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고주의를 청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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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73호 발행인 우승 발간일 2005-12-01 신문면수 5면 카테고리 총지칼럼 서브카테고리 -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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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미디어커넷 입력일시 18-05-26 04:28 조회 1,729회본문
불교계는 한국 사회에서 가장 낙후한 집단이라는 것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 통탄스런 일이지만 불교계는 어느 한 구석 다른 집단보다 앞서 간 구석이 없다. 사고방식도 낙후하고, 제도도 낙후하고, 사람도 낙후하다. 경제적으로 낙후하고, 정치적으로 낙후하고, 문화적으로도 낙후하다. 너무나 낙후해서 때로는 불교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 스스로가 부끄러울 정도이다. 그토록 훌륭한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사람들의 집단이 어찌 이토록 낙후할 수 있는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이다.
불교계는 왜 이렇게 낙후한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제일 큰 이유는 불교계 실력자들이 천박하고 우둔하기 때문이다. 불교계에서 힘깨나 쓰는 이들 이라고 할 수 있는 부류의 사람들을 보 면 하나같이 천박한 분위기를 물씬 물씬 풍긴다. 행동거지와 말투에 조야함이 그대로 드러난다. 도저히 종교계의 지도자로 보이지 않는다. 시장에서 강압적으로 물건을 파는 목청 좋고 수완부릴 줄 아는 장사치처럼 보인다. 또 이른바 불교계의 두뇌집단이라 일컬어지는 사람들을 보면 이것은 도저히 두뇌를 지닌 사람이 아니라 무뇌아들이다. 불교계의 각종 학회나 세미나에 가 보면 전혀 지적인 번뜩임을 찾아 볼 수 없다. 하나같이 눈동자에 힘이 없는 사람들이 모여서 서로 뜻도 통하지 않은 말들을 주고받는다. 마치 정신병동에 와 있는 기분이다.
이렇게 무능하고 우둔한 사람들이 이끌어가고 있는 불교계가 낙후한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지도자가 무능하고 우둔 한데 어찌 그 집단이 발전할 수 있겠는가?
불교계가 낙후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능하고 우둔한 지도자들을 대신할 유능한 지도자를 찾아내도록 해야 한다. 여기에 혼신의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그러지 않고서는 유능한 인재를 찾아낼 수가 없다. 일자리는 부족한데 비해 인적 자원은 넘쳐나는 것이 우리 사회 전 반의 현실이지만 불교계는 정반대이다. 그간 인재 양성에 투자하지 않은 관계로 불교계에는 인재가 매우 부족한 것이 현 실이다. 뿐만 아니라 그나마 있는 인재 조차 제대로 선발해 쓸 줄을 모른다. 아니 의도적으로 유능한 사람을 배제하고 무능한 사람을 골라 쓰는 것이 오늘날 한국 불교계의 현실이다.
불교계의 인사 문제는 한마디로 연고 주의의 결정판이라 할 수 있다. 연고주의는 불교계만이 안고 있는 문제는 아니 지만, 불교계에서 특히 심하다. 불교계에서는 그 어떤 자리에 필요한 사람이건 공개채용을 통해 선발하는 일이 없다. 주지자리는 물론이요 종단의 민간인 행정 요원들도 마찬가지다. 사찰의 사무장은 대게가 주지의 친인척이다. 모두가 해당 직책에 임명권을 가진 사람과 직간 접으로 아는 사람들이다. 종단만 그런 것이 아니다. 종립대학들도 마찬가지이다. 방송국이나 여타 불교계 재단에서 운영하는 각종 직원들 채용도 마찬가지 이다. 공개채용 형식을 전혀 취하지 않 는 것은 아니나 매우 드물 뿐 아니라, 공개채용 형식을 취해도 결국에는 연고가 있는 사람을 뽑는다.
불교계의 연고주의는 자리를 채울 사 람을 뽑을 경우에만 작용하는 것이 아니다. 절을 지을 공사를 발주할 때도, 사찰에 필요한 물건을 구입할 때도, 대형 행 에 필요한 물자임대와 인력을 구할 때 도 모두 연고에 의지해서 한다.
학회를 하거나 토론회를 할 때도 마찬 가지이다. 그 분야의 전문가를 두루 섭외해서 적임자를 찾아내어 의견을 들어 보는 것이 아니다. 아무리 뛰어난 전문가가 있어도 행사 주최측과 아는 사람이 아니면 초빙하지 않는다.
이렇게 연고주의에 의존하는 이유는 바로 실력자들의 무능함과 부도덕성 때문이다. 불교계의 실렁자들은 너무도 무능하여서 항상 자신의 무능함이 드러나는 것을 두려워한다. 유능하고 똑똑한 자가 들어오면 자신의 자리가 위태롭다고 여긴다. 어들 무능한 불교계 실력자 들은 자신이 속한 기관이나 단체를 합리 적이고 투명하게 운영하는 일이 없다. 대부분의 일들이 비공식적인 경로를 통 하여 주먹구구식 운영방식으로 이루어진 다. 이러다보니 온통 협잡과 비리투성 이다. 사람을 쓸 데 연고에 집착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아무런 연고가 없는 사람에게 일을 맡겼다가는 이러한 협잡과 비리가 폭로될 것이기 때문이다.
오늘날 불교계가 나아가는 모습을 보면 한마디로 협잡꾼과 “바보들의 행진” 이다. “바보들의 행진”이계속되는 한 불교계의 발’전은 없다. 아무리 많은 투자를 해도, 아무리 좋은 구호를 내세워도, 협잡꾼과 바보들이 짝을 이루어 불교계 를 이끌어가는 한 불교의 미래는 없다. 불교의 새 출발은 이들 협잡꾼과 바보들 을 밀어내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김종인(보정)/ 법장원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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