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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66호 발행인 우승 발간일 2005-04-01 신문면수 6면 카테고리 풍경소리 서브카테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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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미디어커넷 입력일시 18-05-18 10:51 조회 1,37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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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에게 우유를 먹이는 방법

어떤 사람이 개에게 우유가 좋다는 

말을 듣고 붙잡고 앉아 우유를 먹였습니다. 

억지로 우유를 먹일 때마다 

개는 싫다고 몸부림을 쳤습니다.

어느날 개가 실수로 우유통을 넘어뜨려

 바닥에 엎지르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개가 다시 다가와 핥아먹는 

것이었습니다. 그 사람은 그제야 

개가 우유를 싫어했던 것이 아니라 

자신의 방법이 틀렸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자신의 판단만으로 일방적으로 

베푸는 것은 애정이 아닙니다.

내가 원하는 방식이 아닌, 상대가 원하는 방식으로 

베풀어주는 것이 진정한 사랑입니다.

- 장용철/시인


내려놓게

조주스님으로부터 배움을 구하고자

한 제자가 왔습니다.

제자는 선물을 가져오지 않은 것이 미안해서 

변명조로 조주스님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렇게 빈손으로 왔습니다.”

“그렇다면 무거운데 거기 내려놓게.”

“아무 것도 갖고 오지 않았는데 

무얼 내려놓으라는 것입니까?

“그럼 계속해서 들고 있게나!”

그대의 마음에서 내려놓아야 할 것은 무엇입니까?

- 문윤정/수필가


언땅이 풀릴때

조카가 팽이 줄을 감는다.

금간 벽에 기대선

내 이마의 주름을 잡아 감는다. 

마을을 가로질러 달리는 

꽃샘바람 둘둘 묶어 감는다. 

바람에 불어오는 소똥 냄새 

그 냄새 잡고 따라 나온 

개나리꽃 노란 빛 당겨 감는다. 

아버지 논 갈아엎는 소리 

개울가 저만치 떨어진 개구리 울음 

조그만 두 손으로 꼭꼭 감는다. 

푸른 하늘과 구름 그림자 도도한 

강물의 흐름 모두 감았다. 

팽이를 돌린다.

산그늘 아래 언 땅 녹듯 

눈물비친 사랑과 그리움 

세월의 무늬가 단숨에 풀어진다.

- 차창호/시인


아름다운 독선

그러니까

나의 아름다운 봄밤은 저수지가 말한다 

좀생이 잔별들이 저수지로 내려와 

물 뜨는 소리에 귀를 적셔보는 일 

그 다음은, 별빛에 흘린 듯 흘린 듯 

물뱀 한 마리가 물금 치고, 줄금 치고 

일행시한 줄처럼 나그네 길 가는 것 

저것이, 몸이 구불구불 징한 것이 어떻게 

날금 같은 직선을 만든다는 생각 

그래서는 물금줄금 직선만 아직 내 것이라는 것 

오 내 새끼, 아름다운 직선은 독선의 뱀새끼라는 것

- 서정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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