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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학자에서 간화선 수행자가 되기까지 〈새처럼 자유릅게 사자처럼 거침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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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172호 발행인 법등[구창회] 발간일 2014-03-05 신문면수 11면 카테고리 불교서적에세이 서브카테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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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18-05-25 11:01 조회 2,44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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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학자에서 간화선 수행자가 되기까지 〈새처럼 자유릅게 사자처럼 거침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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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 갔을 때 5인실에 묶은 적이 있습니다. 그때 우리가 묶던 방에 장기 여행자가 들었습니다. 이 사람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냇가 지금 신고 있는 신발이 너무 낡아서 버릴 거라고 하니까 그녀는 버릴거면 자기를 달라고 했습니다. 막상 버리려고 하다가 누군가가 달라고 하니까 갑자기 마음이 바뀌었습니다. ‘저 사람이 달라고 하는 걸 보니까 아직은 좀 쓸 만 한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녀에게 신발을 주지 않았습니타.

너덜너덜한 헌 신발도 쉽게 버리지 못하는 나의 집착심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였습니다. 내 단점을 너무나 잘 알고 있어서인지 난 ‘버릴 줄 아는 사람’들에 대해 무한한 존경심을 갖는 편입니다.

이런 의미에서〈새처럼 자유롭게 사자처럼 거침없이〉 라는 책을 쓴 장휘옥 씨는 위대해 보이고 또한 부러웠습니다. 그는 과감하게 세속의 욕망을 버리고 새의 자유를 선택한 사람이었습니다,

일본의 유명한 동경대학에서 화엄사상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동국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던 저자는 10여 년 전 홀연히 교수직을 버리고 남해안 외딴 섬 오곡도라는 곳으로 들어가 간화선 수행에 전념 하고 있습니다.

전도유망한 학자로서의 삶을 하루아침에 헌신 짝 버리듯 버릴 수 있었던 것은 자유의지 때문이었습니다. 불교를 배우면 새처럼 자유로워질 줄 알고 열심히 교학에 전념해 왔는데 그렇지가 않았습니다. 교학은 사과 맛에 대한 설명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사과 맛을 보려면 설명만 읽어서는 안 되고 직접 먹어봐야 알 수 있는 것처럼 자유를 얻기 위해서는 교학이 아니라 수행을 해야 한다는 절 깨달고 실천에 옮긴 것입니다.

“불교 교리가 내 영혼의 첫 번째 길잡이가 되었다면, 간화선 수행은 내 영혼의 눈을 틔우고 삶을 변화시킨 두 번째 길동무이다. 오곡도 수련원에 정착한 뒤 나는 수행자이자, 농사짓고 건물 보수하고 짐 나르는 일꾼으로서의 삶을 동시에 살고 있다. 매사를 생각으로서가 아니라 온몸으로 느끼고 받아들여 행동하며 살고 있으나 스트레스를 받을 겨를이 없다. 글 서두에서 이야기한 비온 뒤 대나무밭의 경이로운 세계를 나는 보고 산다. 마음만 바꾼다면 누구라도 이렇게 할 수 있다.”(머릿글에서)

〈새처럼 자유롭게 사자처럼 거침없이〉는 한 자유로운 영혼의 거침없는 삶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모두 3부로 구성돼 있는 책은 먼저 저자가 불교에 입문해서 교수가 되고 오곡도 수련원에서 수행을 하기까지의 과정을 꼼꼼하게 그리고 있습니다. 예전에 감동 있게 읽었던 전위 무용가 홍신자 씨의 인생처럼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히스토리 였습니다. 대체적으로 돈이나 명예를 아가는 삶을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자유를 아서 살아가는 삶의 청명함을 경험하게 해준다는 데서 꽤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2부는 오곡도 수련원에서의 현재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실제 수행 사례를 통해 현대인에게 적당한 교훈을 던져주고, 간화선 수행의 구체적인 방법과 선적인 삶의 지침 등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3부에서는 마지막으로 독자에게 하고자 하는 말을 전하고 있습니다. ‘죽음이란 무엇인가?’ ‘행복하게 사는 방법’ 등 물음에 대한 답을 주고 있습니다.

학창시절 심각한 불안장애를 겪었던 저자는 걸림 없는 자유를 삶의 최대 가치로 여기며 살아왔습니다. 뼈저린 가난을 경험했던 사람에게는 돈이 중요한 가치가 되는 것처럼 불안을 경험했던 저자에게는 편안한 마음이 목적이 될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결국 먼 길을 돌아 정말로 자유로워 질 수 있는 삶의 길을 찾은 것입니다. 삶에서 우리가 무엇을 최고 가치로 삼는가가 정말 중요하다는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장휘옥/도서출판이랑/1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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