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각과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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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75호 발행인 우인(최명현) 발간일 2022-10-01 신문면수 3면 카테고리 종단 서브카테고리 지혜의 눈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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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22-10-11 15:39 조회 1,558회본문
대한민국, 30-50클럽 가입으로 선진국 진입
중진국과 후진국 사이 경이로움의 롤모델로
유엔무역개발회의는 한국을 선진국 회원인 그룹 B로 격상하였다고 2022년 3월 3일 발표하였습니다. 그리고 비록 전 세계적으로 공인된 분류기준은 아니지만 1인당 국민총소득 3만 달러 이상, 인구 5,000만 명 이상의 조건을 만족하는 국가인 30-50클럽에 가입하였습니다. 이는 미국, 독일, 일본,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에 이어 세계 7번째이고, 식민지배를 경험한 국가로는 한국이 최초라고 합니다.
고대 그리스가 현대 서양사회에 남긴 유산으로 크게 세 가지를 듭니다. 하나가 예술과 관련된 영역이고, 또 하나가 민주주의이고 마지막으로 철학에 대한 내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고대 그리스 아테네의 전성기를 연 페리클레스(BC. 495~429)의 통치기는 고대 그리스 미술의 완성기인 고전기임과 동시에 민주주의의 완성기이기도 합니다. 페리클레스는 페르시아를 물리친 이후 파괴된 아테네를 복구하기 위하여 파르테논 신전의 건축을 비롯하여 대대적인 공사를 진행하였고 동시에 민회(民會)에 참석하는 무산(無産) 시민들에게 수당을 지급하면서 직접민주주의의 완성을 이뤘다고 평가를 받습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였는데, 아테네는 페르시아의 재침에 대비하기 위해 주변의 도시국가들과 델로스 동맹을 맺습니다. 그러나 아테네는 강력한 군사력을 배경으로 동맹 국가들에게 거둔 기금을 아테네를 복구하고 민회에 참석하는 시민들에게 수당을 지급하는데 사용해버렸습니다. 이러한 아테네의 이기적인 행위에 다른 도시국가들은 아테네의 군사력이 두려워 반발하지 못했습니다. 아테네의 번영의 뒤에는 이처럼 아테네에 의한 다른 도시국가들의 수탈이 놓여있는데 이를 아테네 제국주의라고 합니다.
사실 근대 이후의 소위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나라들은 모두 제국주의를 통해 국부(國富)를 형성하였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먼저 아메리카 대륙을 식민지화하였고 뒤이어 아프리카와 아시아로 침략하면서 식민지를 확대하였습니다. 소위 열강이라고 불리는 나라들의 부(富)는 식민지를 수탈하여 축적된 것으로 결국 식민지를 더 많이 차지하려는 열강들의 아귀다툼으로 19세기 후반부터 치열한 경쟁을 펼쳤고 제1, 2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진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제국주의 국가들은 내부적으로 민주주의를 확대하였고 이와 관련된 운동이 1800년대에 영국에서 전개된 선거권 확대운동인 챠티스트 운동이었습니다. 이처럼 민주주의라고 하는 정치체제는 경제적으로 이를 뒷받침하는 경제적 기반을 필요로 하였습니다. 그래서 선진국이 누리고 있는 민주주의는 제국주의적 경제 수탈위에 세워진 건축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이 이러한 제국주의적 침략으로 식민지 수탈을 통해 국부(國富)를 축적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식민지 수탈을 경험한 나라로서 선진국에 들어간 것이라는 점이 매우 의미가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시선을 선진국이 아니라 중후진국에게도 두어야 할 때가 되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우리는 앞에 있는 선진국을 좇아서 현재의 위치까지 왔지만 한국의 뒤에 있던 수많은 중진국과 후진국에게 한국은 하나의 경이로움이며 롤-모델이 되었습니다. 한국이 이룬 이런 성취를 가능하게 했던 내적 요인이 무엇인지를 살펴봐야 합니다. 여기에는 여전히 우리가 극복해야할 잘못된 것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여전한 식민사관이고 전통문화에 대한 우리의 무지(無知)입니다. 이제 우리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또 다른 시야를 모색해야 하지 않을까요? 칼럼리스트 김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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