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총지종

총지소식

불교총지종은 ‘불교의 생활화, 생활의 불교화’를 표방하고 자리이타의 대승불교 정신을 일상에서 실천하는 생활불교 종단입니다.

만다라 세상

페이지 정보

호수 88호 발행인 우승 발간일 2007-03-01 신문면수 11면 카테고리 - 서브카테고리 -

페이지 정보

필자명 -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 리라이터 -

페이지 정보

입력자 미디어커넷 입력일시 18-06-05 18:23 조회 1,499회

본문

만다라 세상
수행자는 고독해야 한다

버렸거나 버림을 받았거나 혈연과 향관이 망막 깊숙이서 점철되어지는 것은 선객도 인간이기 때문이다. 누구보다고 비정하기에 누구 보다도 다정다감 할 수도 있다.

구정인 오늘은 쉬는 날이다. 뒷방이 만원이다. 여러 고장 출신의 스님들이라 각기 제 고장 특유의 설 차례와 설빔 등에 관해 얘기들을 나눈다.

어둠이 깃드니 무척이나 허전하다. 어제는 세모여서 허전하다 하겠지만 오늘은 정초인 데 웬 일일까.

고독감이 뼈에 사무치도록 절절하다. 세속적인 기분이 아직도 소멸되지 않고 잠재되어 있다면서 불쑥 고개를 치민다. 이럴 때마다 유일한 방법은 화두에 충실할 수 밖에. 그래서 선객은 모름지기 고독해야 한다. 열반경은 가르치고 있다.

〈수행자는 모름지기 고독해야 한다. 왜냐하면 자기 자신과 싸워야 한다는것 그 차체만도 벅찬 일이기 때문이다.〉

고독할 수록 자기 자신에게 충실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불교의 경구는 또 가르치고 있다.

〈아집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윤회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그렇다면 나만이 그을 제도할 수 있다는 아집까지 버려야 할까. 그래서 수보리는 물었다.

“여래는 여래이기를 원하지 않습니까?

원한다면 아상에 떨어지고 원하지 않는다면 무엇으로 중생을 건지나이까?”라고.

아집없는 선객은 화두없는 선객과 같다. 견성하지 못하고 선객으로 머무는 한 아집은 공고히하고 또 충실해야 한다.

잠자리에 들었을 때 옆에 누운 지객스님이 조용히 말을 걸어왔다.

“연륜을 더했군요.”

“그렇게 되었네요.”

“지난해엔 제 자리 걸음도 못한 것 같아요.

금년엔 제 자리 걸음이나 해야 할 텐데 별로 자신이 없군요.”

“어려운 일 이지요.

평범한 인간들은 시간을 많이 먹을수록 그것으로 인해 점점 빈곤해지고 분발없는 스님들은 절밥을 많이 먹을수록 그것으로 인해 점점 나태와 위선을 쌓아가게 마련이지요.

나아가지 못할 바에야 제 자리 걸음이라도 해야 할 텐데…..


-70년대 오대산 상원사 선원 어느 스님의 일지 중에서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