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구니 전성시대에 사는 법
페이지 정보
호수 274호 발행인 우인(최명현) 발간일 2022-09-01 신문면수 10면 카테고리 종합 서브카테고리 -페이지 정보
필자명 박희승 필자법명 - 필자소속 불교인재원 필자호칭 교수 필자정보 - 리라이터 -페이지 정보
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22-09-06 15:58 조회 1,794회본문
마구니 전성시대에 사는 법
부처님 말씀인 경전에는 마구니에 관한 것도 많다. 부처님이 깊은 명상을 해서 깨달음 직전에 이르자, 마구니왕 파순은 지혜와 자비를 완성하는 위대한 부처님의 출현을 막고자 온갖 장난을 벌인다. 마구니는 선과 악의 양변에서 악을 상징하며, 지혜와 자비의 완성자 부처님을 반대하여 온갖 사악한 행을 저지르나 결국 부처님의 지혜 앞에 항복한다.
부처님이 살아 계실 때에도 마구니 행은 끝이 없었다. 부처님의 사촌으로 출가하여 부처님 제자가 되어 높은 경지에 이른 제바달다가 그렇다. 부처님이 연로하시자 승단을 자신에게 물려줄 것을 청하였다. 그러나 부처님이 이를 거절하자 앙심을 품고 자기를 따르는 500여 비구들을 규합하여 부처님을 시해하려다 실패하고 산채로 무간지옥에 떨어졌다고 경전은 기록한다. 부처님의 사촌이자 출가제자 제바달다는 사사로운 욕망에 사로잡혀 마구니가 된 것이다.
우리 사회의 마구니들
인간이 깨달음을 통해 자기완성을 추구하는 불교와 교단에도 마구니의 장애가 적지 않은데 온갖 중생들이 모여 사는 우리 사회에도 마구니의 장난이 끝이 없다. 멀쩡한 사람도 탐욕과 자기 이기주의에 물들어 마구니로 돌변한다. 국민의 이익과 행복보다는 이기적인 사리사욕에 집착하는 일부 정치인, 공직자들이 그렇다.
근래에는 종교를 앞세운 마구니들도 극성이다. 태극기와 성조기, 심지어 이스라엘기를 흔들면서 광화문에 모여 ‘ㅇㅇㅇ대통령 간첩, 사탄’ 운운하며 도저히 종교인의 집회라고 볼 수 없는 온갖 악담과 저주를 퍼붓는다. 어떤 종교인은 젊은 여성들을 구슬려 성적 욕망을 채우다 법의 심판을 받아 감옥에 가기도 한다.
최근 마구니 행의 절정을 보여주는 이가 이른바 ‘정법’을 내세우며 유튜브를 통해 좋은 말만 골라 하는 ‘ㅇㅇ스승’이라는 이가 있다. 이는 마음공부를 내세우며 근사한 한복을 입고 머리를 기르고 수염도 기른다. 마치 상상 속의 도인의 풍모다. 앞으로는 ‘정법’ 운운하지만, 내용은 거의 평범한 일상의 좋은 말들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따르는 이들이 적지 않다. 심지어 나라의 최고 지도자 부부도 ‘정법 가족’이라 자랑하니 실로 놀랍기 짝이 없다. 그런데 정작 이의 과거 행적이 점차 드러나고 있는데 가관이다. 불륜을 저지른 전과 17범에 중학교 공부도 못한 이란다. 이런 사람이 ‘대통령도 정법 지도자 공부를 하고 있다’고 떠벌리니 참으로 한심하기 그지없다. 이런 자가 마구니가 아니고 무엇이랴?
자유민주사회에서 정치와 종교는 분리되어 있건만 신도조직을 지닌 종교인들이 정치인들을 조종하거나 정치에 개입하여 표를 모아주고 정치자금을 몰래 지원하는 삿된 행을 한다면 국정 문란이 일어나 사회적인 혼란은 걷잡을 수 없을 것이다.
파사현정으로 지혜 밝혀
참으로 안타깝지만 지금 시대는 정(正)과 사(邪)가 혼탁하니 종교의 가면을 쓴 마구니들이 횡행한다.
이런 시대일수록 국민들이 깨어있어야 한다. 특히 불자들은 부처님이 깨달은 중도에 정견을 세우고 늘 깨어있어야 한다. 중도 정견이란 부처님의 지혜로 세상을 보는 안목이다. 중도 정견을 세운 이라면 정과 사는 구분할 줄 안다. 이기심으로 자기 욕망에 집착하여 온갖 악행을 저지르는 이가 마구니다. 중도 정견을 세운 이는 부처님을 가장한 마구니를 바로 볼 수 있는 지혜가 나와서 속지 않고 흔들리지 않는다.
불교의 정견을 세운 이라면 이런 마구니 장난에도 굴하지 않고 나와 나의 것에 대한 집착을 비우고 끝없이 남을 돕는 보살행을 하는 이들이다. 반대로 나와 내 것에 집착하고 남을 미워하고 멸시하면 바로 마구니행이다. 달콤한 말이나 남을 헐뜯고 남 탓을 하며 나와 남을 가르고 이간질하고 없는 말을 지어내는 이들이 마구니들이다.
불자라면 이런 마구니 언행을 바로 보아 파사현정(破邪顯正)하며 늘 중도 정견으로 지혜를 밝혀 자기도 이롭고 남도 이로운 보살행을 하여야 한다. 혼탁한 시대일수록 이런 중도 정견의 대승 보살행이 참으로 고귀하겠다.
박희승 교수/ 불교인재원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