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풍지경초(疾風知勁草)’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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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75호 발행인 우인(최명현) 발간일 2022-10-01 신문면수 9면 카테고리 밀교 서브카테고리 역삼한담페이지 정보
필자명 탁상달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시인 필자정보 - 리라이터 -페이지 정보
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22-10-11 16:08 조회 1,816회본문
염량세태(炎凉世態)라는 말은 <명심보감>에 나오는 염량처처동(炎涼處處同, 뜨거웠다 식는 것은 어디든 똑같다)이라는 말에서 유래한 말이다.
중국 사마천의 사기 ‘맹상군의 이야기’에 보면 전국시대 맹상군이라는 자가 위세를 떨치자 그를 찾아오는 빈객이 3천여 명에 이르렀다고 한다. 이에 제나라의 왕은 맹상군의 위세가 이처럼 커지자 그를 내쫓았고 그러자 맹상군의 집에 빈객들의 발길은 끊기게 된다. 후에 왕이 맹상군을 다시 불러들여 재상에 앉히자 떠났던 식객들이 다시 구름처럼 몰려들었다고 한다. 이렇듯 염량세태란 권세가 있을 때에는 벌떼같이 모여들고 권세가 사라지게 되면 뒤도 돌아보지도 않고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떠나버리는 세태를 비유하는 말로 쓰인다.
요즘 고물가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과 코로나 19의 확산으로 인한 건강 불안증, 금융권의 고금리 시대, 세계 경제의 불안정으로 인한 미래에 대한 근심과 걱정 등으로 많은 고민들이 상존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렇다 보니 사는 인생살이 자체가 난관과 역경으로 가득 차 있고, 인간 세상은 더우면 모이고 추우면 멀어지는 세상의 인심이란 뜻인 염량세태(炎凉世態)라서 잘 나갈 때는 사람들이 구름같이 몰려들지만, 몰락할 때는 썰물처럼 빠져 나가 버리는 것이 세상인심이 아닌가 한다.
이렇듯 인생이란 남이 나를 우선하지도 않고 나와 영원히 함께하지도 않는다. 내가 지위가 있거나 돈이 있으면 조금은 내 뜻대로 움직여 주는 것 같지만 내 지위나 돈의 규모에 변화가 생길 때 그들은 언제든 나 아닌 누군가를 위해 떠나버릴 수도 있다는 이야기이다.
추사 김정희 선생이 그린 ‘세한도(歲寒圖)’에 《논어》의 「자한」 편에 나오는 말인 공자의 이런 말씀이 적혀 있다. ‘歲寒然後 知松柏之後彫也 (세한연후 지송백지후조야)’, 날씨가 추워지고 난 후라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다른 나무보다도 뒤늦게 시든다는 것을 알게 된다는 말로 세상이 어려워진 뒤에야 비로소 참된 선비의 진면목(眞面目)이 드러난다는 뜻이다. 집안이 가난할 때라야 비로소 좋은 아내가 생각나고, 세상이 어지러울 때라야 비로소 충신을 알아볼 수 있다. 라는 말이 무겁게 다가온다. 그렇다. 어려울 때 도움을 주는 친구가 진정한 친구이다.
이와 비슷한 ‘질풍지경초(疾風知勁草)’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후한서(後漢書)》 〈왕패전(王覇傳)〉에 나오는 말로써 광무제(光武帝) ‘유수’의 말에서 유래했는데, ‘질풍지경초(疾風知勁草)’는 모질고 세찬 바람이 불어 볼 때라야 비로소 강한 풀임을 알 수 있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서 어렵고 위험한 처지를 겪어봐야 인간의 진정한 가치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지금 가슴앓이를 하고 아픈 것은 아름다워지기 위함이다. 곱고 아름다운 종소리를 더 멀리 우아하게 울려 퍼지게 하려면 종(鐘)이 더 많이 아파야 한다.
셰익스피어도 “아플 때 우는 것은 삼류이고, 아플 때 참는 것은 이류이며, 아픔을 즐기는 것이 일류 인생이다” 라고 했다.
무릇 우리는 성장하거나 발전하고 성공하고자 한다면 우리는 많이 아파야 힌다. 그래야만 마땅히 사람의 도리를 하고 사람의 구실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에게 고통 없는 영광은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결심은 투철하고, 실천은 용맹해야 하는 것이다. 어떤 일이든지 방심하면 아무것도 이루어 낼 수 없다. 우리는 ‘질풍지경초(疾風知勁草)’의 교훈을 되새겨 ‘염량세태(炎凉世態)’의 사고방식을 멀리하는 가치관을 세워서 살아가야 할 것이다. 시인, 전 동해중 교장 탁상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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