기 때문이었고 이로 인해 활어들의 생명을 장시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렇듯 천적이 있는 동물들은 스스로 각성함으로써 점점 강해지고 웬만한 공격은 스스로 이겨내는 능력이 길러집니다. 이것이 바로 ‘생우우환’입니다.
 동남아시아 사람들은 열대지방이라 숲속에 들어가면 사계절 내내 먹을 수 있는 것을 쉽게 구할 수 있기에 먹고 사는 일이 그들에게는 그렇게 절박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동남아인들은 먹을 것을 저장해 두는데 크게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는 사계절이 뚜렷하여 봄과 여름에 열심히 농사를 지어서 곡식을 저장해 두어야만 겨울을 날 수 있습니다. 자연히 부지런한 성격이 일상화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런 부지런한 생활습성이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에 우리나라를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성장시킨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바로 ‘생우우환’의 정신자세로 살아온 결과입니다.
 그런데 생활이 풍요로워지면서 ‘사우안락(死于安樂)’의 분위기로 우리 사회가 변모해가고 있어서 매우 안타깝습니다. 힘든 일 하기를 싫어하고, 노력은 덜하면서 보수는 많이 받기를 원하는 그야말로 이기적인 성향이 극대화되고 있습니다. 국민의 근로 의욕이 점점 저하되어서 ‘사우안락(死于安樂)’ 현상으로 만연해 가는 것은 아닐까 우려됩니다.
 인생을 살다 보면 시련은 늘 있기 마련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 시련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떤 방식으로 대처하여 극복하느냐 입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주어진 시련을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 위기를 극복하는 반면, 어리석은 사람은 ‘실패의 핑계거리’로 삼습니다.
 잘못 놓인 그릇에는 소나기가 내려도 물이 담길 수 없고, 제대로 놓인 그릇에는 가랑비가 내려도 물이 고입니다. 귀(耳)에 들린다고 다 생각에 담지 말고, 눈(目)에 보인다고 다 마음에 담지 않는 삶이 필요한 요즘입니다. 담아서 상처가 되고 들어서 득(得)이 없는 것은 흘려버리는 삶이되길 응원합니다.


시인, 전 동해중 교장 탁상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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