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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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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89호 발행인 우승 발간일 2007-04-02 신문면수 11면 카테고리 - 서브카테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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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미디어커넷 입력일시 18-06-07 06:11 조회 1,80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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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 이야기
인생의 봄은 만들어 가는 것

하루가 다르게 계절이 바뀌고 있다. 올해는 봄이 한달 가까이 일찍 찾아 왔다고 한다. 남쪽에는 벌써 봄 꽃들이 꽃망울을 활짝 터트렸다고 한다. 나무에도 물이 올라 곧 푸르름을 우리들에게 선사할 것이다. 추운 겨울 씩씩하게 봄을 준비한 자랑스러움을 한껏 보여 줄 것이다.

경칩인 오늘 갑자기 따뜻한 봄을 시샘하는 겨울이 다시 돌아왔다. 눈발이 날리고 기온이 뚝 떨어져 사람들은 겨울 코트와 머플러로 무장을 하고 집을 나섰다. 겨울잠에서 깨어 얼굴을 살짝 내밀던 개구리들도 깜짝 놀랐을 것이다. 화단에는 이제 막 꽃망울을 터트린 '산수유가 파르르 떨고 있다. 파릇파릇 돋아난 새싹들도 잔뜩 움츠리고 있다.

빌딩 앞에서 활짝 웃는 얼굴로 오가는 사람들을 맞이하던 팬지 꽃이 갑작스러운 추위에 얼마나 떨고 있을까? 걱정이다. 다행히 누군가가 비닐 외투를 곱게 입혀 놓았다.

떠나기 싫어 다가오는 봄에게 심술을 부려 제일 춥고 바람 부는 을씨년스러운 경칩을 선물한 겨울은 마음을 바꾸고 포근하고 따뜻한 함박눈을 우리들에게 주고 고운 뒷모습으로 떠났다.

따뜻한 봄이 되면 겨울 동안 움츠렸던 우리 몸과 마음도 한결 밝아지고 가슴 가득 희망을 품게 된다.

드디어 남쪽에는 동백, 매화, 산수유 꽃들이 꽃 잔치를 벌였다고 한다. 그대로 봄의 향연이다. 사람들도 덩달아 꽃이 된 듯 한껏 들뜬 마음으로 봄을 만끽 하고 있다.

때로는 따뜻하고 희망찬 봄이 우리를 더욱 우울하고 슬프게 할 때도 있다. 해 놓은 일도 없는데 봄은 어김없이 또 찾아 왔구나! 일이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더욱 이런 느낌을 받는다.

매년 새로운 봄을 맞이하는 꽃과 나무들이 부럽다. 인생의 봄도 해마다 다시 찾아온 다면 얼마나 좋을까? 내 인생의 봄은 너무 의미 없이 보낸 것 같다. 인생의 가을에 서서 뒤돌아 보면 여름도 바쁘게만 보낸 것 같다. 이제 부터 인생의 겨울맞이 준비를 서둘러야겠다.

갑자기 머리속이 하얗게 된다. 아무 생각도 할 수 없다. 지나간 삶, 탓하면 무얼할까? 이젠 내 인생의 봄을 스스로 만들어 가며 살아야겠다.

갑자기 희망이 생긴다. 내 인생의 봄은 내년에도 그 다음해에도 계속 찾아 올 테니까…..

하얗게 빛이 바랬던 머리 속이 푸르른 싱싱함으로 가득 차는 것 같다.

갑자기 하고 싶은 일이 많이 생겼다. 나무도 찾아 보고,, 꽃도 찾아 예쁘게 봐 주고, 겨울 동안 수고 한 온갖 풀들에게도 ‘애썼다, 너희들이 있기에 세상은 빛나고 아름다운 것 이란다.’ 말해 주고 싶다.

내게 다시 찾아온 이 봄. 거대한 희망의 물결 위에 내 몸과 마음을 싣고 같이 흘러가 보자.

- 박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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