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속에 불이 밝혀진 연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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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67호 발행인 우승 발간일 2005-05-02 신문면수 10면 카테고리 아제아제바라아제 서브카테고리 -페이지 정보
필자명 김용주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총지종보사 리라이터 -페이지 정보
입력자 미디어커넷 입력일시 18-05-22 18:11 조회 1,994회본문
올해도 연등은 온 거리를 아름다운 연분홍 불빛으로 장식하며 경제적, 사회적으로 어렵고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 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부처님 오신날이 되면 '불자는 물론이고 일 반 시민들도 절을 방문하여 연등에 불을 밝히며 소원성취와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지만 우리가 연등에 불을 밝히는 뜻은 불을 밝혀 어둠이 스스로 사라지는 것, 실체가 없는 무명으로 가득찬 이 세상에 지혜의 등불 눔이 온 누리에 퍼지길 기원하는 의미를 담 을 비추어 무명으로 고통받는 모든 중생이 더불어 함께 고통에서 벗어나 밝고 싱그럽고 자유로우며 지혜롭게 살고자 함이요, 나의 안 녕과 평화만을 위하는 것이 아니라 나와 남 우리 모두를 함께 위하여 등불을 밝히는 것 이다.
연등의 등불은 부처가 부처를 수기하는 부처님 지혜의 등불로 부처의 지혜는 ‘반야바 라밀다’로 자성불이요, 마음의 등불인 것이 다. 이러한 등불은 우리의 겉모습이 연등이요, 그 안의 등불은 바로 마음, 자성, 불성의 등불임을 의미한다.
우리는 연등의 등불을 켤 때 진실하게 마음을 모아 마음의 등불을 켜야 하며, 이렇게 마음으로 켠 등불은 무명의 업식을 녹이는 지혜의 등불이 되며, 생사의 고해에서 벗어나게 하는 열반의 등불이 되며, 일체의 은혜를 다 갚는 공덕의 등불이 되며, 부처가 되는 실 천수행의 등불이 되어야 한다.
어둠의 거리에 밝혀진 등불 하나 하나가 우리 모두를 위하고, 남과 내가 하나인 동체 대비의 등불, 힘든 사람에게는 위안의 등불, 실망과 좌절하는 사람에게는 희망의 등불이 되기 위해서는 그 등불을 바라보는 이의 마 음이 자비와 위안, 희망과 아름다움이 가득할 때 가능해지는 것이다.
아름다운 꽃과 광경을 보더라도 마음속에 불안과 걱정, 근심으로 가득하게 차 있으면 아름다움을 아름다움으로 느낄 수가 없지만 아무리 보잘 것 없고, 하찮은 풀 한포기일지 라도 보는 이의 마음이 아름다움으로 가득하면 세상의 모든 일이 아름답고 감사하게 느 껴진다는 진리를 부처님께서는 늘 말씀하셨다.
우리 주위의 많은 사람들은 남을 시가하고 남의 허물을 밝혀 험담하는 것이 취미이고, 입만 열면 남의 흉을 이야기 하고, 불평과 불 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습관화되고 그러한 험 담을 하는 일이' .즐거움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어둠의 거리에 밝혀진 연등은 자신의 등불을 밝혀 남에게 길을 인도하는 것이 요, 남이 어둠의 길에서 방황할까 염려되어 희망과 행복의 등불을 밝혀주고, 나쁜 길로 걸어가고 있는 사람에게는 바른 인생의 삶, 부처의 삶으로 인도하는 안내자의 역할을 한다
며칠 전 시청 앞 광장에서 열 ‘기쁨과 나눔의 등’으로 불교를 상징하는 동물인 흰 코끼리가 구름을 걷는 모습으로 상서로운 기운이 이 땅에 넘치고 기쁨과 나눔이 온 누리에 퍼지길 기원하는 의미를 담은 장엄등의 점등식과 음악회가 열려 모든 불자뿐만 아니라 서울 시민들이 불이 밝혀진 코끼리의 장엄등 앞에서서 기쁨과 희망을 기원하는 모습은 마치 부처님의 인자하고 자 비스러운 형상이 바로 앞에 시현되는 것 같이 보였다.
밤이 깊어가는 이 시간에도 자비의 등불, 희망의 등불, 마음의 등불이 어두운 밤하늘에 의젓하게 불을 밝히고 있다. 이 등불 하나 하 나가 어렵고 힘든 사람들의 마음속에 따뜻한 희망 씨앗을 가꾸어주고, 서로 경쟁하고 시기 하고, 질투하는 이의 마음에는 자비와 미소의 등불을 밝혀서 온 세계가 부처님의 자비스런 세상처럼 ‘나와 남’이 둘이 아닌 하나의 세상인 동체대비 불국토의 나라가 열리고, 모든 이들은 부처님의 불성을 가진 부처라는 생각으로 모든 집착과 아만, 아상, 분별심을 버리고 서로 화합과 평화로운 세상을 열어 주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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