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총지종

총지소식

불교총지종은 ‘불교의 생활화, 생활의 불교화’를 표방하고 자리이타의 대승불교 정신을 일상에서 실천하는 생활불교 종단입니다.

복고, 시간의 추억

페이지 정보

호수 171호 발행인 법등[구창회] 발간일 2014-02-05 신문면수 8면 카테고리 특집 서브카테고리 -

페이지 정보

필자명 이희정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이희정 자유기고가 리라이터 -

페이지 정보

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18-05-25 12:24 조회 1,704회

본문

복고, 시간의 추억
수행 만큼은 철저히 옛날로 돌아가 용맹정진하자
42a2299294b0a490cea24a7c18171b78_1527218647_3514.jpg

얼마 전 한 케이블 방송에서 종영 한 드라마 “응답하라 1994”는 10대부터 50대까지 폭넓은 시청자를 확보하였다. 1994년 대학에 입학한 지방 학생들이 신촌의 한 하숙집에 모여 살면서 일어나는 우정과 사랑에 관한 젊은 신입생들이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재미있게 그린 드라마다. 물론 같은 방송국에서 제작한 “응답하라 1997’이 히트를 친 이유도 있었지만, 자연스러운 사투리 연기와 지역적 정서를 맛깔나게 연기한 배우들의 캐릭터가 인기의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설 연휴를 겨냥하고 개봉한 영화들 중에도 복고와 추억에 관한 작품이 하나있다. 코믹 멜로의 이름으로 나온 ‘수상한 그녀’다. 영화의 줄거리는 칠순 할머니가 스무살 처녀로 돌아가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유복자로 낳은 국립대 교수, 아들 자랑이 유일한 낙인 욕쟁이 칠순 할머니 오말순(나문희)은 어느 날, 며느리가 쓰러져 병원에 입원한다. 며느리는 심장병을 앓는데 그 원인이 시어머니와의 갈등에서 빚어졌다고 가족들은 생각한다. 가족들이 자신을 요양원으로 보내려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뒤숭숭한 마음을 안고 밤길을 방황하던 오말순 할머니는 오묘한 불빛에 이끌려 ‘청춘 사진관’으로 들어간다. 난생 처음 곱게 꽃단장을 하고 영정사진을 찍고 나오는 길, 그녀는 버스 차창 밖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보고 깜짝

놀란다. 자신이 젊은 시절 동경했던 ‘오드리 헵번’처럼 20살 처녀의 몸으로 돌아간 것이다. 아무도 알아보지 못하는 자신의 젊은 모습에 그녀는 스무살 ‘오두리’가 되어 가수의 꿈에 다가간다. 그러나 자신의 몸과 꿈 보다는 자식과 손자의 목숨을 위해 다시 할머니의 모습으로 돌아간다.

효즈음 대세는 확실히 복고풍인 것은 맞다. 공연계에서도 80- 90년대의 가요 리믹스를 무대에 올려 공전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먼저 마케팅적인 측면을 경제적으로 주요 활동 인구인 40-50대들의 향수를 '자극하여 구매력을최대한 높였다. 사회 문화적 측면에서는 인터넷과 아8의 발전으로 직접 만나서 하는 소통보다는, 가상의 공간을 통한 의사소통과 문화의 전달이 대중을 이루고 있다. 한마디로 인간적인 면을 잃어버린 것이다. 지나간 시절, 자신들의 옛 모습을 통해 본성을 찾고자하는 것이 다.

불교계도 인터넷과 이쯔의 열풍을 포교의 새로운 방편으로 활용하고 있다. 신행과는 관계없이 자신의 고민을 스님들의 SNS를 통해 불교적인 방법으로 해결책을 찾고 있다. 이는 불교의 문화적 저변 확대에 큰 기여를 한다. 좋은 현상이다. 그러나 사람마다 차이는 있지만 너무 찰라의 순간에 지나가 버린다. 직접 만나서 차 한 잔 마시며 도란도란 자신의 고민을 들어주던 노스님의 모습이 더 오래 가슴속에는 더 오랜 시간 남아 있을 것이다.

오래전 열반에 드신 성철 스님이 생각난다. 스님을 친견하고자 하는 불자들에게 스님은 먼저 ‘삼천배’ 기도를 성만하라 했다. 인생의 갈림길에서 해답을 구하고자 해인사 백련암으로 찾아온 불자들은 삼천배라는 육체적 절망에 다시 빠진다. 반은 돌아가고, 반은 삼천배 기도를 하지만 또 그중의 반은 수행을 성만하지 못하고 돌아간다. 길게는 하루 반나절을 걸려 삼천배를 성만한 불자들은 성철 스님을 만나기 전에 이미 자신의 고민에 대한 해답을 얻었다 한다. 그저 스님을 친견하면 삼배 올리고 고생했다 말 한마디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그들은 스스로의 자성에서 해답을 찾았고, 그 길을 가르쳐 준 성철스님을 평생 가슴 속에 품었다.

첨단 IT 기술의 발전은 인류에게 편리한 생활을 제공하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만남으로서의 정서는 점점 잊혀져가고, 인터넷 공간상의 내 모습을 현실로 착각하는 안타까운 현실이 일어나고 있다.

특히 수행만큼은 한다. 현재의 조계종단이 한국의 선불교를 대표하는 종단으로 우뚝 설 수 있었던 것은 청담스님 등과 함께한 봉암사 결사가 있었기에 가능 했던 것이다. 백척간두에 목숨을 내어놓고 치열한 용맹정진으로 선불교의 수행 풍토를 쇄신하고, 한국 불교의 위대한 스승으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이제 수행 만큼은 복고로 돌아갔으면 한다. 자신의 몸과 마음을 온전히 던지고, 치열한 용맹정진의 자세로 진언 염송을 통한 즉신성불의 대도를 이루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의 불공이 현실적인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방편이었다면, 이제는 내 자신의 불성을 바로깨닫고 나와비로자나 부처님이 하나 되어 이 몸으로 성불을 이루어야 할 때이다. 올 한해는 청마의 기운이 수행가풍으로 끝없는 정진의 한해가 되기를 서원한다.


42a2299294b0a490cea24a7c18171b78_1527218656_5185.jpg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