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장계만다라의 여덟번째 궁실, 『지장원』의 제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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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189호 발행인 법등[구창회] 발간일 2015-08-05 신문면수 8면 카테고리 밀교연재 서브카테고리 -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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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18-05-18 11:49 조회 2,600회본문
태장계만다라의 여덟번째 궁실, 『지장원』의 제존
지난호에서는 태장계만다라의 12대원 가운데 일곱 번째 궁실인 문수원에 대해 살펴보았다. 문수원은 석가모니불의 지혜를 담당하고 활동하고 있는 곳이다. 그래서 문수보살이 석가모니불의 협시보살로 자리하고 있다. 문수보살이 무명중생을 제도하는 보살이다. 그렇다면 지옥 중생을 제도하는 보살은 누구인가. 바로 지장보살이다. 이 지장보살이 주존으로 모셔져 있기 때문에 지장원이라 한다.
지장보살은 석가불이 입멸한 뒤 이 세상에 미륵불이 출현하기까지, 부처가 없는 시대에 지옥, 아귀, 축생, 인간, 천상의 육도에서 자신의 몸을 나투어 미혹한 일체중생을 남김없이 제도한 뒤에야 비로소 깨달음의 세계로 들어가겠다고 굳게 서원하고 중생제도를 위해 실천하고 있는 보살이다. 그런 점에서 지장원은 육도의 중생들로 하여금 모든 괴로움을 참아 내게 하는 세계로 묘사되고 있다.
지장원은 그림1)과 같이 태장계만다라 도상에서 가장 왼쪽에 자리하고 있다. 중앙의 중대팔엽원을 중심으로 왼쪽의 연화부원, 그 다음 왼쪽에 있는 것이 지장원이다. 중대팔엽원—연화부원—지장원의 순으로 배열되어 있다. 이러한 배치는 부처님의 자비를 전개시키는 작용을 나타내고 있다. 다시 말해서 비로자나부처님의 대자비 광명과 대지혜 가운데 연화부원의 대자비를 더욱 발현시켜 나가고 있는 것이 지장원의 제존이다. 중생을 제도하는 데 자비를 바탕으로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것 이다.
지장보살이라는 명호에는 ‘대지를 포함한다, 함장한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대지는 다음과 같은 뜻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첫째, 모든 것의 기반이며, 결코 파괴되지않는 광대하고 견고하다.
둘째, 모든 생명을 무한하게 생장시키며 풍족하다.
셋째, 금, 은이나 보석 등의 광석을 무진장으로 함유하고 있다.
이와 같이 대지는 우리에게 풍요와 풍성함을 나누어 준다. 곡식에서부터 무한한 광물과 보물을 부여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대지를 비유하여 상징적으로 나타낸 보살이 지장보살이다.
땅속에 저장되어있는 보석을 중생들에게 나누어주는 보살이다. 대지를 상징화한 지장보살이 주존으로 모셔져 있는 지장원은 견고한 보리심이라는 종자를 기르고 여래의 한없는 과실을 가져다 주는 밀교의 ‘수행’에 비유되고 있다.
발심-수행-성불의 과정 가운데 수행에 해당하는 것이 ‘지장원’이다. 그래서 진언행자가 지장원의 주존을 신앙하거나 제존의 진언과 명호를 외우기도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지장보살을 주불로 삼아서 신행하는 것이다. 전통사찰에서 지장보살을 주불로 삼고 있는 곳은 지장전, 명부전이다.
지장원은 그림2)와 같이 중앙의 지장보살을 중심으로 위아래에 각각 네 분의 보살이 모셔져 있어 모두 아홉 분의 보살이 계신다. 지장보살을 중심으로 위로는 보장보살, 보인수보살, 불공견보살, 제일체우명 보살이 있고, 아래로는 보수보살, 지지 보살, 견고심심보살, 일광보살이 있다. 그러나 이 가운데 지장보살과 보장보살, 보인수보살, 보수보살, 지지보살, 견고심심보살 등 여섯 분의 보살만이『대일경』 「구연품」에 나오고 나머지 세분의 보살은 언급되어 있지 않다.
견고심심보살은 달리 견의보살로 나오고 나머지 세 분의 보살은 반대편의 제개장원의 아홉 분의 존상과 대칭을 이루기 위하여 부가적으로 그려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제일체우명보살과 불공견보살에 대해서 교리적으로 여러의견들이 있어 이를 명확하게 밝히지 못하고 있고, 일광보살의 경우도존상 자체가 의문점이 많아 존상에 대해 교리적으로 분명하게 설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도상에서도 유동적이라때에 따라서 여러 가지 존상으로 그려지기도 한다.
주존인 지장보살은 존명이 ‘대지를 포함하는 자’라는 뜻이지만, 실제 그 작용은 중앙 비로자나불과 연화부원의 대비를 일으키고 전개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 본존은 오른손에 월륜 또는 일륜을 쥐고 있다는 설도 있지만 대개 여의보주를 쥐고 있는 것이 일반이다. 이는『대일경소』의 내용에 근거한 것으로, ‘삼매로부터 무한한 공덕을 산출한다’는 해석에서 비롯되었다. 왼손에 지닌 보주당도 대지가 여러가지 보물을 저장하고 산출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무량한 공덕의 보물을 산출하여 무량한 중생을 구제하는 작용활동을 나타내고 있다.
지장보살의 존형은 여러 가지로 다양하게 전해져 오고 있는데, 일반적 으로 머리를 삭발하고 오른손에 석장을 들고 있는 비구의 형상이지만 그것은『대일경』과다른 밀교의궤의 전통에 의한 것이라고 한다.
도상의 지장보살은 백육색과 같이 오른손에 보주를 들고, 왼손은 보주가 달린 당번을 세운 연꽃을 들고 있다. 이 지장보살의 진언은 ‘나마 사만다보다남 하 하 하 비삼마에 사바하’이며, ‘널리 모든 부처님께 귀의합니다. 하 하 하 희유한 자여, 사바하’라는 뜻이다.
지장본살 위쪽에는 보장보살이 자리하고 있다. 보장이란 산스크리트로 Ratnakara라 하며, ‘보의 광산’이란 뜻이다. 이를『대일경소』 에서는 ‘보처’, 즉 보물을 생산하는 곳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그래서 보처보살이라 부르기도 한다. 또는 보작, 보광, 보생이라 번역하기도 한다. kara가 작위, 능생, 수, 광명등의 뜻이 있기 때문이다.
이 보살의 존형은 백황색이며 그림4)와 같이 왼손은 연꽃을 들고 오른손은 시무외인을 하고 있다. 연꽃 위에는 삼고저가 올려져 있다.
보장보살 위에는 보인수보살이 있다. 보인수란 ‘보물로 상징되는 것을 손에 들고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이 보살은 그림5)와 같이 오른손에 보주를 들고 있다. 형태는 지장보살과 흡사하다. 단지 왼손에 당번이 아니라 독고저를 세워서 올려놓은 연꽃을 들고 있다는 것이 다르다. 일설에는 보주가 아니라 월륜이라 주장하기도 한다. 이 보살은『대일경』 「구연품」에 나오고 그 삼매야형을「비밀만다라품느 에서는 ‘보배 위의 오고금강’이라 설하고 있다. 이 보살의 역할은 지장보살의 본서를 체현하여 대자비의 손길을 중생들에게 벋쳐서 보리의 길로 인도하는 것이다.
지장보살의 아래쪽에는 보수보살이 있다. 존명의 의미나 존상의 형태를 보아서는 보인수보살과 비슷하다. ‘보물을 손에 들고 있다’는 점이 같다. 다만 보인수보살은 오른손에 보주를 들고 있으나 보수보살은 그림6)과 같이 아무 것도 들고 있지 않다는 점이 다르다. 왼손은 보주를 올려 놓은 삼고저를 세워 올린 연꽃을 들고 있는데, 이에 반해 보인수의 경우는 독고저를 세워 올린 연꽃을 들고 있다.
지장보살을 중심으로 배치된 보장, 보인수, 보수는 모두 ‘손’과 깊은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손’에 보배를 들고 있다는 점이 공통점인데, 이는 ‘보리심’이라는 보배를 중생들에게 나누어 준다는 의미를 상징적으로 나타낸 것이다. 때에 따라서 손에는 여의보주를, 독고저, 삼고저를 들고서 제각기 자비를 베풀어 중생들을 보리(효호)의 세계로 인도하고 있는 것이다. 중생들을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소서. 지장보살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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