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신성불(卽身成佛)의 의미와 원리에 대한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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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76호 발행인 우인(최명현) 발간일 2022-11-01 신문면수 4면 카테고리 한국밀교학회 특집 서브카테고리 -페이지 정보
필자명 화령 필자법명 정사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 리라이터 -페이지 정보
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22-11-02 10:53 조회 1,906회본문
『大日經』과 『大日經疏』를 중심으로
삼밀행으로 대일여래의 대지혜를 증득, ‘즉신성불(卽身成佛)’에 도달
아자관과 오자엄신관, 그리고 오상성신관 등은 밀교 독자의 수행법
2022년 추계 한국밀교학회 학술대회가 ‘불교의 수행’이라는 대주제로 지난 10월 27일 종단 역삼동 본산에서 개최됐다. 밀교학 분야에 대표 석학들이 발표자와 사회자, 논평자로 참석해 한국 정통 밀교학을 가일층 발전시키는 대회로 자리매김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날 대회에서 본종의 화령 정사(법천사 주교, 철학박사)는 ‘즉신성불(卽身成佛)의 의미와 원리에 대한 고찰’이라는 논문을 통해 밀교의 궁극적 목적인 즉신성불과 이에 도달하기 위한 수행법에 대해 간결하고도 확고한 내용으로 참석자들에게 많은 주목과 호평을 받았다. 이번 대회를 기념해 화령 정사 논문의 핵심 내용을 정리했다. 편집자 주
불교의 궁극적 목적은 성불이다. 불교의 전 역사를 통하여 보면 성불에 대한 개념이 다양하게 전개되어 왔지만 결국은 성불의 목적도 괴로움으로부터의 해탈이고 해탈을 이루기 위한 전제 조건이 성불이라고 정의되어왔다. 성불은 또한 완전한 깨달음이 있어야 가능한 것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완전한 깨달음이 성불이고 그 성불을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에 대한 수많은 방법론이 지난날의 불교 역사라고도 할 수 있다. 성불은 업장이 두터운 우리 중생들로서는 지극히 어려운 일이다. 불교 역사를 둘러보아도 석존과 같은 완전한 깨달음을 여신 분이 과연 몇이나 있었던가? 이리하여 나온 것이 삼겁성불이라는 것이다. 중생들은 아무리 노력해도 삼겁이라는 긴 시간을 흘러야 겨우 성불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그것은 곧 평범한 중생이 도달하기에는 불가능한 것이 성불이라는 말이 된다.
그러나 밀교에서는 이러한 생각은 중생들의 잘못된 생각임을 지적하면서 깨달음이 무엇인지에 대한 원초적인 질문을 던지면서 즉신성불(卽身成佛)을 내세운다. 먼저 우주의 진리 자체이고 법계 자체라고도 할 수 있는 대일여래를 내세우고 거기에 따른 수많은 불보살과 명왕, 천, 심지어는 등류법신(等流法身)인 미물들에도 법성이 있음을 강조하면서 깨달음에 대한 새로움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즉, 변화법신과 실상지신(實相智身)의 개념으로써 대일여래를 인격화하여 우리들에게 직접 진리를 설법하고 진리를 보여주며 무언의 설법으로 진리를 전해주는 진정한 법신불의 모습을 그려내었다. 이러한 대일여래의 가지를 통하여 삼밀행을 완성할 때에 우주 법계의 진리가 확연히 드러나게 된다. 말하자면 보리심을 발하고 삼밀행을 통하여 우리의 마음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들여다 볼 때에[如實知自心] 우주 법계의 본질을 통찰하게 되고 그 순간 즉신성불이 이루어진다고 설하고 있다. 중생의 자심의 실상이 보리이고 일체지지이며 아눗다라삼먁삼보리이고 무상정변지이며 무상정등각이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중생의 마음의 실상이 법계이고 그것은 본불생인 법신의 세계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밀교에서는 수행의 궁극을 삼밀가지(三密加持)에 의한 대일여래와의 합일에 두고 있다. 즉 삼밀가지에 의하여 대일여래의 지혜를 획득할 때 그것이 곧 성불이며 보리를 완성하는 것이 된다. 물론 성불 이후에 중생제도의 여러 가지 방편을 펼치는 것은 별개로 하고, 우선 대일여래의 대지혜를 증득하고 생사를 초월하여 열반에 이르는 것만을 생각할 때 그렇다는 것이다.
대일여래, 즉 비로자나불의 법신과 합일하여 무상의 진리를 체득하고 성불에 이르기 위하여 밀교에서는 여러 가지 구체적인 수행체계를 마련하고 있다. 그것도 수겁에 걸치는 난행, 고행을 통한 성불이 아니라 진언문에 의한 삼밀행(三密行)의 완성으로 비로자나불과 일체가 됨으로써 즉신성불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그리고 그러한 즉신성불에 이르는 구체적인 수행체계를 다양하고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것이 또한 밀교의 특색이며 수승한 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한 수행체계를 나타내는 것이 법신세계를 축약한 만다라의 관상법(觀想法)이며, 진언과 종자(種字), 삼매야형의 상징성에 의지하여 법신의 세계를 파악하려는 삼밀행이다. 그 중에서도 밀교의 수행체계의 기본을 이루며, 또한 그 요체라고 할 수 있는 것으로 아자관과 오자엄신관, 그리고 오상성신관 등이 있다. 이러한 수행법은 곧 비로자나불의 법신세계를 즉각적으로, 그리고 전신적(全身的)으로 체득하여 즉신성불에 이르기 위한 밀교 독자의 수행법이다. 물론 밀교의 수행체계상에서는 이러한 관법을 행하기 위한 예비절차가 다양하게 설정되어 있다. 그러나 삼겁성불을 시간적 개념이 아니라 우리 마음의 무명의 두께로 파악하여 일시에 타파할 수 있는 대상으로 본 것은 밀교만의 파격적인 통찰이며 그것을 타파하기 위한 방편이 대일여래의 가지에 의한 삼밀수행의 구체적인 수행법으로 설정되어 있다. 밀교의 삼밀수행을 통하여 100%의 즉신성불은 어렵더라도 몇 %의 즉신성불이라도 달성될 수 있다면 큰 성공이 아니겠는가? 밀교는 이론만이 아닌 실 수행을 통한 전신적인 체험을 중요시한다. 삼밀수행에 의하여 완벽한 성불은 아닐지라도 체험을 통하여 우주 법계의 비밀의 한 자락을 엿본 밀교가들은 즉신성불의 의미에 대해 더욱 공감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 논문에서 강조하는 것도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성불은 삼겁성불이 아니라 즉신성불이여야 하며 그것은 자력과 타력을 아우르는 삼밀가지 수행에 의하여 마음의 비밀을 깨트림으로써 조속히 도달되어 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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