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총지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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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총지종은 ‘불교의 생활화, 생활의 불교화’를 표방하고 자리이타의 대승불교 정신을 일상에서 실천하는 생활불교 종단입니다.

공부하는 종단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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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65호 발행인 우승 발간일 2005-03-02 신문면수 8면 카테고리 총지칼럼 서브카테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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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명 김종인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 리라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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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미디어커넷 입력일시 18-05-18 08:07 조회 1,30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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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는 종단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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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BK21 연구교수

서울대학교 철학과에서 불교 연구로 철학 석사

스토니부룩대학교 불교 연구로 철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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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와 다른 종교를 비교하면 여러 가지 차이가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두드러진 차이는 불교는 깨달음을 추구하는 종교라는 점이다. 불교 역시 믿음을 중시하지만 불교에서의 믿음은 절대 자에 대한 맹목적인 ’신앙으로서의 믿음이 아니라, 진리에 대한 스스로의 자각 즉 깨달음을 통한 믿음이다. 그래서 현대의 많은 학자들은 불교를 이성적 종교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처럼 불교는 이성적 자각에 기초한 종교이기 때문에 불교인들은 그 어떤 종교인들보다 열심히 공부를 해야 한다. 역사적으로 보아도 불교인들은 언제나 열심히 공부해왔다. 팔만대장경에 포함 되어 있는 수많은 논서들이 바로 그 증거이다.

한국불교는 선불교가 지배해 온 탓에 문자를 통한 공부보다 참선 수행이 더 강조되어 온 것이 사실이지만, 결코 경론을 통한 공부를 가벼이 할 수는 없다. 경론을 통한 공부가 밑받침되지 않은 참 선은 수행자의 마음을 비우는 것이 아니라 머리를 비우게 할 따름이다.

경론을 통한 공부는 일반 불교인들에 게도 매우 중요하다. 오늘날의 불교 신도들은 과거와 달리 충분한 학습 능력을 갖추고 있다. 모두들 한글을 깨쳤음은 물론이요, 상당수는 고등교육까지 받은 이들이다. 과거처럼 경론의 지식이 승려들에게만 전수될 아무런 이유가 없다. 과거에는 일반 신도들은 대게가 문맹일 뿐 아니라 학습할 시간도 없었지만, 오늘날은 학습 능력과 시간 모두를 갖추고 있다.

오늘날 불교의 교세가 외래 종교에 비해 크게 위축된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교도들에게 교리 공부를 시키지 못한 것이 주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 있다고 하면서도, 일반 교도들에 대한 교육은 태만히 하였다. 반면에 외래 종 교인들은 신도들을 열심히 교육시켰다. 어린이반, 청년반, 노년반 등등의 학습반을 만들어서 수시로 교육시켰다. 오죽했으면 “주일학교”라는 말이 생겼겠는가? 이렇게 전 교도들을 학습시킨 결과 그들은 모두가 훌륭한 전도사들이 되었다.

외래 종교에 비해서는 많이 뒤쳐졌지 불교계에서도 근래에 다양한 불교대학이라 일컬어지는 학교를 세워서 불교인들과 일반인들에 대한 교육에 나선 것은 참으로 다행한 일이다. 또 이들 대학 들이 대단한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은 참으로 기쁜 일이다. 실제로 불교의 도심 포교는 전적으로 이들 다양한 형태의 불교 대학에 의존하고 있다. 도심 포교에 성공한 사찰은 곧 불교 대학의 운영에 성공한 사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불교는 깨달음을 추구한다는 그 본질적 성격 때문에 교육과 학습을 통하지 않고는 결코 포교를 할 수 없는 종교이다.

총지종은 이 점에서 크게 반성해야 한다. 사회 속에서의 불교를 내세워 왔음 에도 불구하고 교도들에 대한 교육이 제 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오늘날 총지종 의 교세가 30년 전에 비해 도리어 위축 된 까닭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바로 교도들에 대한 교육을 통한 교화가 안된 것이 그 주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이다. 총종에는 교도에 대한 교육이 사실 상 전무한 실정이다. 매주 법회가 있지만 반복적인 진언염송이 법회 시간의 80% 이상을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설 법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과 같은 형태의 설법만으로 체계적인 교육을 기대할 수는 없다. 일부 교도들이 타 종단 에서 운영하는 불교 강좌에 참석하고 있 는 것만 봐도 지금의 설법으로는 교도들의 지적 욕구를 충족시켜 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총지종은 훌륭한 사찰이 있는 것도 아니요. 장엄한 의례가 있는 것도 아니다. 독자적인 신문, 잡지,혹은 첨단 방송매 체를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다. 교도들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한 교육을 통하지 않고는 총지종의 교세의 성장을 결코 바랄 수가 없는 일이다. 신도들에 대한 교육을 하기 위해서는 우선 교육을 할 스승들 개개인이 공부를 해야 한다. 자신이 모르는 것을 다른 사 람에게 가르칠 수는 없는 일이다. 또 종단 차원에서도 스승들이 공부할 수 있는 여건과 프로그램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스승들이 공부할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하며, 공부할 의욕을 갖도록 해야 한다. 학습할 내용들을 설정해 주어야 하며, 학습 자료들을 제공해 주어야 한다. 총지종의 스승들 모두는 맹렬한 학습을 통하여 진정한 의미에서의 스승이 되어야 한다. 그리하여 총지종의 전 사원에는 불교학교가 서고 교도들이 교리를 학습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결코 종단의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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