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총지종

총지소식

불교총지종은 ‘불교의 생활화, 생활의 불교화’를 표방하고 자리이타의 대승불교 정신을 일상에서 실천하는 생활불교 종단입니다.

고난과 더불어 기쁘게 사는 방법 찾기 〈살아있는 것은 아프다〉

페이지 정보

호수 190호 발행인 법등[구창회] 발간일 2015-10-07 신문면수 11면 카테고리 서적에세이 / 전시, 공연 서브카테고리 -

페이지 정보

필자명 -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 리라이터 -

페이지 정보

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18-05-18 09:56 조회 2,370회

본문

고난과 더불어 기쁘게 사는 방법 찾기 〈살아있는 것은 아프다〉

fd3887b4db6708a734a2f63c500ed5a1_1526604980_717.jpg
 

큰 애가 초등학교 3학년 때 시력 정기 검진을 받았습니다. 그때 하늘이 무너지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우리 큰 애 시력이 아주 나빠서 이대로 가면 어른이 됐을 때 고도근시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의사선생님은 고도근시의 위험성에 대해 열거했습니다. 최악의 경우는 실명도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실명’ 이라는 단어가 가슴에 박혔습니다. 그날은 유난히 햇빛이 반짝이는 청명한 봄날이었지만 그날 세상 만물이 다 빛을 잃었습니다. 오직 걱정과 슬픔이 가득 찼습니다.

잠도 잘수 없고, 아무 일도 손에 잡히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매일 절에 가서 땀을 뻘뻘 흘리면서 절을 했습니다. 의사가 오진했기를, 지금의 현실이 사실이 아니게 해달라고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그렇게 1주일쯤 기도를 했는데 문득 한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그런데 그 생각과 함께 그렇게 불안하고 괴롭던 마음이 갑자기 편안해지는 신기한 경험을 했습니다.

‘지금 나에게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경우는.우리 큰 애가 실명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게 뭐? 앞이 안 보여도 살 수 있잖아.’

온통 현실을 부정하려고만 했었기 때문에 마음과 현실이 마찰을 일으켰었 는데 현실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마음 으로 바뀌자 갑자기 편해졌던 것입니다. 고통은 현실을. 부정하는데서 생겨나는 것이고, 어떠한 현실이던지 받아들이려는 자세만 가지면 고통이 절반은 줄어든다는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문제의 해결은 ‘수용’이었습니다.

〈살아있는 것은 아프다〉의 저자 토니 버나드가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 일러주는 깨달음 또한 나의 깨달음과 동일했습니다. 그녀는 미국 데이비스에 있는 캘리포니아 대학의 법대 교수이자 학생처장이었는데 2001년 남편과 함께 파리로'여행을 떠났다가 웟인 모를 바이러스에 감염됐습 니다. 도감인줄 알았던 그녀의 병은 영원히 회복되지 않는 만성병이 되었습니다. 극심한 피로로 인해 이후 10여 년 동안 극히 드문 경우를 제외하고는 집 밖으로 나갈 수도 없었고 때로는 침대 밖으로조차 나갈 수 없게 됐습니다.

그녀는 어렵게 이뤄놓은 모든 것을 잃게 됐습니다. 먼저 ‘교수’ 라는 직업을 잃고, 이어 사회생활을 포기해야 했고, 친구들도 한 명씩 떠나갔습니다. 갑자기 바뀌어버린 현실에 처음 얼마동안은 적응하지 못했습니다. 자신이 무엇을 잘못 했기에 이런 상태로 삶이 바뀌었는가, 하고 원망했고, 또 이 병으로부터 벗어날 방법을 찾는 데 많은 시간을 소비했습 니다. 병의 원인을 찾아내야 해결방법도 찾을 수 있기에 병을 알아내기 위해 이 병원 저 병원을 다니며 여러 의사를 만났지만 좌절감만 경험할 뿐이었습니다.

희망과 좌절을 반복하다가 드디어 자기 병을 받아들이는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토니 버나드는 병으로부터 벗어나려고만 하던 삶의 태도에서 병과 더불어 잘 살아 가는 방법 찾기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것을 원하는 것은 더 많은 고통을 가져올 뿐이다. 나는 대부분의 고통이 병으로 인한 몸의 불편함으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라 그것에 반응하는 마음으로부터 오는 것임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하여 내 몸의 증상을 악화시키고 있던 고통스럽고 부정적인 마음 상태로부터 자유로워졌다.

평정심을 가지고 산다면 우리는 인생의 고난에 평화로운 마음으로 직면할 수 있다. 평정심의 본질은 어떤 것이나 어떤 사람을 탓하지 않으면서 자신에게 다가오는 삶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이다. 비록 아프긴 해도 이 몸이 깨달음의 도구가 되기를! 이런 마음을 가지면 몸이 아픈 사실에 대해 나 자신을 용서하게 된다. 내가 아픈 것은 내 잘못이 아니다. 내 몸은 내 삶을 돕기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스78)

그녀가 이런 식으로 마음을 바꿀 수 있었던 것은, 1992년부터 해온 불교 공부와 명상수행이 한몫했습니다. 그녀는 명상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가했고 , 또 직접 지도를 할 정도였는데, 그것이 그녀가 평정심을 유지하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살아있는 것은 아프다〉는 명상 수행에 중점을 둔 책입니다. 이 책은 고통을 지혜 롭게 극복하는 방법을 일러주고 있습니다. 고통스런 감정을 자기 자신과 타인에 대한 자비로움으로 바꾸는 방법, 예상하지 못했던 고난에도 불구하고 평정심을 유지 하고 기쁜 마음으로 살아가는 방법, 생각과 감정을 현재 순간에 둠으로써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나 걱정을 이겨내는 방법 등을 보여주면서 경험에서 우러나는 조언을 주었습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