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불교, 재가불교》출간 기념 특별 대담 - 화령 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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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164호 발행인 법등[구창회] 발간일 2013-07-02 신문면수 4면 카테고리 특집 서브카테고리 -페이지 정보
필자명 -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김종렬 리라이터 -페이지 정보
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18-05-31 08:56 조회 2,559회본문
「생활불교, 재 가불교」 승속을 조월 한 살아있는 불교를 위하여
화령:예, 성도합시다. 반갑습니다.
먼저 《생활불교, 재가불교》의 출간을 축하드립 니다. 전 세계의 불교 트렌드가 생활불교를 지향하 는 오늘날, 재가종단인 우리 총지종에서 이러한 책 을 출간하게 되어 의의가 훨씬 크리라고 생각합니 다. 이 책을 내시기로 한 동기가 어떻게 됩니까?
화령: 제가 불교공부를 시작할 무렵부터 불교는 생활화가 되어야 하며 우리의 일상생활을 통하여 부처님의 말씀이 구 현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왔습니다. 더구나 우리 총지종은 창 종 당시부터 ‘불교의 생활화, 생활의 블교화’를 지향해 왔기 때문에 생활불교에 대한 소신을 피력하는 책을 꼭 내고 싶었 습니다. 다행히 그동안 우리 종단에서 주관해 온 국제재가 불교지도자포럼에서 발표한 글들이 있어 이를 한데 묶어보았습니다.
우선 재가불교에 대해서 설명을 좀 해주시면 좋 겠습니다.
화령: 재가불교는 글자 그대로 출가를 하지 않고 세속에서 재가자로서 불도를 닦는 것을 말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불자 의 대부분이 재가불자가 되는 셈이지요 전체 불자 중에서 출가승들에 대한 재가불자들의 비율은 거의 다라고 해도 과 언이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불교포교나 수행의 모든 초점 은 재가불자들에게 우선적으로 맞추어지는 것이 당연하다 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시대는 출가승들에게만 의지하여 불 도를 닦고 복을 비는 그런 불교는 지양해야 된다고 하는 것 이 저의 생각입니다. 출가승들은 출가승 나름대로의 역할이 있지만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대중과 소통하지 못하는 불교는 죽은 불교이지요. 그래서 재가불교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럼 생활불교라고 하면 정확한 개념이 어떤 것 입니까?
화령: 생활불교라고 하면 글자 그대로 생활 가운데에서 불 교가 실천되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동아시아의 불교는대 승불교가 주류를 이루고 또 선불교가 수행의 대종을 이루다 보니 우리의 일상생활과는 동떨어진 면이 많이 있다고 생각 합니다. 관념적으로 흐른 경향이 많지요 그래서 생활불교라 면 부허님의 말씀이 우리의 일상생활 가운데에서 실천되고 또 그러한 실천을 통하여 일상의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으 며 모두가 더불어 행복하게 되는 것이 생활불교의 의미라고 할수있을겁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불교라고 하면 전통사찰과 삭발 한 스님들의 모습을 먼저 떠올리게 됩니다. 일반 불 자들도 제대로 수행을 하려면 출가하는 것이 유일 한 길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화령: 지금은 출가를 하더라도 과거처럼 한적한 곳에서 단 순하고 소박한 생활을 한다는 것이 어렵습니다., 유명한 사찰은 이미 관광지화 된지가 오래고 템풀 스테이다 뭐다해서 일 년 내내 떠들썩하지요 그리고 출가승이라도 거의 대부분 이 텔레비전이다 인터넷, 휴대폰을 필수품으로 여기고 있는 실정이니 출가생활의 분위기가 예전과는 현격한 차이가 있 습니다. 자가용들이 있으니까 세인들과의 접촉도 많은 편이 고요. 거기다가 대부분이 한 가정에 한 두 자녀씩 밖에 없으 니 출가하는 사람들도 점점 줄어드는 형편이지요. 원래 불도 를 닦는 데는 출가만이 능사는 아닙니다. 부처님도 세속생 활을 하면서도 얼마든지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고 하셨거든 요. 어디에 있든 자신의 마음가짐이 중요한 것이지 모든 불 자들이 반드시 출가승의 흉내를 내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 고생각합니다.
깨달음을 얻는 데는 출가와 재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하는 말씀이 경전에 나와 있는 것은 사실 입니다. 사리불이 언젠가 말씀하시기를 숲에 살면 서 고행을 하더라도 마음이 불결하고 번뇌로 차 있 으면 재가생활을 하면서도 청정한 생활을 영위하는 사람보다 못하다는 말씀을 한 적이 있습니다. 아마 그런 맥락에서 화령님께서도 출가와 재가가 중요하 지 않다고 하신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화령: 예, 사실 그렇습니다. 출가와 재가는 하나의 형식에 불과하고 단지 과거와 같은 한적한 수행환경이라면 출가해 서 수행하는 것이 재가생활을 하면서 닦는 것보다는 모든 면 에서 효율적일수도 있겠지요 그렇지만 한편으로 생각하면 세속의 복잡다단한 환경 속에서도 부처님의 말씀을 바르게 받아 지니고 대승보살로서의 육바라밀행을 실천한다면 그 것이 사회에 직접적으로 더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도 해 봅 니다. 온실 속에서 자란 화초보다 거친 황야에서 피는 들꽃 이 더욱 강인하듯이 재가생활을 하면서 수많은 시련을 겪으 면서 자신을 단련하는 것이 더 값진 것일 수 있습니다. 출가 를 해서 깨달음을 얻더라도 마을로 돌아와 중생을 구제하는 것이 참된 불자의 도리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출가는 하나의 과정이고 형식이지 그것이 궁극은 아니거든요.
아무래도「출가해서 수행하면 세속생활에 얽매이 지 않고 수행에 더 전념할 수가 있겠지요. 그렇지 만 출가생활로 인해 세속과의 소통에 문제가 많다 는 지적도 있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 시는지요?
화령: 물론 출가하면 재가불자들이 신시로써 출가 승들의 의식주를 해결해 줍니다. 출가승들은 그만큼 세속의 번뇌로부터 벗어날 수도 있겠지요 이른바 먹고사는 문제에 직접적으로 부딪치지 않기 때문에 수행에 많은 시간을 할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어느 정도 나름대로 깨달음을 얻었다고 해도 사회와 단절되다보면 세상물정에 어두울 수 가 있고 재가신자들을 이끄는 방편의 구사에 대해 무지할 수 가 있습니다. 불교방송이나 불교텔레비젼에서 스님들이 나 와서 설법을 해도 대중들에게 크게 어필을 못하는 이유가 그 런 것이지요 지금이야 일부 젊은 스님들이 대중들과 소통을 하려고 애를 쓰고는 있지만 그래도 타종교에 비해서 그런 면 에서는 많이 미약합니다. 우리나라의 불교의 낙후성은 출가 승들이 대중과 소통을 하지 못한 것에 가장 큰 원인이 있다 고 봅니다. 이런 것들이 다 출가 위주의 불교에 집착하다 보 니 생긴 폐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출가승 들이 스스로의 목적은 어느 정도 달성할지 모르나 오랜 기간 동안 사회와 격리되어 있다 보면 아무래도 급변하는 사회의 흐름을 따라잡지 못할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대중들과의 소 통이 원활하지 못하고 부처님의 말씀을 전달하는 데에도 대 중들의 눈높이를 따라가지 못하게 되는 것이지요
그러면 재가불교가 출가불교보다 더 나은 점이 있 다면 어떤 것이라고 보시는지요?
화령: 불도를 닦는 것은 장소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환경, 어떤 처지에 있더라도 부처님의 말씀을 잊지 않고적절 하게 살천하는 것입니다. 세속에서 많은 사람들과 어울려 살 면서 교양을 함양하고 세속의 윤리도덕을 준수하면서 인격
수양에 매진한다면 초세속적으로 나아가기 위한 기초를 다 지는데 더 유리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대승불교를 실 천하는 우리들로서는 세간의 모든 지식과 기술을 불도와 병 행하여 닦아나가면서 동사섭의 정신으 로 육바라밀을 실천 한다면 중생들에게 직접적으로 더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입니다. 더구나 재가생활에서 얻어진 지혜는 중생들을 교화 하는 데에 더욱 요긴하게 쓰여 질 수 있을 것입니다. 왜냐하 면 출가승들보다 중생들의 아픔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고 그 들의 눈높이로 중생들을 이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출가승들 이 가끔 시대에 맞지 않는 법문이나 세상물정 모르는 언사로 속인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을 금 할 길이 없습니다. 우리나라 불교도도 빨리 출가승만이 불교 의 주인공이라는 선입견을 버렸으면 합니다.
그래도 삼보의 하나인 출가승들을 필요하지 않 을까요?
화령: 당연한 말입니다. 그렇지만 승보가 출가승뿐이라는 등식은 오해입니다. 원래의 승가는 비구, 비구니와 함께 재 가신자인 우바새, 우바이의 사부대중이라는 것을 알아야 합 니다. 그리고 과거에는 절에 가야 경전도 구할 수 있고 법문도 들을 수 있었으며 수행에 대한 지도도 받을 수 있었기 때 문에 출가승단의 역할이 지대했습니다만 지금은 많이 달라 졌습니다. 이제는 열린 세상이 되어 모든 경전은 인터넷 상 에서도쉽사리 구할수 있으며 불교에 관한한비밀이란 것이 없게 되어버렸습니다. 승가의 개념도 당연히 사부대중으로 확대되어야 하며 이제는 불자들 스스로가 승보가 되어야 한 다는 자각을 지녀야 합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후대에 전하 고 널리 유포시키는 것이 승보의 역할입니다. 그런 역할을 이제는 사회와 소통을 하지 못하는 출가승들에게만 의존해 서는 안 됩니다. 모든 불자가 승보가 되어 부처님의 가르침 을 전하고 널리 펼쳐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불자의 거 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재가불자들이 앞장서고 잘 실천해야 불교가 살아납니다. 한국의 경우는 특히 더 그러합니다.
재가불자들이 승보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말씀 같은데, 그러기 위해서는 재가불자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더욱 철저한 수행을 할 필요가 있겠네요. 매 너리즘에 빠진 한국불교에 자극이 될 만한 말씀 같 습니다. 재가불자들이 승보의 역할을 하려면 어떤 점이 가장 중요할까요?
화령: 불교의 실천 요체는 사실 오계 안에 다 들어있는 것 같습니다. 사회의 지탄을 받는 것을 보면 출가와 재가를 막 론하고 오계가 잘 준수되지 않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오계만 잘 지키고 생활해 나가도 훌륭한 불자로서 손색이 없겠지요 그렇지만 한국불교의 현실을 보면 대승불교라는 미명하에 음주와 육식 등 출가승으로서의 품위를 손상시키는 일이 얼 마나 많습니까? 일상생활에서의 기초적인 덕목도 준수하지 못하면서 더 륵 깨달음을 바라는 것은 그야말로 사상누각이 요 모래로 밥을 짓는 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 에 우리가 이제 생활불교를 주창하는 것입니다. 뜬 구름 잡 는 식의 일상생활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관념적인 불교가 아니라 일상생활에서의 행주좌와모든 것이 수행이 될 수 있 도록 항상 정념을 놓치지 않고 이웃과 더불어 화목하게 살아 가는 것이 진정한 불자가 되는 첫걸음입니다. 그것이 바로 '불교의 생활화, 생활의 불교화'인 것이지요 불자로서 반드 시 출가승이 되지 않더라도 ‘불교의 생활화, 생활의 불교화’ 가 실천되면 새로운 승보상이 저절로 확립이 될'것이라 생각 합니다. 불자랍시고 출가승들의 흉내만 내다가 지쳐버리는 그런 불교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저의 지론입니다. 인 생은 짧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바로 이 자리에서 실천되 고 그러한 실천을 통하여 자신이 괴로움을 벗어나게 되고 이 웃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불자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 은 없으신지?
화령: 출가와 재가는 인연 따라 이루어지는 것이며 거기에 우열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이 경전에 나타난 부처님의 진의이며 또한저의 생각이기도 합니다. 생활불교는 출가와 재가를 막론하고 생활상에서 실천되는 불교입니다. 가정과 사회에 머물면서도 거기에서의 역경과 시련을 수행의 도구 로 삼아 부처님의 가르침을 더 잘 실천하고 이어간다면 승보 가 달리 있을 수 없으며 그것이 참된 불자가 되는 길입니다. 불교의 궁극은 괴로움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입니다. 항상 이 대명제를 놓치지 말고지금 이 순간, 당장 이 자리에서 실천 되고 행복의 길을 열어가는 그런 불교를 합시다. 이것이 이 번에《생활불교, 재가불교》를 출간한 저의 염원이기도 합 니다. 모든 불자들이 이 책을 계기로 행복한 일상을 열어가 시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바쁘신 시간을 할애해 주신 화령 정사님께 감사 드립니다.
일시 : 2013년 6월 22일
장소 : 법장원 유가실
대담 : 김종열 총지종보 편집부장
정리 : 배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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