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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화경을 읽고 인도환생한 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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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88호 발행인 우승 발간일 2007-03-01 신문면수 6면 카테고리 - 서브카테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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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미디어커넷 입력일시 18-06-05 17:14 조회 1,40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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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글: 불교설화 (8회)

법화경을 읽고 인도환생한 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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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진 때 법지라는 스님이 있었다.

그는 여항산에 암자를 짓고 아침저녁으로 법화경을 외워 잠시도 게으름이 없었다.

이 때 암자 옆에 보금자리를 치고 있는 꿩 한 마리가 스님의 경 읽는 소리가 들리면 곧 날아와서 스님의 옆에 앉아, 마치 모시고 서서 경을 듣는 것 같았다.

이러기를 7년, 하루는 꿩이 매우 지친 모습으로 스님에게 왔다.

스님이,

「너는 비록 날짐승이지마는, 능히 경을 들을 수 있게 되었으니,

짐승의 몸을 벗고 나면 반드시 사람으로 태어날 것이다.」

하고 위로해 주었는데, 이튿날 새벽에 꿩이 죽어 스님이 묻어 주었다.

그날 밤에 스님이 잠이 들려 하는데, 꿈에 한 어린이가 나타나서 두 번 절하고,

「저는 전에 스님 곁에 있던꿩입니다. 스님의 경 외우시는 것을 들은 인연으로 지금산 남쪽 왕씨네 집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오른쪽 겨드랑 아래의 솜털이 있어서 확인할 수가 있습니다.」

하였다.

이튿날 아침 법지스님이 그 집을 찾아가 물어보았더니, 과연 왕씨 집에서 아들을 낳아 재를 올리고 있었다.

스님이 막 문 안에 들어서자 마자, 아들이 대뜸,

「우리 스님 오신다.」

하여 모두들 기이하게 생각하고 아이를 데려다가 법지스님께 보였다.

스님은 아기의 옷을 벗겨 두루 살펴보니 과연 겨드랑 밑에 꿩의 솜털이 세 줄로나 있었다.

아이는 일곱 살 때 출가하겠다고 해서 부모가 허략하여 산 으로 들어가 열다섯 살에 머리를 깎았다.

겨드랑 밑에 꿩 털이 있으므로 이름을 담익이라 하였는데, 법화경을 한 자도 빠뜨리지 않고 외웠다.

스님이 되자 사방으로 돌아다니면서 도를 물어 종승을 확고하게 깨닫고 큰 변재를 얻었다.

동으로 회계지방을 유력하여 진망산에 이르렀다.

그는 돌을 깨고 띠를 떠서 이 산에 오래 머물러 있기로 하고 

오로지 법화경만을 열 두 해나 계속해서 외웠다.

하루는 날이 저물어 땅거미가 질 무렵에 몸에 화려한 옷을 입고

손에 흰 돼지 한 마리와 마늘 두 통이 들어 있는 대바구니를 든 한 여인이 나타나

스님의 앞으로 와서 흐느껴 울면서 말했다.

「저는 산 아래 아무개 딸인데 산에 들어와 고사리를 뜯다 가 호랑이를 만나 쫓겨 왔어요.

날이 이미 저물어가고 나무가 우거져서 이리와 승낭이가 마구 날뛰니 

돌아가다가는 목숨이 온전할 수 없겠지요. 어떻게 하룻밤 묵어 갈 수 없을까요?」

스님은 쓸데없는 혐의를 받을 것이라고 굳이 거절하고 들어주지 않았으나,

여인이 눈물을 비 오듯 흘리며 애절하게 흐느껴 울므로, 스님은 하는 수 없이 풀을 깐 자리를 여인에게 내어주고는 곧 돌아앉아서 경을 읽기 시작하였다.

삼경쯤 되어 여인이 배가 아프다고 신음하면서 스님을 쳐다보았다. 스님은 약을 주었다.

그러나 여인은 그래도 아프다고 더욱 울부짖으며,

「스님께서 제 배를 좀 문질러 주시면 아픈 것이 나을 것 같아요.

만약 문질러 주지 않으시면 저는 죽어요. 불법은 자비와 방편으로 근본을 삼는다는데,

스님은 저를 구원해 주시지 않고 제가 죽어가는 것을 가만히 앉아서 보고만 계시겠어요?」

하고 애걸했다. 스님은,

「나는 대승계를 받은 중인데 어떻게 여인의 몸을 만진단 말이오.」

하고 여전히 거절하였다.

그러나 여인의 애절하고 간곡한 청을 끝내 물리칠 수가 없어서

석장의 머리를 수건으로 싸가지고 멀찌감치 앉아서 여인의 배를 문질러 주니, 잠시 후에 여인이,

「이젠 괜찮아요.」 하고 이내 잠이 들었다.

이튿날 새벽에 여인이 암자에서 뜰로 나오자 채색 옷은 상서로운 구름으로 변하고,

돼지는 흰 코끼리로 변하고, 마늘은 두 송이 연꽃으로 변했다.

여인은 연꽃을 손에 들고 코끼리에 올라앉아 구름을 타고 허공으로 올라가,

르는'보현보슈이다. 네가 오래지 않아 내게로 돌아올 것이므로

특별히 와서 너를 시험해 본 것이다. 네 마음이 물속의 달과 같아서 더럽힐 수가 없구나,」 

하고는 홀연히 멀어져 갔다. 이 때 하늘에서 '하늘 꽃이 비 오듯 내리고, 땅이 크게 진동했다.

이 날 태수 맹공이 새벽에 일어나 밖에 나왔더니,

홀연히 남쪽에 상서로운 구름이 엉겨 있고 빛이 마당을 환히 비추는데,

구름 아럐에서는 음악 소리가 은은히 들려 왔다.

하도 기이하여 음악이 들려오는 곳을 찾아가 스님을 만나, 보현보살이 스님을 시험해 보고 가는 것 일을 알았다.

그래서 태수는 곧 이 사실과 스님의 도행을 나라에 보고하 였다.

조정에서는 칙명으로 그 자리에 절을 짓고 절 이름을 법화사라 하였다.

때는 진나라 안제의 의희 13년(서기 417)이었다. - 최영해(총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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