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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다라의존상 "명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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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180호 발행인 법등[구창회] 발간일 2014-11-07 신문면수 8면 카테고리 밀교연재 서브카테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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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명 - 필자법명 법경 필자소속 법천사 필자호칭 정사 필자정보 밀교연구소장 / 법천사 주교 리라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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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18-05-23 12:02 조회 1,94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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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글: 깨달음의 세계 / 불보살의 도량, 법경정사의 만다라 이야기 (9회)

만다라의존상 "명왕"
명왕의 특징은 다면다비의 형태, 지물은 대부분 무기를 지니며, 노발과 요포로 묘사되어 있고, 슬슬좌에 앉아 일체중생을 인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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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호까지 만다라상에 제1위로 안립되는 부처님의 상[불상]과 제2위에 해당하는 보살상에 대해 살펴 보았는데, 이번호에서는 불보살을 제외한 제존에 대해서 살펴보기로한다.

존이라 하면 일반적으로 부처님을 지칭하는 말이며 귀한 분, 성잔, 수행의 완성자를 의미한다. 그래서 세존이라 하면 '이 세상에서 가장 존귀한 분'으로서 바로 석가모니 부처님을 일컫는다. 그런데 밀교로 오면 만다라상에서 부처 님을 위 시하여 보살, 명왕, 천왕 등 모든 등장인물들을 가리킨다. 통칭하여 제존이라고 하며, 그 상들을 존상이라 한다. 불보살 등의 그림이나 상을 존중하여 일컫는 말인데, 대표적인 존상으로 태장계만다라상에는 414존, 금강계만다라에 1461존이 등장한다.

지난 호까지 불보살의 존상에 대해 살펴보았으므로 그 외의 제존의 상을 살펴보겠는데, 대표적인 것으로 명왕과 천왕, 사자, 제천과 천녀, 천비, 용왕, 권속, 숙, 궁등이 있다. 이 가운데 명왕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제도하기 어려운 중생을 분노로써 인도하므로 명왕을 분노존이라 부른다.

명왕은 불보살을 대신하여 중생을 교화하는 역할을 한다. 부처님의 화현인 셈인데, 교화하기 어려운 중생을 절복하여 구제하는 일을 담당하는데 무서운 표정으로 묘사되어 있다. 분노에 가까운 표정을 짓고 있는 모습이다. 자비심 많은 부처님께서 어찌 중생들이 말을 듣지 않는다 하여 화를 낼 수 있겠는가. 보살인들 그렇게 할 수 있으랴. 그러므로 이를 대신하여 중생을 타이르고 윽박지르는 역할이 필요한 것이니 이것이 명왕의 역할이다. 따라서 명왕은 분노의 모습을 취할수밖에 없다.

명왕에는 부동명왕, 항삼세명왕, 군다리명왕, 대위덕명왕, 금강야차명왕의 오대명왕이 있는데 모두 분노의 모습을 하고 있다. 이와 달리 자비스러운 모습을 하고 있는 유일한 명왕으로 공작명왕이 있다. 이외에도 애염명왕, 오추사마, 대원수의 명왕도 있다.

명왕의 존상 가운데 가장 큰 특징은 손에 항상 무기를 들고 있고 분노형이며, 대개의 경우 다면다비를 하고 있다. 때에 따라서는 얼굴과 팔이 많은 것 뿐만 아니라 여러 개의 발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 큰 특징이다. 대위덕명왕이 그런 모습을 하고 있다. 여러 개의 얼굴과 수많은 팔을 지닌 경우는 몇몇 보살에서도볼수 있는 것이기는 하지만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르지 않는 무리들을 좇아가 혼내고 불법으로 인도하기 위하여 굉장히 바쁘고 쉴틈이 없는 존상이므로, 얼굴과 팔 뿐만 아니라 발까지 많은 것이다. 이점이 다른 보살의 다면다비와 차이라고 할 수 있다. 일일이 찾아다녀야 하므로 많은 발이 필요한 것이라 생각할수 있다.

명왕의 존상가운데 몇 가지 특징을 살펴보자. 첫 번째는 가루라염광을 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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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루라염광이란 신령스러운 새라고 여겨지는 가루라의 머리를 불꽃형태로 나타낸 것이다. 부처님의 경우에 대비하면 화염광에 비유할 수 있다.

부처님의 화염광은 지혜의 불꽃, 금색신의 화려한 모습을 상징적으로 나타낸 것이라면, 가루라염광은 명왕의 신령스러움을 나타낸 것이며 새처럼 멀리 멀리 날아서 무명중생들을 끌어와야 한다는 의미에서 광배 형태의 불꽃으로 나타낸 것이다. 같은 ‘불꽃 화염의 염광’일지라도 그 의미와 상징에서는 사뭇 다른 것이다.

두 번째는 노발을 들 수 있다. 노여움의 화신이 명왕인데 이를 표현한 것이 노발이다. 화를 내는 모습을 머릿발이 솟구치는 형태로 나타낸 것이다. 흔히 우리가 ‘머리 끝까지 화가 치민다’는 말을 하듯이 말을 듣지 않는 중생을 보고 명왕이 머릿발을 세운 것을 나타낸 것이다. 분노형의 대표적인 상징이라 할 수 있다.

세 번째는 지물을 들 수 있다. 불보살에서도 그러하듯이 명왕 또한 여러 가지 지물을 지니고 있는데, 극, 륜, 검, 봉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불보살의 지물과 달리 중생을 잡아서 끌어오는 데 주로 쓰인다. 불보살의 지혜와 자비의 의미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네 번째는 존형이 청흑색이다. 이 색은 밀교의 사종 호마법 가운데 항복법의 색이다. 제도하기 어려운 중생을 항복시키는 역할을 하므로 존형의 색이 청흑색인 것이다. 그래서 우리 총지종의 항복법도 청흑색으로 되어 있는 것이다. 그리고 옷차림은 불보살의 납의가 아니라 맨몸에 다가 허리 정도에만 천을 걸치고 있다. 이를 요포라 한다. 명왕은 깨달음을 이룬 부처님이나 보살수행자가 아니라 심부름꾼 역할을 하는 존상이므로 앉아서 수행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활동하기 위한 옷차림인 것이다.

부처님과 보살이 앉아 있는 자리는 연화좌대 이지만 명왕이 앉은 자리는 슬슬좌이다. 이는 큰 거문고로 만들어진 자리를 말하는데, 정보리심이 견고부동하여 경거망동하지 않는 것을 나타낸다고 한다. 그래서 이를 대반석,슬석이라고도 하며, 일종의 암좌로서 반석좌라고도 한다.

이처럼 명왕은 연꽃 위가 아니라 너럭바위 같은 곳에 앉아 있다. 왜 그런가. 명왕의 역할이 수행자가 아니라 분노존으로서 심부름꾼의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심부름꾼을 사자라 이름하는데 이 사자의 자리는 연꽃처럼 곱고 화려한 자리가 아니라 딱딱한 자리거나 바위같은 자리이다. 여기에 잠시 앉았다가 오로지 중생제도에 불철주야 활동해야 하는 존상임을 나타낸다. 그래서 밀교에서는 명왕을 삼륜신 가운데 교령륜신에 배분하고 있다. 대일여래의 사자인 명왕들이 보다 더 구체적인 실천활동으로써 중생을 인도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교령륜신의 역할이다.

고통을 주는 사람은 악인이 아니라 내게 큰 가르침과 참회의 기회를 주기 위해 오신 교령륜신이자 명왕이다. 그러므로 우리 주변에 부처님도 계시고, 보살님도 계시며, 명왕들도 가까이 와 계신다는 것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다음호에서는 천왕에 대해 살펴보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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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위덕명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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