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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한사람(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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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64호 발행인 우승 발간일 2005-02-01 신문면수 9면 카테고리 야함경 이야기 서브카테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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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명 - 필자법명 화령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법장원연구원 리라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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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미디어커넷 입력일시 18-05-18 05:36 조회 1,37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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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한사람(1)

것도 부처님께서 마가다에 계실때 이야기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이른 아침에 의복을 단정히 입으시고 발우를 들고 탁발을 하러 왕사성의 거리로 나가셨습니다. 왕사성에는 앗기카 바라드바쟈라는 바라문이 살고 있었는데 이 바라문도 불을 섬기고 있었습니다. 부처님께서 그 바라문의 저택 가까이에 가시게 되었는데 거기에는 그 바라문이 섬기는 불이 타오르고 있었고 공물이 바쳐져 있었습니다. 앗기카라는 그 바라문 은 부처님께서 자기가 섬기는 불 가까이 가시는 것을 보고 “사문이여, 그곳에 멈춰라. 천한 사람이 신성한 곳에 가까이 가서는 안된다.”라고 말했습니다.

아마 이 이야기는 부처님께서 왕사성에 가신지 얼마 되지 않아서의 일인지도 모릅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왕사성에서는 부처님이 계시다는 소문을 듣지 못한 사람들도 많이 있었는가 봅니다. 그리고 그 당시까 지만 해도 바라문들의 기세는 대단해서 왕들 이외에는 감히 바라문에게 맞서려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습 니다. 그리고 계급 제도가 엄했기 때문에 바라문들은 다른 계급의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는 것은 물론 자기들이 늘 사회의 최고층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고 더구 나 이렇게 불을 모시며 제사지내는 바라문들의 영역에 함부로 들어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이 바라문의 태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부처님께 함부로 천한 사람이라는 호칭을 쓰면서 무시하고 있 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그 바라문을 보고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바라문이여, 그대는 참으로 천한 사람이 어떤 사람 인지 알고 있는가? 또 어떻게 하면 천한 사람이 되는지 그대는 알고 있는가?”

그러자 바라문이 말했습니다.

“사문이여, 나는 천한 사람이 누구인지 모른다. 또 어떻게 해야 천한 사람이 되는지 모른다. 사문이여, 그대는 나에게 말해보라.”

다시 부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바라문이여, 그렇다면 내말을 잘 듣고 깊이 생각하 여보라. 이제 내가 말할 것이다.”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바라문에게 천한 사람에 대해 일러주셨는데 그것이 게송으로 남아 있습니다.

성내는 마음을 가진 자, 원한을 품은 자, 혹은 위선 을 행하는 자, 그릇된 견해를 가지고 있는자, 아첨하는 자, 이와 같은 자가 천한 사람이다.

살아있는 생명을 해치는자, 살아있는 생명을 자애로 대하지 않는 자,

이와 같은 자가 천한 사람이다.

또 이렇게도 말씀하셨습니다.

타인을 괴롭히고 해치는 자, 재물에 인색한 자, 나쁜 욕심이 있는 자, 고집이 센 자, 아부하는 자, 남에 게 부끄러움을 모르는 자, 스스로 부끄러워하지 않는 자, 이와 같은 자를 천한 사람이라고 한다.

이렇게 말씀하시면서 여러 가지 천한 사람의 유형 을 말씀하셨습니다. 현대 사회에서도 귀감이 될 만한 천한 사람의 종류를 많이 들고 계시는데 부처님의 기준대로라면 요즘은 거의가 다 천한 사람에 속한다고 할 수가 있겠습니다. 요즘뿐만이 아니라 이런 천한 사람은 어느 시대에나 있어 왔습니다. 어쩌면 대부분의 인간들이 가지는 속성인지도 모르지요.

그런데 특히 요즘 뉴스에 나오는 정치인들이나 많은 고급공무원들은 천하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입 니다. 부처님께서는 이렇게도 말씀하셨습니다.

만약 증인으로 물음을 받았을 때 자기를 위해서나 다른 사람을 위해, 또는 재물을 위해 거짓 진술을 하는 자, 이와 같은 자가 천한 사람이다.

사회의 지도층에 있거나 고위공직자로서 많은 사람 들을 거느리며 공익을 앞세워 일해야 할 사람들이 부정한 일에 연루되어 증인으로 나섰을 때 온 국민이 다 알만한 거짓말을 뻔뻔스럽게 내뱉고 있습니다. 스스로 에 대한 자존심도 없이 그렇게 거짓말을 합니다. 그런 사람들이 천한 사람들인데도 많은 사람들이 그런 사 람들을 부러워합니다. 그런 천한 사람들이 계속해서 나오는 것도 우리 국민의 많은 사람들이 그러한‘천한 사람들에게 머리를 조아리고 우러러보는 풍조 때문에 그렇습니다. 우리는 참으로 천한 사람이 누구인가를 잘 알아야 합니다. 거짓말하는 사람들이 천한 사람들 인데도 그들의 지위와 겉모습만 보고 그들을 부러워 합니다. 우리 스스로가 천하기 때문에 그런 것일까요?

부처님께서는 또 천한 사람을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자기는 부유하면서 늙은 부모를 봉양하지 않는 자 이런 자를 천한 사람이라고 한다.

부모나 형제, 자매, 혹은 장인, 장모에게 해를 가하 거나 말로써 괴롭히는 자, 이와 같은 자를 천한 사람 이라고 한다.

요즘 나이든 부모에게 불효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자기를 키워준 은혜는 잊어버리고 형제 남매간에 서로 떠맡기려고 합니다. 심지어는 연로한 부모가 자식 들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혼자 떨어져 살다가 돌보는이 없이 쓸쓸히 죽어가기도 합니다. 어떤 경우에는 멀 리 내다버리고 오기까지 합니다. 부처님께서는 이런 사람들이 천한 사람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은 천한 정도를 넘어서서 지옥에 떨어질 흉악 한 악행을 저지르고 있는 것입니다. 자기도 늙으면 똑같이 받을 것인데도 그것을 모르고 인륜을 역행하는 짓을 합니다. 그것이 다 악연이 이어진 탓이겠지요. 업력의 힘에 이끌려 자기도 모르게 그런 끔찍한 일들을 저지르는 가 봅니다. 중생들의 그 얽히고 설킨 악연의 실타래를 부처님께서는 알고 계시기 때문에 그 들을 위하여 걸식을 하시면서 진리를 전하려고 하신 것입니다. 이들에게 지혜를 주어서 그러한 악연의 구 렁텅이에서 벗어나게 하려는 자비심으로 오늘도 바라 문에게 욕을 들으면서 탁발을 다니시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예로 드신 천한 사람들이 요즘 들어 더 많아진 것 같습니다.

〈화령정사/법원장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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