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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할 수 없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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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77호 발행인 우승 발간일 2006-04-01 신문면수 5면 카테고리 지상설법 서브카테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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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명 - 필자법명 법등 필자소속 밀인사 필자호칭 주교 필자정보 - 리라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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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미디어커넷 입력일시 18-05-28 17:49 조회 1,29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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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할 수 없는 일

춘분을 며칠 앞두고 3월의 봄 비가오늘 손님처럼 찾아왔다. 며칠 전에 지나간 황사의 흔적들을 말끔히 씻어 내기라도 하듯이.

마음은 온통 몸의 웃음과 봄의 속삭임으로 가득하다.

인과처럼 어김없이 봄은 찾아오고 진달래 빨간 꽃망울은 날마다 부풀어간다.


흘러넘치는 샘물처럼

초등학교에 다니던 그 시절 우리 마을에는 수돗물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윗동네 아랫동네 모든 사람들은 우물물을 길어다 생활을 했는데 이런 사정은 학교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대도시에 있는 학교였지만 운동 장 한 구석에 자리 잡고 있는 손으로 지하수를 길어 올리는 수동식 펌프 한 대가 전부였습니다, 물론 ‘수돗가’도 없었고 ‘수도’라는 말도 몰랐습니다. 그러다가 교실 앞에 수도꼭 지가 많이 달린 시멘트로 만든 수돗가가 생긴 것은 몇 년 뒤에 일이었습 니다.

미국 애리조나사막에는 지금도 지하수를 손으로 퍼올리는 수동펌프 하나가 있는데 길을 오가는 사람들이 사용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펌프 옆에는 안내표지가 하나 있고 ‘다음 사람을 위해서 물을 한통 꼭 받아 두세요’라고 적혀있다고 합니다. 자기만 생각하지 말고 떠날 때 뒤에 오는 사람을 위해서 물을 좀 받아두고 가라는 것인데 손으로 지하수를 퍼 올리는 수동펌프는 물을 퍼올리기 전에 물 한 두 바가지를 위해서 부어주어야만 물이 올라올 수 있기 때문이지요. 이러한 물을 두고 ‘마중 물’이라고 하지요. 뒷사람을 위해서 뭔가 좀 남겨놓고 떠나는 배려가 참 아름답지요.

그런데 그 당시 우리 마을 앞에는 다른 동네로 넘어가는 산고개가 있었고 그 고개 밑에는 큰 우물이 하나 있었는데 마을 사람들 모두가 그 우 물물을 길어다가 식수로 사용하고 살 았습니다. 그 우물은 깊이가 2미터 정도에 지름이 2미터 정도 되는 둥근 모양이었는데 여름철에는 하루 종일 맑고 시원한 물이 흘러 넘쳤습니다. 그리고는 작은 개울을 이루며 흘러갔 는데, 사람들은 흐르는 개울물속에 발을 담그기도 하고 아주머니들은 빨래도 하고 그런가하면 가끔은 수박덩이나 오이 그리고 참외 등이 시원스레 들어있기도 했지요.

그러나 아무도 이렇게 넘쳐흐르는 물을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가을이 되면서 우물물은 점차로 줄어들다가 겨울철이 되면 수위는 우물바닥가까 이 내려가게 되고 급기야 매일 한차례 재한급수를 하게 되면서 저녁 무렵 우물가는 물을 길러오는 사람들로 줄을 서곤 했지요. 여름철에 그렇게도 흔하게 넘치던 물이 점점 줄어들어 바닥이 드러나는 것도 아무도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복 받는 인연 이야기

부처님께서 세상에 계실 때 코살라 국 사위성에 사는 부처님의 재가 제 자인 수닷타장자(위드다르마 2004년 4~6월 연재)는 평생동안 어려운 사람들에게 자신이 가진 수많은 재물들을 모두 보시하고 마지막에는 재물이 라고는 하나도 없는 가난한 생활을 하고 살았지요. 그는 지난 날 부처님과 제자들을 위한 정사를 짓기 위해 그 나라 태자의 소유인 동산에 황금을 덮어서라도 동산을 구입하려 했던 신심이 깊은 큰 부자였으나 평 생동안 베풀며 살다보니 그 재산이 다한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품팔이를 나가서 되 쌀을 얻어 그것으로 밥을 지어 부부가 먹고살았지요. 어느 날 아침 그의 아내가 밥을 다 지었을 무렵 마침 아나율존자가 탁발을 하러 왔습니다. 그 아내는 존자의 바리를 받아 밥을 가득 채워 드렸지요. 그뒤에 수보리, 마하가섭, 목련, 사리불 존자가 차례로 와서 또 밥을 청하자 그 아내는 역시 존자들의 바리를 받아 밥을 담아 드렸습니다.

마지막에 부처님께서 몸소 오셔서 탁발을 하실 때 그녀는 부처님의 바리를 받아서 밥을 가득 담아 드렸습니다. 그리고 난 후에 밖에 나갔던 수닷타 장자가 돌아와서 아내에게 밥을 청했을 때 아내는 이렇게 말했지요, “여보, 만일 아나율존자님이 오셨다면 밥을 당신이 먹겠습니까 아나 율존자님에게 드리겠습니까?” 장자가 대답하기를 “내가 굶고서라도 아나율 존자님께 드리겠소.” 아내가 또 말했 다. “수보리존자, 가섭존자, 목련존자, 사리불존자님과, 부처님께서 오신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내가 굶어서라도 모두 그분들께 드리리다.” 아내가 말했지요, “여보, 아침부터 여러 존자님들과 부처님께서 탁발을 하러 오셨기에 있는 밥을 모두 다 드렸습나다.” 그러자 장자가 말했지요, “우리들은 이제 죄업의 과보가 다하였으니 이제부터는 복덕이 생길 것이요.”그리고 나서 장자가 곧 창고의 문을 열자, 창고 안에는 곡식과 비단과 음식 등이 가득했고, 다 쓰고 나면 다시 생겼다고 합니다.

〈잡보장경〉


피할 수 없는 일곱 가지 일

부처님께서 기원정사에 계시던 어느 날 목련존자에게 “모든 중생에게는 피할 수 없는 일곱 가지 일이 있다.” 그 일곱 가지란 첫째는 휴어나는 것이요, 둘째는 늙는 것이며, 셋째는 병이요, 넷째는 죽음이며, 다섯째는 죄를 짓고 벌 받는 일이요, 여섯째는 선업을 짓고 복받는 일이며, 일곱째는 인연이다. 이 일곱 가지는 아무리 피하려 하여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다.‘' 라고 말씀하셨습니다.〈법구 비유경 악행품〉

인간의 생노병사와 죄와 복 그리고 지어놓은 인연은 로케트를 타고 지구를 떠난다고 해도 결코 피할 수 없는 일이지요. 큰 공덕 성취위해 먼저 낮추고 버리는 아름다운 아픔 뒤 에 만나게 되는 큰 행복과 보람 있음은 아무도 막을 수 없는 것입니다. 복을 짓고 복의 과보를 받는 앞의 두 가지 복 받는 인연의 경우와, 지은 복이 다하여 복이 점점 줄어드는 것은 저 샘물이 여름에 흘러넘치고 겨 울에 점점 줄어들듯이 아무도 막을 수 없고 피할 수도 없는 일입니다.

가끔은 서로 원망하고 핑계되며 살아가는 사이라고 해도 그래도 그런 인연, 그런 사람 하나 있음에 감사하고 살아야 합니다.


정미와 같은 염송

추수한 벼 두 가마니를 한 섬이라 고 하는데, 이것을 그대로는 밥을 지어 먹을 수가 없기 때문에 정미소에서 벼를 찧어서 등겨를 모두 벗겨 고싸라기를 분리하면 정미가 되는데 한 가마니가 채 되지 못한다. 이것으로 밥을 지으면 윤기가 흐르는 맛있는 밥이 되지요.

우리가염송하는진언 ‘옴마니반메 훔’은 법계에 계신 부처님과 관세음 보살님께 바치는 것입니다. 이렇게 ‘옴마니반메훔’을 법계의 부처님과 관세음보살님께 바친 공덕으로 자신 의 서원을 성취할 있는 것이지요.

그런데 우리는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이 진언을 염송하고 있는지요?

한편 한편의 옴마니반메훔 염송을 관세음보살님께 바치는 마음으로 염송해야 합니다. 한편의 ‘옴마니반메 훔’이 앞에서 언급한 정미와 같은 염송이 되게 하십시오.  한편의 염송이 법계의 관세음보살님께 바치는 정미 한 알이 된다는 마음으로 정성껏, 간절하게 해야 합니다. 진언에는 두 가지가 있지요. 상대 적인 진언과 절대적인 진언인데요. 염송하는 ‘옴마니반메훔’은 상대적인 진언이고, 이 진언을 염송하여 해탈 에 이르는 밀교적 수행법 그 자체를 절대적인 진언이라고 하지요. 진언 ‘옴마니반메훔’에는 공덕이 너무나 엄청나서 말할 수 조차도 없을 정도 인데 이 진언의 공덕만큼 큰 것이 해 탈에 이르는 밀교적 바른 수행법입니 다.

그런데 우리는 밀교의 수행법인 삼밀관행을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특히 삼밀중 ‘의밀’을 소홀히 해서는 큰 공덕이 생길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공덕을 이루고 서원을 성취하기 위한 첫걸음은 불보살님에 대한 정성스런 예경입니다. 일체의 공덕이 예경을 근본으로 하여 일어나는 것임 을 알아야 합니다. 그 다음이 자신의 죄업에 대한 참회입니다.

참회하되 자기자신을 정확히 알지 못하면 깊고 바른 참회가 되기 어렵지요. 그리고 지계여후패의 생활로 지켜야 할 것은 지키고 버려야 할 것은 버리며 바른 염송정진으로 선정 을 닦고 삼매에 들어야만 큰 공덕이 생기게 되는 것이지요.

노력에 비해 성취가 늦은 경우에는 자신의 수행정진을 살펴 보아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선정을 닦아 삼매에 들기 위해서는 의밀을 수행하되 반드시 본존관이나 불타관(관세음보살)을 해야 합니다.

신밀과 구밀을 이룬 후 자신의 가 슴 앞에 월륜을 관하고, 그 월륜속에 본존이나 관세음보살님의 모습을 관해보십시오. 이렇게 하여 옴마니반메훔 염송이 법계의 불보살님과 하나가 되게 하십시오.

그리하여 의밀을 통한 삼매의 공덕을 성취하고, ‘옴마니반메훔’의 찬란 한 세계를 경험해 보십시오. 금생에 잘 먹고 잘 사는 일에 집착하지 말고 지금 이 순간 깨달음의 길로 나아가시고 이 길 위에서 행복하시길 서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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