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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 피안이 되다 10월 25일까지 양평군립미술관에서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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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191호 발행인 법등[구창회] 발간일 2015-10-07 신문면수 11면 카테고리 불교문화산책 서브카테고리 서하보살의 불교문화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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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명 강지연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구성작가 리라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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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18-05-18 08:35 조회 2,50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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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 피안이 되다 10월 25일까지 양평군립미술관에서 전시
아제아제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사바하 가자, 가자, 피안으로 가자, 우리 함께 피안으로 가자. 피안에 도달하였네. 아! 깨달음이여 영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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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억-Pegasus wolf


〈반야심경〉의 마지막은 이렇게 피안으로 향할 것을 권하며 예찬을 한다. 불자들의 이상향인 피안이 양평군립미술관(관장 이철순)에 펼쳐졌다. 10월 25일까지 열리는 제4회 양평을 빛낸 원로작가전에서다. 2012년 시작된 양평을 빛낸 원로 작가 전은 그동안 지역문화발전에 기여한 원로작가를 출생연대별로 개최하여 지역은 물론이고 중앙의 미술계로부터 큰 호평을 받아왔다. 한국 현대미술과 함께 살아온 작가의 자화상으로 봐도 부족함이 없다.

올해는 1941년생 동갑내기 류민자, 송계일 화백이 전시의 주인공이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1960년대 전통적인 한국화에서 출발하여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구축한 작가로 한국회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류민자 화백은 1960년대 정통 한국화에서 출발한 한국화가로 1980년대에 추상미술 작가로서 작품의 다양성을 제시하며 다양한 작품 세계를 선보여 왔다. 한국화 재료를 버리고 서양화 재료를 수용하면서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화풍으로 정착했다. 현대적 표현방법을 자유롭게 자기화시키면서 자연적 감성과 형상적 발형 및 회화적 본질을 존중하는 독창적 인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다.

송계일 화백은 1960년대 초에 한국화의 정통성과현대 화화의 독창성을 접목하여 독자적인 회화세계를 개척후기 수작했다. 극사실주의와 자연주의 구상회화에 몰두하던 시기를 지나 1980년대에 먹과 채색의 적절한 융합을통해 독자적인 회화양식을 전개해 생략과 응집으로 함축되는 조형세계로 진입한다. 2000년대 이후에는 추상에 의한 극도로 단순화된 형상에 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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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진-수평



'1975, 화엄경', '2014, 정토' 등 대작을 이번 전시에 내놓은 류민자 화백은 양평에 피안의 세계를 펼쳐낸 장본인이다. 류민자 화백은 중, 고등학교시절에 그린 드로잉작품과 채색 작품을 이번 전지에 함께 전시한다. 어릴 때부터 남다른 재능을 드러냈던 류민자 화백은 대학시절에 그린 수련, 인물; 산수 등을 통해 졸업 후에도 한동안 작품에서 사실성을 지속적으로 이어간다. 이후 그가 보여준 다양한 창작활동은 류 화백을 미술계의 떠오르는 스타작가 반열에 올려놓는다. 국전 추천작가, 초대작가, 문예진흥원장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류민자 화백은 자연과 인간과 풍경이 어울린 야성적이고 풍요로운 풍경을 보다 밀도감 있는 조형세계로 추구하는 작품을 선보여 왔다. 종교적인 경험을 가진 인간에게는 자연이 지닌 우주적 신성함을 제시하는 작업이다. 중고생 시절에 탐닉했던 사실성에서 출발한 그의 예술 세계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상을 입혀가며 도식적으로 형상화되어 왔다. 전국 각지의 신성한 나무들을 형상한 도식성은 현재에 와서도 작품마다 무색의 잔상과 현대적 번안으로써 도상을 보여준다.

'너와 내가 둘이 아니라 하나라는 사실을 알 때부터 조금씩 마음의 평정을 얻게 된다. 작품과 하나가 되면서 나는 작업에 더욱 깊이 빠져들 수 있었다.'라고 밝혀온 류민자 화백의 예술관은 치열하게 정진하는 수행자의 구도행을 닮아 있다. 너와 내가 둘이 아닌 하나라는 불이관을 담아낸 그의 작품은 ‘내가 있음으로 대상이 있다트 불교의 연기관과 ‘사랑과 미움 속에서 부대끼며 사는 이유는 치착’이라는 부처님 가르침을 덧입힌다. ‘모든 것이 마음에 있고 마음이 없으면 미움도, 고통도, 원망도 없을 것’이라고 자신의 작품을 설명해내는 류 화백의 작품론은 불교의 ‘일체유심조’를 떠올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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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뿐일까. 류 화백은 단청색을 화폭에 옮겨놓았다. 뿐만 아니라 사조나 시류에 쉽게 휩쓸리지 않은 채 독자적 작품세계를 구축해오-류 환백은 한국화와'서야화느 물론 불교와 기독교', 인공과 자연처럼 분리와 단절에 익숙해져 있는 세간의 고정관념에 빠지지 않고 작품을 통해 조화와 균형을 꾀해왔다. 한지와 캔버스, 전통채색과 아크릴을 오가며 작업한 그의 작품들에서 작가의 이 같은 시각이 여실히 드러난다.

류 화백이 한국화라는 자신의 장르를 뛰어넘은 건 서양화가이자 남편인 고 하인두 화백의 영향이 컸다. 한국화가인 그와 서양화가인 남편 하인두 화백이 함께 개최한 부부전은 한국화와 서양화의 벽을 허물어버렸다.

한국화로 출발했지만 류 화백은 전통의 기법과 표현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는 변화를 일궈냈다. 장르의 한계를 뛰어넘어 예술영역을 확장해온 것. 때문에 류 화백의 작품들은 고정관념에 사로잡히지 않고 분별심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예술세계를 보여준다. 그가 추구하는 자유는 무명에서 자유로워지는 피안과 닮아있다.

류씨가 그동안 화면에 일관되게 묘사해온 대상은 산, 나무 등 자연이 많다. 작가는 이에 대해 “자연의 아름다움은 온 누리에 충만해 있다. 아름다움은 감동이 쌓인 결과이며 여기서 분출되는 감흥은 자연스럽게 작품으로 승화된다”고 말한다. 자연분 아니라 불상, 탑, 인간 등도 소재로 등장하곤 했다.

이번 전시에는 1970년대 하인두, 류민자 부부전에 힘입어 1973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1973,상’, 1975년 ‘1975,화엄경’, 1980년 ‘1980,상-1’, 1984년 ‘1984,군상’, 1988년 ‘1988,군상’, ‘2009,생명의노래’, 2014년 ‘2014,정토’, ‘2014,정토-1’,‘2014,화합’등 시공을 초월한 대작들을 선보였다.

류민자 화백은 끊임없이 화면 위로 떠오르는 형태를 잡아내고 그 형태가 솟아난 이유에 대해 깊이 고뇌하며 또 다시 의문을 더하여가는 선 수행자처럼 화면을 운영했다. 30년을 일관되게 산, 나무, 불상, 탑, 인물과 같은 특정 형태를 천착한 류 화백은 형태의 탄생과 전개에 대한 지문과 해답, 색과 구도에 대한 인과관계를 인드라망처럼 촘촘하게 엮어 작품으로 펼쳐놓는다.

초대작가 송계일 화백은 초기에는 남화풍의 실경산수로 한국화 정신을 추구해왔으나 한국화의 정통성과 현대적 토대를 만들었다. 작품을 통해 새로운 시각성과 조형방법을 추구해온 송 화백은 기존법식을 따르는데 머물지 않고 독자적인 회화성을 창출해 왔다. 주요작품은 ‘1964,생활’, ‘1986,화-2’,‘1987,산-2’,‘1991으과 양의 공간-2’,‘2006,벽과 공간’ 등의 다양한 창의적인 작품이 함께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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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군립미술관은 ‘제4회 양평을 빛낸 원로작가’ 전과 함께 미술여행-3 가을 프로젝트 '공존' 전을 동시에 개최하고 있다. 이 두 개의 전시는 독립적인 영역을 확보하면서도 상호유기적 관계를 유지하는 전시로 한국에서의 추상표현주의 활동으로 나타난 창작들이 고스란히 전시된다. 그뿐만 아니라 지역 밀착과 시대적 흐름을 조망하면서 세대 간의 존중과 배려를 담아내고자 노력한 모습이 전시 작품의 면면에서 역력히 보인다.

'공존'전의 초대 작가는 한국에서의 모더니즘 전개와 함께 활발한 작품 활동을 전개해온 작가들이다. 30명의 현대미술 중견작가들의 작품이 빚어내는 공존 전은 원로전과 어우러져 또 하나의 공존시대를 상상하도록 돕는다. 배려와 존중, 더불어함께 살아가기를 담은 희망의 커뮤니티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들이 갖는 조형의 세계와 창작 정신, 정체성은 포스트모던 시대에서도 높은 예술적 완성도를 지 난 작품으로 한국 현대미술의 중심에서 활동하는 작가라 할 수 있다.

서동억의 'Pegasus_wolf',이창진의 ‘수평’,곽승용의 ‘오래된 미래’ 등이 전시됐다. 작품들은 단순화와 생략에 의해 제작되어 특징적 아름다움으로 부각시키고 소통을 강조한 균제와 통일성에 이르러 다채로운 묘법이 전시의 품격을 높인다.

전통에서 발전한 걸림 없는 원로의 작품에서부터 차세대미술과 ,신개념미술로 무장한 현대미술작가들의 두 가지는 전시는 소통과 배려를 가르치며 불교의 연기론을 전시장에 펼친다.

전시장에 펼쳐진 피안의 세상을 만끽하고 나면, 무르익어 가는 가을을 느끼며 양평 이 자랑하는 고찰 용문사와 수종사를 둘러보며 진리의 피안을 다시 한 번 만나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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